[사설] "일자리만 지켜달라"고 무릎 꿇은 미(美) 자동차노조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이 3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구제금융을 해주면 실직자도 일정기간 급여의 95%를 받는 제도를중단하고 시간당 70달러 넘는 인건비를 미국 내 일본차 공장에서 받는 45달러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계속일자리를 갖고 있는 것이 회사가 부도나는 것보다 낫다"는 말도 했다. 한마디로 살려만 달라는 것이다. GM·포드·크라이슬러\'빅3\' CEO들도 4일 상원 청문회에 나와 "연봉으로 1달러만 받겠다"며 구제금융을 구걸했다.

UAW는 조합원46만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노조로 꼽힌다. 그 막강한 힘으로 1970년 67일 파업, 1998년 54일 파업 등을 이끌며별의별 황당한 혜택을 챙겨 왔다. 빅3는 퇴직자와 가족 78만명에게 한 해 46억 달러(6조7900억원가량)에 달하는건강보험료를 내줘 왔다. GM은 직원과 퇴직자들에게 비아그라를 제공하는 데만 한 해 1500만 달러(220억원가량)를 쓰고있다. 이러니 미국차가 한국차, 일본차와 가격경쟁이 될 수가 없다. 그래서 UAW는 \'United Auto Workers\'가아니라 \'Useless At Work(직장에서 필요 없는 조직)\'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 왔다.
        

올 들어서만10차례 파업을 한 현대차 노조는 요즘 또 회사 측과 씨름을 벌이고 있다. 회사가 에쿠스 단종(斷種)으로 남아도는 인력 200명중 일부를 정년퇴직으로 빈자리가 생긴 제네시스 공장으로 발령냈더니 제네시스 공장 쪽 노조가 반기를 들었다. 제네시스 작업이수월한 편이어서 자기네 조합원부터 배치해야겠다는 것이다.

노조가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건 상관할 일이 아니다.문제는 국가 경제가 함께 결딴난다는 점이다. 자동차 관련 사업엔 120만7000명이 종사하고 있다. 경제활동인구의 6.7%,사업장 취업자의 10.4%다. 현대차 노조엔 민투위, 민노회, 민혁투, 민주현장처럼 \'민주\' 자를 집어넣은 파벌이 7개나 된다.이들은 국가 경제는커녕 자기 회사를 생각하는 마음이 손톱만큼도 없다. 노조원을 위해 일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자기네 계파가어떻게 하면 힘을 쓸 수 있느냐에만 골몰한다.

현대차노조의 한 계파를 이끄는 사람이 지난달 어느 잡지에 \'뻥 파업 그만 하라\'는 글을 썼다. 그가 어느 조합원에게 "노조 문제가뭐냐"고 물었더니 "알고 싶으면 여기 앉아 10분만 저 커피자판기를 지켜보라"는 답이 돌아오더라고 했다. 자판기 앞에선 남들한창 일하는 시간에 전·현직 대의원들, 전직 위원장, 상임집행간부니 하는 노조 사람들이 커피 뽑아 마시며 한가롭게 노닥거리더라는것이다. 이렇게 노조 완장 차고 놀고먹으면서 꼬박꼬박 월급을 타가는 사람이 현대차에만 전임자 90명, 임시 전임자 160명,대의원 430명이다. 이런 식으로 가면 대한민국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빅3 꼴로 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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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단락이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