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운전면허를 취득한 박모(26·여)씨는 \'면허를 따긴 했는데 운전을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에 눈앞이 캄캄했다. 몇 번 차를 가지고 도로에 나갔다가 접촉사고를 내는 등 낭패를 봤던 터라 박씨는 운전석에 앉는 것부터 겁이 날 지경이었다.

그러던 중에 박씨는 친구로부터 무등록 운전강사를 소개받았다. 박씨는 "운전이 서투르고 길도 잘 모르는 초보운전자에게 도로주행을 가르쳐주는 강사가 있다"는 친구 설명에 과외를 받기로 결정했다. 총 10시간에 교습비가 25만원이지만 정식 교습보다는 싸고 간편하다고 생각한 박씨는 며칠에 걸쳐 회사, 집 등 자신이 자주 가는 장소 몇 군데를 집중적으로 다니면서 길을 익히고 운전을 배웠다.

경찰 단속으로 한동안 보이지 않던 \'도로주행 불법과외\'가 최근 다시 성행하고 있다. \'장롱 면허\' 수준인 초보 여성운전자들에 더해, 특히 요즘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3 학생들(만 18세 이상 면허취득 가능)이 불법과외의 주 이용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교통교육계 관계자는 21일 "여성 운전자의 숫자가 많아진 이유도 있지만 수능이 끝나면서 불법 주행과외 수요가 특히 더 늘고 있다"며 "수능 직후 면허를 따는 학생들이 많고, 이들이 주행 연습도 함께 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수 뒤 이번에 수능을 치른 김모(20·여)씨가 그 같은 경우다. 김씨는 24일부터 맞춤형 주행과외를 받기로 했다. 그는 "올해 초 면허를 딴 뒤 여태껏 도로에서 운전해 본 적이 없어 수능이 끝나자마자 과외를 받기로 했다"며 "주위 친구들도 함께 교습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다. 도로교통법에는 \'강사자격증을 가진 강사가 학원에 등록된 차량으로만 운전교습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돈을 받고 개인차량으로 운전을 가르치면 무조건 불법인 것이다.

무등록 교습차량 중에는 운전면허학원에 비치된 노란색 자동차와 같이 조수석에 브레이크와 가속기까지 설치한 불법개조 차량도 상당수다. 운전 중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조수석에 앉은 강사가 직접 차량을 조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조수석 불법 개조는 자동차관리법까지 위반한 것이어서 적발될 경우 처벌수위가 더 높아진다.

경찰은 "수능 종료를 기점으로 겨울방학 기간까지 집중적으로 불법 주행과외를 단속할 계획"이라며 "불법개조 차량에 대해서는 고발조치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현 기자 jojo@kmib.co.kr




\'면허를 따긴 했는데 운전을 어떻게 하나\'
\'면허를 따긴 했는데 운전을 어떻게 하나\'
\'면허를 따긴 했는데 운전을 어떻게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