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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현대자동차가 매년 새롭게 출시하는 '버전업(Version-up)' 차종 모델의 부품을 소비자 모르게 저가 사양으로 바꾼 사례가 드러나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용 차량에 비해 내수용의 부품 사양을 떨어뜨리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나타나 현대차를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소비자단체를 통해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소비자단체들은 원가절감 등을 내세워 현대차가 부품 사양을 낮추는 것이라며, 이는 차량 안정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성능을 개선하거나 수출할 지역의 법규에 맞춰 일부 부품을변경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성능 높이려 브레이크 재질 바꿨다(?) = 올해 초까지 외국산 차를 타던 A씨(36세)는 최근 현대차의 그랜저HG를 구입했다. 그런데 브레이크 성능이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고, 급정거를 할 때 타는 냄새가 심하게 나기도 했다. 결국 정비소를찾은 A씨는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정비를 맡은 담당자는 성능을 높이고 싶으면 브레이크 패드 소재를 고급 사양인알루미늄 합금으로 바꾸라고 권했다.
담당자는 "작년에 그랜저HG가 처음 출시됐을 때는 패드가 알루미늄 합금 소재였는데 최근 들어 일반 주물 소재로 바뀌었다"고 A씨에게 전했다.
이 담당자는 현대차가 고급 차량인 그랜저HG를 새로 출시하면서 왜 그렇게 부품을 바꿔 내놓았는지 의구심이 들었다는 말도 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출고한 그랜저HG 새 모델의 브레이크 패드를 지난해와는 달리 일반 주물재질로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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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올해 출고된 그랜저HG의 브레이크 패드(좌)와 작년 출고된 차량의 패드(우). 크기가작아지고 소재도 알루미늄 합금에서 일반 주물재질로 바뀌었다.> 현대차는 패드 소재를 바꾼 것에 대해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기가 작아진 것도 소재 변경에 따른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동차 전문가들은 이런 설명이 다소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일반적으로알루미늄 소재가 일반 주물재질보다 브레이크 성능을 더 높여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대학의 자동차학과 교수는 "브레이크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많지만, 일반적으로 패드의 발열성이 우수하고 패드 크기가 커야 마찰력이 좋아진다"면서 "그런 면에서 알루미늄 합금 소재가 발열성도 우수하고 차량 경량화에도 도움이 된다"고강조했다.
일부 자동차 관련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은 현대차가 성능 개선보다는 원가를 줄이고자 소재를 바꾼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내수용 타는 고객은 봉…'부품차별' 논란 = 현대차의 지나친 원가절감 시도는내수용과 수출용(미국 지역) 차량의 부품 차이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실제로 지난해 출시한 아반테MD의 경우 뒷문에 들어가는 임팩트바의 개수가 미국수출용은 2개지만, 내수용은 1개뿐이다.
임팩트바는 측면 사고 때 충격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 결국 임팩드바 개수가 적은 내수용은 미국 수출용보다 생산 비용이 줄어들 수 있지만, 안정성은 떨어질수밖에 없다.
*그림2*<뒷문에 임팩트바가 2개 들어간 수출용 아반테MD(위), 임팩트바가 1개뿐인 내수용 아반테MD(아래)> 에어백의 성능도 내수용과 미국 수출용 차량 사이에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출용 차량에는 대부분 '어드밴스드(advanced, 일명 4세대) 에어백'이 탑재된다. 이 에어백은 승객이 앉은 위치와 자동차의 속도, 충격을 받는 각도 등에 따라 팽창압력을 조절하는 지능형 에어백이다.
반면, 내수용에는 고급차 일부 차종을 제외하고는 어드밴스드 에어백이 장착되지않는다. 대신 20~30%가량 값이 덜 드는 구식 모델인 '디파워드(2세대) 에어백'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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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내수와 수출용을 차별하는 현대차의 행태는 경쟁사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했다.
실제로 얼마 전 중형차인 신형 캠리를 출시한 도요타는 국내 신문에 광고를 실으며 '안전은 옵션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그러면서 '값싼 2세대 디파워드 에어백을 적용할 수도 있었다. 대부분 차들이 그렇게 하니까…그러나 캠리는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적용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최대 경쟁사인 현대차의 에어백 취약성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이러한 사양 차이에 대해 "까다로운 미국의 안전기준에 맞추다보니 그렇게 된 것일 뿐 내수용 차량에 장착된 에어백도 안정성이 검증됐다"고 해명했다.
또, 차량 하부 언더코팅(방청)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내수용 차량과 달리 미국 수출용 차량에는 염화칼슘 등으로 인한 부식을 방지하는 방청 작업이 추가로 이뤄진다.
*그림3* <방청 처리가 제대로 안 돼 하얀색을 띤 내수용 액센트(위), 검은색으로 방청 처리가된 미국 수출용 액센트(아래)> 현대차는 "내수용과 수출용 모두 차량 하부 일부 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방청처리를 한다"면서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에 추가 방청이 이뤄지는 것은 현지 딜러가 별도로 추가로 요금을 부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단체들은 수출용 차량에 추가 방청처리를 하는 것은 결국 내수용 차량의 방청 작업이 그만큼 미흡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접수된 차량 부식 관련 불만 건수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228건에 달했다. 그러나 경쟁사인 르노삼성의 경우 1건도 없고 한국GM도 31건에 그쳤다.
인터넷의 주요 자동차 동호회 블로그에도 현대차가 르노삼성과 한국GM 등 다른 브랜드보다 차체 부식에 취약한 탓에 불편을 겪었다는 불만을 담은 글이 많이 올라와있다.
한 소비자는 "정부로부터 규제 완화 등의 특혜를 받아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갖게 됐으면서도 국내 고객에 대한 배려는 지나칠 정도로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정주 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도 "매년 모델 변경이나 수출 과정에서 일부 부품이 달라지는 것은 상당수가 무리한 원가절감 시도 때문"이라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안정성 저하의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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