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노르웨이)=로이터/뉴시스】정의진 기자 = 노르웨이 사상 최악의 테러로 9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가운데 생존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최소 87명의 목숨을 앗아간 우토야섬 집권 노동당 청소년 캠프 총격사건 생존자들은 당시 상황을 참혹한 \'학살\' 현장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캠프에 참여한 에릭이라는 18살 소년은 "비명 소리를 들었다. 친구들은 그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총소리가 이어졌다"며 "난 그들을 버려두고 도망쳤다. 내가 죽을 것이란 확신이 들어서다"고 호소했다.

그는 "용의자가 총기를 난사한 순간 우토야섬은 공포와 혼란으로 뒤덮혔다"며 "사람들은 나무에 오르는 등 이곳 저곳으로 도망쳤다. 서로 뒤엉키기도 했다"고 전했다.

당시 경찰복을 착용했던 범인은 사람들에게 오슬로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에 대해 "괜찮다. 당신들은 안전하다. 곧 우리가 도움을 줄 것"이라고 회유하며 한 곳으로 불러모았다.

에릭은 "약 20명의 사람들이 용의자 주변으로 몰려갔다. 그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부터 쏘기 시작했다"며 "그 순간 난 미친듯이 바다로 뛰어들었고 거의 질식할 뻔 했지만 주변에서 날 구해줬다. 그들이 날 살렸다"고 상기했다.

생존자 도르호에른 베레이브(22)는 "용의자의 손에 들려진 총기를 봤다"며 "일부 다른 생존자들은 그가 소총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했다"고 전했다.

베레이브는 "내가 바다로 뛰어들었을 때 그는 내 친구들을 향해 무차별 발포했다"며 "난 다른 사람들과 동굴에 숨어 있다가 그가 \'안전해, 이리와\'라며 밖으로 유인하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생존자 다나는 "유혈이 낭자했다"며 "도망칠 곳은 바다 뿐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용의자는 발포를 멈추지 않았다"며 "사람들에게 구조대원인 척 행세하며 끌어모은 뒤 총격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후 수도 오슬로 정부청사와 우토야섬 노동당 청소년 캠프에서 발생한 연쇄테러로 최소 94명이 희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