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2011-06-01 17:25기사수정 2011-06-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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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 벨트 갈고 조인트 하나 가는데 100만원 넘게 나오더군요. 하다못해 와이퍼 하나만 해도 우리나라 일반 제품들이랑 호환조차 안돼요."

3년 전 4000만원대의 독일 수입차를 구매했던 김 대리가 "수입차 유지비는 어떤 수입차든지 아마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 나온다"며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엔진오일이나 브레이크 패드처럼 기본적인 소모품을 갈아 끼우는 데도 국산차보다 최고 5배 비싸다. 작은 고장으로 정비공장에 들어갔다가 월급의 절반이 수리비로 나가고, 자칫 사고라도 나면 그 순간 수입차는 \'애마\'에서 \'애물\'로 돌변하는 게 현실이다.

■반쪽 AS센터, 수입차의 아킬레스건

\'수입차 연간 판매 10만대 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수입차 업체의 고객 불만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가장 큰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서비스센터. 간단한 정비를 받으려 해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등 밀려 있는 정비 차량을 서비스센터가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주요 16개 수입차 업체들이 운영하는 정비소는 직영 182개를 포함해 전국에 277개에 불과한 수준으로 업체당 평균 17개 수준이다. 여기에 서비스의 질은 더욱 부실하다. 판금과 도장이 가능한 정비소는 72개밖에 없으며 아예 판금 도장이 불가능한 직영 정비업체도 적지 않다.

반면 국내 완성차 정비소는 현대차 1433개, 기아차 826개, 한국GM 510개, 르노삼성차 453개, 쌍용차가 321개에 달한다.

특히 지난 3월 수입차 전체 점유율(7.94%)과 쌍용차 점유율(3.1%)을 감안하면 수입차 전체 사후관리(AS) 서비스 능력은 쌍용차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에 따른 고객 불만은 지난 2009년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승용차 서비스 실태\'에서 그대로 증명된 바 있다. 소비자원이 2008년부터 지난해 9월 말까지 접수된 서비스 불만을 분석한 결과 국산차는 1276건, 수입차는 205건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판매량을 감안한 불만지수가 국산차는 91.09, 수입차는 255.51로 수입차의 불만 비율이 국산차의 2.8배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사고 나면 \'애마\'에서 \'애물\'로 돌변

파이낸셜뉴스가 엔진오일과 브레이크 패드 등 소모성 부품 교체비용을 조사한 결과 수입차의 교체비용은 2∼5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에 한두 번 정도 교환해야 하는 엔진오일은 현대차 쏘나타가 4만6000원대였으나 폭스바겐 골프 2.0과 아우디 A4는 17만원대였다. 또한 통상 1만5000㎞ 이상 주행하면 교체하는 앞바퀴 브레이크 패드(2개)는 국산 에쿠스가 11만원인 반면 벤츠 E 350, BMW 5시리즈, 아우디 A6의 경우 60만원을 웃돌았다.

일반 소모성 부품과 달리 고장으로 부품을 교환할 경우 국산차-수입차의 교체 비용은 더 벌어진다. 벤츠 S클래스 에어 서스펜션은 개당 360만원선이었으나 현대차 제네시스의 교체비용은 개당 80만원선으로 4배가량 차이가 났다.

자칫 사고라도 나면 그 순간 수입차는 \'애마\'에서 \'애물\'로 180도 돌변하는 것이다. 수입차의 앞 도어를 교체할 경우 평균 비용은 150만원가량인 반면 국산차는 50만원대에 불과하다. 범퍼 교체비용도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3배 이상 높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이 지난 2009년 조사한 수입차의 평균 수리비는 277만7000원으로 국산차 평균 수리비 79만6000원보다 3.49배 많았다.

이처럼 수입차 부품교체 비용이나 수리비가 비싼 것은 아예 높게 책정된 공임에다 부품값 자체에 물류비와 유통 단계별 마진이 빠지지 않고 붙기 때문이다.

소비자모임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가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판매에만 혈안이어서 정비네트워크 확대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연간 10만대 판매 규모에 걸맞은 사후 서비스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