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유진모의 테마토크] 케이블TV MBC 스포츠 플러스의 미녀 아나운서 송지선이 23일 오후 오피스텔 19층에서의 자살로 30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대부분 자살하는 이유는 의외로 생활고보다 억울함 등 정신적인 내면에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살자의 수가 늘고 있다. 단지 연예인만 느는 게 아니라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고 노무현까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고 노 전대통령의 경우 정치적인 이유가 크기에 일반인의 자살과 함께 묵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어쨌든 연예인이건 일반인이건 억울하거나 괴로우면 모든 기득권이든 사랑하는 가족이든 던져버리고 목숨을 끊는다.

이는 채식에서 육식으로 변해버린 우리의 식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예전에 우리는 채식 위주로 식단을 짰다. 가난한 이유 탓이기도 했지만 오랫동안 고기보다는 야채 과일 곡물류 위주로 먹어왔다. 그래서 다수는 부드럽고 조용한 성격이었다. 여자들도 풍채가 좋은 사람보다는 유약한 선비를 좋아했다.

만약 실연을 당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을 경우 자살하기 보다는 속세를 떠나 혼자서 인고하며 살았다. 억울한 일이 생기면 땅바닥에 무릎꿇고 앉아 무언의 시위를 했지 산꼭대기서 몸을 던지는 일은 별로 없었다.

물론 산업의 발달과 자본주의의 폐해도 영향을 많이 끼친다. 단순히 육식 하나만의 이유라고 몰아칠 수는 없지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만은 사실이다.

육식은 사람을 공격적으로 만든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은 개를 잡아먹는 백구를 방송했다. 그 개는 투견용으로 사육된 \'전투견\'으로 쓸모 없어지자 내버려진 상태였다. 그 개는 야생을 하며 밤이면 동네에 내려와 무차별로 개들을 잡아먹었다.

\'동물농장\' 제작진이 생포에 성공한 그 개는 사료를 절대 먹지 않았다. 생식에 익숙했기 때문이었다. 재활훈련 중에는 갑자기 다른 개들을 잡아먹으려는 돌발행동도 보였다. 육식이 그를 포악하게 만들었고, 동물 생식 위주로 입맛을 바꾼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식단이 서서히 육식 위주로 바뀌면서 공격형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최근 몇년새 채소값이 미친듯이 폭등함으로써 육식은 더 늘었다. 고기로 채소를 싸먹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지만 이건 실제 농담이 아닌 현실이다. 상추값이 돼지고기 값을 넘어서고 사과 한 개가 삼겹살 1인분 값이다. 서민들은 푸짐한 야채 쌈밥 보다는 간단하게 삼겹살을 궈먹는 게 싸게 먹힌다고 주말이면 으레 육식이다.

직장인들도 회식메뉴로 고민하지 않는다. 그냥 고기다. 요즘 수입쇠고기 값이 워낙 싸서 국내산 삼겹살과 대동소이하니 소고기냐, 삼겹살이냐만 결정하면 된다. 경제가 미치니 사람도 미쳐간다.

육식을 하다보니 다툼도 많아졌다. 매일밤 각 지구대 및 경찰서는 시비붙은 취객들로 만원이다.

우리 선조들은 무장보다는 문신을 더 좋아했다. 여자들은 전쟁터에서 칼을 휘두르는 근육질보다는 핏기 없는 얼굴로 밤새도록 책을 파는 나약한 선비를 더 선호했다. 그러나 고대 로마에서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더 좋아했다.

중세 유럽에서는 약간 통통한 여자가 미인의 기준이었다.

70~80년대만 하더라도 호스티스가 가난하고 병약한 남자 대학생을 뒷바라지하는 순애보 사연이 우리 주변에 많았다. 운동선수가 이렇게 인기가 높았던 적은 없었다. 물론 프로스포츠의 활성화와 연관이 없다고 할 순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스포츠스타가 여성들에게 이렇게 인기가 높은 것은 예전과는 달라도 아주 많이 다르다. 선동렬 최순호 최동원의 인기와 허재 우지원의 인기는 그 내용이 달랐다. 현재 박지성의 인기는 그 차원이 또 다르다.

요즘은 운동을 잘하고 몸매가 뛰어나면 약간 부족한 얼굴도 그냥 꽃미남으로 격상된다.

예전의 연예인들이 외모 가꾸기에 몰두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근육을 만드는 일은 거의 없었다. 액션배우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배우건 가수건 가릴 것 없이 헬스클럽에서 땀흘리는 게 기본이다. 육체적인 야성을 갖추지 않으면 여심을 완벽하게 사로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육식을 통해 가치관이 변한 이유다.

자살도 육식의 영향이 크다. 사람들이 과격해졌다. 앞뒤 재거나 생명의 존중함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사람이 죽인 고기를 먹다보니 죽고 사는 문제에 대한 철학이 윤색됐다. 한마디로 살생에 대한 가치관과 철학이 달라졌다. 괜찮으면 그저 사는 것이고 삶이 재미없거나 더이상 말이 먹히지 않으면 간단하게 생을 마감한다. 재벌도 쉽게 자살한다.

인기에 대한 강박관념과 이미지 포장에 민감한 연예인의 경우 더욱 심하다. 그들은 일반인과는 다른, 독특한 감수성을 지닌 \'특수계층\'이다.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데 그 관심이나 사랑이 식거나, 나쁜 쪽으로 관심을 받는다면 두려워 숨고 싶고 그게 오래 가면 그냥 모든 걸 포기한다.

자살의 증가를 육식의 식단변화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물론 조금 억지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식습관이 사람의 정신세계와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송지선은 비슷한 환경의 여성들에 비해 비교적 성공한 케이스다. 케이블TV 아나운서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프로야구의 일선에서 리포팅을 하며 인기와 지지도를 한참 쌓아가던 미녀 예비스타였다. 그녀의 노력여하에 따라 업그레이드가 충분히 보장된, 탄탄대로위에서 질주중이던 커리어우먼이었다.

그런 그녀가 아주 간단히 생명줄을 놓아버렸다. 누가 봐도 그 이유는 배신감 자괴감 부끄러움 등이었다. 가수 유니 배우 최진실의 자살도 주변의 근거 없는 악성 댓글 소문 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송지선이 왜 자살했냐고 묻는다면 조금 억지를 부리자면 육식으로 인해 변해버린 삶에 대한 가치관 등을 바로 \'불특정 다수\'가 자극한 게 그 답이다.

유진모 편집국장 ybacchus@tvreport.co.kr



ㅋㅋㅋ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