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로시마에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초중고대학을 우리나라에서 졸업하고, 

96군번을 가진 대한민국 남성이다.

지금의 회사에 입사하면서 온 일본이 나에겐 최초의 외국이었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일본이라는 나라는 무척이나 인연이 깊은 나라임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를 통틀어 가장 고통스러운 역사라고 말하는 36년간의 강제한일병합이라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며 현재에도 잊혀지지 않으며, 잊어서는 안되는 아픈 역사다.

비행기로 두시간도 채 안되는, 말 그대로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말하는 나라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너무나 다른 문화와 인식, 또한 너무나 비슷한 언어의 한 부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너무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는 두 나라다.

일본에 온지 7년이 넘어간다.

외국이지만 외국처럼 느껴지지 않은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처음와서 모든 간판이 다 신기하게 느껴지고, 길거리의 자동차들, 티비의 영상들, 책들, 음식들 모든것이 신기했다.

지금은 평범하게 느껴진다.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다른 음식,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

신기하거나 이상하지 않다.

일본도 사람이 살고 있다.

일본인들도 회사에 나와 일하고, 월급을 받고, 그 월급으로 자기 가족들, 부모님과 배우자, 아이들을 가르치고, 먹고, 입으며 하루하루를 후회없이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그들도 자신의 부모, 배우자를 아끼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며 살아간다.

이들도 사람이므로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간다.

다른것이 있다면

그들은 그들의 국가가 행했던 지울수 없는 역사적 죄악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우리와 다르다.

36년간의 강제병합이라는 역사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다.

지금도 아물지 않고 피흘리고 있는 역사가 남아있다.

아직도 우리의 땅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땅이라 주장하고 있다.

자신들의 국가의 안위를 위해, 정치적 배경을 위해 역사를 왜곡한다.

용서할수 없는 역사가 되풀이된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일본에 살고 있다.

내 조상들과 조국의 고통스러운 역사를 기억하며 그 고통을 줬던 일본에서 살아간다.

그 일본에게 지금 너무나 고통스러운 자연재해가 닥치고 있다.

지진을 시작으로 쓰나미가 몰려오고, 지금은 최악의 사태로 번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건까지 일어나고 있다.

하루하루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던 아버지

편하고 따뜻한 가정을 꾸미려 노력하던 어머니

친구들과 놀고 부모님 품이 좋았던 아이들

그리고 일본인이 아닌 또다른 사람들

자연은 국적과 나이와 같은 인간의 구별기준없이 만인에게 평등하게 모든걸 쓸어버렸다.

하지만 모든이들이 그들을 걱정하고 동정하고 위로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말로 표현할수 없을정도로 잔인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모든이가 그렇진 않듯이

모든이가 일본에게 동정의 눈빛을 보내진 않는다

고통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죽어간 일본인에게 악플을 던지는 소수의 대한민국 국민

안타깝게 희생되고 죽어가고 있지만 그보다 더 잔인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후세들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가지고 그 고통을 준 일본에 살고 있는

나는 누구에게도 돌을 던질수가 없다

난 그저

사람을 잃은 슬픔에 슬퍼하고

아무것도 할수없다는 분노에 분노하고

생명을 잃는다는 아픔에 아파하고

누군가가 살아있을거라는 희망에 기뻐하고 싶은

사람으로 남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