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안전도 검사에서 점수가 높게 나오도록 제작하는 것에 촛점이 맞춰져 있죠.

더 가벼우면서도 안전 점수가 더 높게...

그런데 그 안전도 검사 점수가 실제 사고 현장에서 체감하는 안전도와 정확히 일치할 것이냐는 글쎄올시다 입니다.

안전도 검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100% 전면충돌이든, 50% 옵셋 충돌이든 공통적으로 고정벽 충돌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차량의 무게와 관계 없이 규정되어 있는 동일한 속도로 충돌을 시켜서 검사합니다.

차량에 가해지는 충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단순화 시켜서 봤을 때 차량의 중량(m)과 속도(v)이므로

동일한 속도로 고정벽에 충돌하는 실험에서는 가벼운 차량일수록 차체에 더 작은 충격이 가해지게 됩니다.

충돌 테스트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라세티 같이 무거운 차량이나 아반떼 같이 가벼운 차량이나 부서지는 정도는 비슷합니다.

(그래도 아반떼가 조금 더 부서지긴 하더군요.)

안전도 점수도 비슷하게 나옵니다.
그럼 실제 안전성이 비슷한 모양이다 착각을 하게 되는데, 실제로는 고정벽 충돌에 있어서

라세티가 더 무거운 무게 때문에 더 큰 충격을 받는데도 비슷하게 부서진다는 것은

훨씬 튼튼하다는 뜻 입니다.

만일 아반떼의 실내에 납덩어리 같은 것을 200kg 정도 부착해서 라세티의 무게로 만들어 놓고서 동일한 실험을 진행한다면
아반떼가 훨씬 크게 부서질 겁니다.

이 얘기가 왜 중요하냐면 실제 사고는 대부분 차대차 사고가 되는데

상대방이 어떤 놈이 될지 모르는 것이죠.

가벼운 소형차일 수도 있고 무거운 SUV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저속 충돌일 수도 있고, 고속 충돌일 수도 있습니다.

찌그러짐이 충격을 흡수해준다고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이하 규모의 가벼운 사고에서의 얘기입니다.

차가 다 찌그러져서 엔진이 실내로 밀고 들어와서 사람을 칠 정도의 사고에서는 충격 흡수 운운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규모가 큰 사고일수록 자동차가 더 무겁고, 더 단단하다는 것은 안전에 있어서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차가 잘 찌그러지면 운전자에게 가는 충격을 흡수해준다?
내 차가 왕창 찌그러지는 것은 상대편 차량 운전자에게 가는 충격도 역시 흡수해주는 요소가 됩니다.
남을 위한 배려인지...

따라서 고정벽 충돌 실험에서 나온 점수만 너무 믿지 마시기 바랍니다.
고정벽에 충돌하는 실험에서 차량에 가해지는 충격량은 바로 차량 자신의 무게와 속도만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실제 차대차 사고에서는 자기 차의 운동량과 상대방 차의 운동량이 합쳐지게 됩니다.
물체의 찌그러짐이란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 운동량이 더 큰 물체는 운동량이 더 작은 물체를 튕겨내게 되어 있습니다.

즉, 더 무겁거나 빠른 물체는 더 가볍거나 느린 물체를 튕겨내거나 설령 튕겨내지 못하더라도 감속이 되는 정도가 덜 심하게 됩니다.
이것은 운동량이 더 큰 물체(충돌하는 상호간이 같은 속도라면 더 무거운 물체)에 탑승하고 있는 탑승자가 받는 충격량이 작아짐을 의미합니다.
또한 더 단단한 물체는 더 무른 물체를 찌그러 뜨립니다.
물체의 찌그러짐은 충돌에 의해서 상대편 물체가 감속되는 정도의 격렬함도 마찬가지로 완화해 준다... 다시 말해서 상대 물체가 받게 되는
충격도 역시 흡수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내 차가 찌그러지면 상대차 운전자도 그 충격 흡수의 혜택을 같이 받는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무엇을 뜻하겠습니까?
만일 고정벽 충돌 실험으로 실제 사고에서의 안전성을 그래도 신뢰도 있게 반영하고자 한다면?

차량의 중량별로 충돌하는 속도를 다르게 해서 일정한 충격량으로 맞춰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처럼 동일 속도 충돌 방식이 아닌, 동일 충격량 충돌 방식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동일한 충격량을 위해서 차량 중량에 따른 적정 속도를 계산해서

무거운 차는 더 느리게 충돌시키고, 가벼운 차는 더 빠르게 충돌시켜야 타당합니다.

또한 차의 무게라는 요소를 제외하고도 고정벽이라는 것은 찌그러짐이 전혀 없는 대상입니다.

실제로 차대차 사고에서는 고정벽 뺨치게 단단한 상대(트럭, 프레임 방식 SUV등)와 사고가 날 수도 있고

자신보다 더욱 말랑한 상대(쿠킹호일...)와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그에 따라서 파손되는 정도는 더욱 크게 차이가 납니다.

고정벽에 대고 같은 속도로 부딪히는 충돌 테스트에서는 라세티나 아반떼나 비슷하게 부서지는데,

실제로 도로에서 둘이 서로 박치기를 놓으면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은 바로 저러한 이유들입니다.

아직까지도 이해가 안가고 계시다면 조금 극단적인 가정을 해본다면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만일 덤프트럭을 저런 방식으로 규정 속도로 고정벽에 충돌 시험을 해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고정벽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안전도 점수가 좋게 나올까요?
과연 아반떼보다 좋게 나오겠습니까?
그럼 아반떼의 안전도 점수가 덤프트럭보다 높게 나왔으니 아반떼가 더 안전한 차량이 되었군요.
자.. 이제 아반떼와 덤프트럭이 정면 충돌할 예정인데 내가 둘 중 하나에 타야만 한다면 어디에 타시겠습니까?


덧붙여.....................................
이러한 얘기를 해드리면 나라에서 주관하는 자동차 안전도 검사를 하는 전문가들이 과연 너보다도 몰라서
그러한 방식으로 테스트를 하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저의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일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일정 속도 충돌 방식이 아닌, 일정 충격량 충돌 방식으로 검사 방식을 바꾸게 되면
차가 무거울수록, 그리고 어느 정도 이상은 단단해야만 점수가 높게 나오게 됩니다.
그 방식으로는 당연히 덤프트럭이 최고 점수가 나오겠죠. 실제 도로상에서 체감하는 안전도와 마찬가지로!
이것이 무엇을 뜻하겠습니까?
에너지 절약, 환경 문제를 위해서라도 자동차의 경량화는 국가적으로 추구하고 권장하고 있는 내용 입니다.
또한 자동차 업체의 입장에서도 차가 가벼워지면 제작 원가가 절감이 됩니다.
그런데 일정 충격량 충돌 방식의 테스트를 한다면 여기에 정면으로 반하는 일이 됩니다.
나라에서는 돌아다니는 자동차의 평균 중량이 가급적 더 작아지기를 원합니다.
어느 나라에서 도로에 다니는 자동차의 대체적인 중량이 1500kg 정도 된다고 했을 때 그 나라에서 800kg 짜리 차를 탄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됩니다.
하지만 만일 훗날 자동차의 경량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서 거리에 다니는 자동차들의 대체적인 중량이 700-800kg 정도 되는 시기가
온다고 가정한다면 그때는 800kg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확률적으로 그리 위험한 일이 아니게 됩니다.
게다가 에너지 절약, 환경 보호 모두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일정 속도 충돌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아닐까 예상해 봅니다.
물론 이것에는 저렇게 실제로 안전하지 않은 것을 안전하다는 식으로 대중을 기만하는 부분이 있겠죠.
또한 이러한 점을 꿰뚫어 보고서 나는 경량화 안좋아해~ 위험하다는 것 다 알아~ 그래서 혼자 무겁고 단단한 차를 타겠다...
고정벽 충돌 방식에서 무거운 프레임 방식 자동차가 아무리 점수가 낮게 나왔어도 나는 그 점수가 실제 도로상에서의 안전도를
정확히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면서 무거운 차를 고집한다면, 국가 시책에 반하며 반사회적, 이기적인 행위가 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기적이든 어쨌든 현재 시점에서 그것이 일반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사실까지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국가 시책이 어떠하든 간에 물리 법칙까지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현행 일정 속도 충돌 방식의 안전도 검사는 딱 그러한 상황에서만 더 안전하다고 참고를 하시면 됩니다.
시속 50~55km 정도의 속도로 주행하다가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콘크리트 담벼락을 들이 받는 일이 생긴다고 하면
프레임 방식의 SUV 보다도 안전도 점수 높게 나온 쿠킹호일 자동차가 적당히 찌그러지면서 충격 흡수도 되고 탑승자도 더 멀쩡할 것 입니다.
그렇게 받아들이면 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공도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유형의 차대차 사고에서 확률적으로 더 안전한 차라는 식의 호도는 곤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