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델마와 루이스\'의 두 여주인공은 지붕이 활짝 열린 컨버터블(지붕 개폐형) 승용차를 타고 절벽을 향해 달리는 명장면을 남겼다. 이러한 연출을 위해 영화 속 배우들이 청력(聽力)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을지도 모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의과대학과 텍사스 청각연구소의 합동 연구진은 컨버터블 승용차의 지붕을 열고 일정속도 이상으로 달릴 경우 청각 손상이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7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2009년형 새턴 스카이와 2005년형 사브 에어로·포드 머스탱GT, 2004년형 닛산 350Z와 2001년형 포르쉐 911 등 각기 다른 브랜드의 컨버터블 5종을 타고 시속 55마일(약 88.5km) 이상으로 달린 결과 사브를 제외한 전 차종에서 최소 85데시벨(dB) 이상의 소음이 측정됐다고 밝혔다.

85dB은 미국 국립 산업안전보건연구원(OSHA)이 허용하는 소음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치로 이 정도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난청 위험이 커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컨버터블의 속도를 높일수록 청각장애의 위험도 커진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차가 시속 75마일(약 120.7km)을 넘기면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더해져 소음이 89.9dB로 커지며, 고속도로에서는 최대 104dB의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순수히 자동차가 달리면서 발생하는 소음만을 측정한 것으로 카오디오나 에어컨 등은 끈 상태로 실험을 진행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를 총괄한 세인트루이스 의대의 앤서니 미쿠렉 박사는 "지붕을 열고 짧은 거리를 가끔 달리는 정도는 큰 문제가 없지만, 시속 53마일(약 85.3km) 이상으로 장거리를 달릴 경우 청각 보호를 위해 지붕을 닫거나 소음 줄여주는 귀마개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이비인후과학 저널에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