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차체에 배기량이 큰 엔진을 얹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더 비싼 차값과 세금, 보험료, 유류비를 감안하더라도 좀 더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다. 이렇게 지극히 당연한 명제에 SM3 2.0을 대입하면, 당연히 1.6L보다 잘 달리는 2.0L SM3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막상 시트에 엉덩이를 올리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보면 기대치만큼 화끈한 느낌은 전달되지 않는다.

준중형 몸뚱이에 2.0L 엔진을 올리는 호사를 누렸지만 근본적으로 엔진출력이 높진 않다. SM3 2.0의 141마력은 직분사 시스템이 더해진 현대 아반떼 1.6(140마력)과 거의 비슷한 수준. 배기량 덕분에 토크는 19.8kg·m로, 현대 아반떼 1.6이나 기아 포르테 1.6(17.0kg·m), GM대우 라세티 프리미어 1.8(17.8kg·m)보다는 높지만 1.3톤에 이르는 가볍지 않은 무게와 직관성이 떨어지는 CVT로 인해 몸으로 느끼는 박력은 크지 않다.

스포츠주행보다 조금 나은 힘에 만족해야
141마력의 출력도 더디게 나오는 느낌이다. 액셀러레이터를 강하게 밟으면 움찔 하는가 싶다가 이내 ‘앵앵’거리며 완만하게 토크곡선을 끌어올린다. 최대토크 19.8kg·m가 3,700rpm의 낮은 영역에서 나옴에도 토크 분출이 더딘 느낌. CVT 탓이 큰데, 급브레이킹과 급가속을 하는 상황에서 반응속도가 약간 떨어진다. 일상적인 가속에서는 불만이 없으나 급가속을 할 때는 최적의 rpm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예를 들면 2,000rpm 정도로 달리다가 급가속을 하면 최대토크가 나오는 시점이 아닌 5,000rpm으로 급격히 올려 엔진회전수를 유지한다. 그리고 오른발에 힘을 빼면 약간 뜸을 들인 후에 rpm을 떨어뜨린다. 이런 CVT의 특성으로 인해 체감 가속력은 떨어지지만 저회전에서는 확실히 1.6보다는 나은 토크감을 보인다.

 1.6보다 세금, 보험료 등을 더 지불해야 하는 데 비해 얻는 건 많지 않지만 차값 상승이 70만원에 그친 것에서 SM3 2.0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