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만큼은 아니지만 종종 보이는 차량이 바로 현대차입니다.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 현대차는 구형 투싼과 포터2를 현지기업과 설립한 합작법인에서 생산해 판매합니다. 그외에도 그랜저, i30는 물론 투싼ix와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 승용과 SUV를 아우르는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구형 투싼과 신형 투싼ix가 함께 판매된다는 것이 재미있죠.

현대차 브라질 공장은 상파울루에서 북서쪽으로 약 160km 떨어진 피라시까바 시에 들어설 에정이죠. 연산 10만 대 정도의 규모로 추진되고 있죠. 소형차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남미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생산기지 역할을 맡는 이 공장에 현대차는 6억달러 정도를 투입할 계획입니다. 이번에는 공장 건설지까지는 가지 않고 상파울루에 있는 현대차 딜러를 찾았는데요, 상호는 CAOA로 돼 있고 상당히 규모가 큰 딜러입니다.

브라질의 경우 미국과 마찬가지로 개인 또는 기업이 자동차 회사로부터 자동차 판매권(딜러권)을 구입해 자체 매장을 구성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자동차 판매업을 하는 딜러의 경우 복수의 회사로부터 차량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수입차 판매방식과 비슷하죠.

CAOA는 브라질 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현대 딜러 중 하나인데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이만한 규모의 매장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꽤나 놀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브라질의 현대 딜러들은 규모가 큰 경우가 많은데 단순히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후 서비스까지 겸하기 때문에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지 않나 싶었습니다. 이 역시 국내 수입차 딜러와 유사한 부분이죠?

입구에는 현재 판매 중인 차량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왼쪽에서부터 차례로 싼타페와 투싼, 그랜저, i30가 있었는데 아마도 현지 주력 차종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매장 내에는 다양한 컬러의 싼타페와 i30, 투산, 투싼ix, 그랜저, 베라크루즈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특이한 점은  치안이 좋지 않은 현지 상황을 고려해서 방탄유리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래 사진은 방탄유리를 전시해놓은 모습이죠.

차량의 모든 유리를 두꺼운 방탄유리로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인데요. 실제로 방탄유리가 적용된 i30의 도어를 열어보니 마치 커다란 트럭의 도어를 여는 것 마냥 묵직한 게 이채로웠습니다. 기존 유리보다 3배 두꺼운 방탄유리는 그 만큼 무게도 많이 나가기 때문에 도어 힌지 역시 추가적으로 보강해야 한다고 합니다. 

현대자동차는 브라질 현지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나라에서 판매 중인 엑센트나 아반떼, 쏘나타는 판매되지 않고 상대적으로 고가인 그랜저와 싼타페, 투싼, 베라크루즈 그리고 상용인 포터2와 그랜드 스타렉스로 라인업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피라시까바에 있는 현지 공장이 완공되면 현지 생산되는 소형차로 엔트리급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올 연말 출시 예정인 YF 쏘나타를 비롯한 신차로 기존 시장에 대한 고삐도 늦추지 않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출시한 지 오래지 않는 i30의 경우 생각보다 시장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합니다. 현지에서 가장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구형 투싼은 브라질 협력사 CAOA 그룹에서 포터2와 함께 생산 중이라고 합니다.  투싼ix는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데 현지명이 ix35로 되어 있습니다.

브라질 내의 투싼, 싼타페, 베라크루즈는 휘발유 엔진이 탑재됩니다. 싼타페와 베라크루즈는 자동기어가 기본, 투싼은 수동기어가 기본입니다. 상파울루와 피라시까바에서 만나 본 대다수 차량들은 거의 다 수동기어가 탑재되어 있었습니다. 여성들도 능숙하게 수동기어를 조작하는 모습은 놀라움과 함께 부러움이 느껴지더라구요.

전시장 한켠에는 출고 시 추가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 제품도 판매 중이었습니다. 애프터마켓의 오디오나 내비게이션을 장착하고자 할 때 외부에서 구입해 장착하는 우리와 달리 딜러 내에서 간단하게 구입해 장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A/S도 가능하구요.

전시장 뒤로는 출고센터와 A/S 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커다란 규모에 맞게 A/S 공간도 상당히 넉넉했는데요. 보증수리 및 사고로 인해 파손된 차량들이 정비를 위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A/S 센터 뒷 쪽으로는 출고를 준비 중인 신차들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브라질 내의 포터2 가격은 3천만원, 구형 투싼은 약 4,400만원이라고 합니다. 이 가격도 현지생산으로 가격을 낮춘 것이라고 하는데요. 싼타페가 약 6천만원 선이고 베라크루즈의 경우 1억을 호가한다고 하니… 왜 현대가 프리미엄 브랜드인지 이유를 알게 해주는데요, 이런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도요타나 혼다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 상위를 달린다고 합니다. 이유는…

현대자동차는 본격적인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해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피라시까바에 현지 생산공장을 건립중이라고 합니다. 국내와 해외를 통틀어 10번째 공장이 될 피라시까바 공장에서는 브라질 현지 전략차종인 소형 해치백이 주로 생산될 예정이구요. 피라시까바 공장이 완공 되면 체코 30만대, 터키 10만대, 미국 30만대, 러시아 10만대, 브라질 10만대, 중국 60만대 등 총 240만대를 해외에서 생산해 연산 186만대 규모의 국내 생산량을 뛰어넘게 된다고 합니다. 

해외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들다가도 내심 내수시장을 너무 홀대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다가올 2011년에는 외적인 성장만이 아닌, 내실을 보다 튼튼히 하는, 국민들이 좋아하는 현대차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