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주의 끝이 보이는 추석전주 목요일 입니다.
나는 오늘도 평소처럼 샤워를 하고 누가 보진 않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여 꽃단장을 합니다.
마티즈에 시동을 걸고 학교로 향합니다.

운전하다가 계기판을 바라보았는데 연료바늘이 E에 거의
근접해있습니다. 학교가기전에 넣을까 했지만 끝나고
넣어줘도 괜찮겠거니 하고 강의에 참석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점심은 오늘은 용기를 내어 삼각김밥을 하나
구입해 열람실에서 조용히 게눈감추듯 헤치우고 두번째 강의에
참석했습니다. 교수님은 항상 열정적으로 수업하십니다.
그 열정적임에 빠져들다보면 2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나는 땅만보고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주차장에 가서 괜시리 차를 두리번 두리번 점검하는척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다른과 아주머니 차를 타고 가기에 혹시나
만날수 있을까 점검을 합니다. 본넷도 열어놓고 시동도 걸어보고
때마침 그 아이가 만학도 아주머니랑 나오길래 인사를 하려했지만
용기가 나질 않아 차에 얼른 타고 주차장을 빠져나옵니다.
이런 멍청한자식 나 자신을 자책하며 학교앞 삼거리에서 좌회전
깜빡이를 넣고 기다리는데 버스정류장에서 같은 과학생들이 내차를
본 모양입니다. 마치 커맨더센터를 털러 오는 저글링 마냥 여자사람
7명이 내차로 뛰어옵니다.

신호를 까고 도망갈까도 생각해봤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차문이 털리기
시작했습니다 차는 서스가 출렁출렁 거리며 아비규환의 현장을 방불케
했고, 마티즈가 내게 말하는것 같습니다 "씨발년들아 그만해"라고
그순간 룸미러를 보니 좋아하는 아이를 태운 차가 유유히 빠져나갑니다.
차에는 벌써 5명이 타고 2명은 낙오되어 버스를 타기로 합니다.
나는 전철역으로 방향을 바꿔 내뒤를 빠져나간 차를 눈물을 흘리며 추월합니다.
전철역에 가는동안 차에 경고등이 점등되었습니다. 아뿔싸... 기름이 E선에
다왔습니다. 내마음은 불안감과 초조함에 식은땀이 났지만 옆에 탄 여자들은
거리낌없이 떠듭니다. 조마조마 중간에 서진 않을까 걱정이 되서 연료계만보고
운전을 했습니다. 무사히 전철역에 내려주고 주유소로 갔습니다.
기름을 넣으면서 왜 이렇게 내자신이 한심한지 내일부터는 신호를 딱 맞춰 나와
정차하지 않고 도망가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하늘은 내마음도 모르고 화창하고, 주유소는 돈벌어서 좋고, 복학생은 다털려서 웁니다.
오늘은 정말 슬픈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