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ＡＮＣ▶

누군가 몰래 나의 신체를 촬영해 인터넷에 올려놓고 여럿이 즐기고 있다면 여러분 어떻겠습니까?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이런 관음증을 즐기고, 심지어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

김재용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ＶＣＲ▶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입니다.

모두 수영복을 입고

피서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수욕장 횡단 보도에서

5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카메라로 뭔가를 몰래 찍습니다.

여성들의 뒷 모습을

찍고 있는 겁니다.

또 다른 남성이 카메라를 들고

해변가를 어슬렁거립니다.

따라가봤더니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을

쉴새없이 촬영하고 확인합니다.

왜 이런 모습을 촬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ＩＮＴ▶ 몰래 카메라 촬영자

"그야말로 공공장소 아니겠습니까?

누구라도 여기서 제가 만약에

비키니 입은 것을 찍었고 그게

잘못됐다면 내가 눈을 감고

다닐 수 없잖습니까?"

몰래 촬영을 하고 있던

또 다른 남성은 자신은

풍경 사진만 찍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실제 카메라를 확인해봤더니

온통 해변가를 걷는 수영복 차림의

여성 사진들입니다.

◀ＩＮＴ▶ 몰래카메라 촬영자

"문제있다 생각하면 문제 있는 거지만...

호기심 비슷하게.."

이렇게 찍힌 사진들은

어디에 이용되는 걸까?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몰래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사진입니다.

보기에도 민망한 한 여성의 뒷모습 사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여기에 달린 댓글은

대부분 이 여성을 조롱하고

손가락질하는 내용입니다.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성 글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개인적 흥미로 또는

인터넷 공유사이트에 팔면

돈 벌이가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고,

보는 사람은 그저 즐기면 된다는

생각 뿐입니다.

◀ＩＮＴ▶ 황상민 교수/연세대학교 심리학과

"남의 노출된 사진을 찍어가지고 인터넷에 올리고

서비스를 하는 것은 어떤 사람에 대한 존중,

그 사람의 개체성에 대한 인정을 하지 못하는

사회문화를 반영한다..."

문제는 나도 모르게 인터넷에 오른 피해자들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다는 겁니다.

◀ＩＮＴ▶ 노만희/정신과 전문의

"극도의 불안감, 긴장감, 공포심 그런 것을

느끼게 되죠. 그러면서 철저하게 대인기피증이

생기는 겁니다."

남의 신체를 몰래 찍거나 인터넷에 올리면

형사처벌을 받게 돼 있지만 그동안 우리가

이런 행태를 하나의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지나쳐 버린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MBC뉴스 김재용입니다.

(김재용 기자 kjy2625@im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