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생활개편 이전에 수렵, 요리, 연금 주로 하던 유저임.

처음에 유입되었을 때 사냥을 해서 설산 스펙까지 맞추고 거기서 놀다가 길원들의 권유로 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당분간 거기에 빠져들었음.

당시에는 마노스 크론석 적용이 안되던 시절이었음.

그렇지만 생활에 특히나 애착을 가지고 동수렵복, 동요리복, 유마노스악세 풀셋을 직강으로 맞췄음.

매일 저격수렵해서 처음엔 시간당 평균 12억정도 벌었고, 나중엔 고기는 요리해다가 팔고 뭐 그런식으로 즐겜했는데....

너무 단조로운거임 ㅋㅋㅋㅋㅋ 저격수렵도 보스가 있는것도 아니고, 컨트롤 재미도 딱히 별로 없는 미니게임 동체시력 테스트에

요리는 재료 이빠이 인벤토리에 넣어두고 시간단위로 걸어두는 그 플레이가 점점 질려가더라.

그래서 사냥을 다시 해보기로 함.

동검별 주무기와 보조무기를 직강으로 띄움. 처음엔 신나게 사냥을 했음.

그런데 뭐랄까.... 역시 너무 단조로운거임 ㅋㅋㅋㅋㅋㅋㅋ. 아토락시온같은 극히 일부의 던전을 제외하면 사냥터에선 그냥 잡몹만 쓸고 잡템만 줍줍하는게 끝.

아무리 위험한 사냥터를 간다해도 잡몹사냥이라는 면에선 똑같음. 다른 게임 하다왔으면 이게 무슨 의미인지 잘 아실듯.

사냥을 위한 동기부여는 어제보다 잡템 몇개 더먹었냐 그거 외엔 없음.

스펙업을 해서 상위사냥터를 가면 잠깐은 재미있지. 컨트롤 익숙하지 않아서 몇번 수정깨먹고 디지고 하다가 숙련되면 똑같은 루트 매일매일 돌고 돌고 돌고

또 돌아서 한시간에 많이 벌어야 10억대임. 그거 10일을 모아 100억대. 3개월을 넘게 모으면 1000억대가 됨. 근데 그당시 동검별 각무는 2천억 가까이 갔었으니 그거 하나 맞추려면 5~6개월을 똑같이 돌아야함.

근데 그거 맞춘다고 끝이 아님. 방어구도 그것만 봤을땐 큰 문제겠지만, 악세까지 보면 명함도 못내밈.

데보악세는 구하기도 힘들고 크론트 비용도 어마무시함. 매물은 씨가 말라서 구매가 불가능. 거의 직강으로 띄워야함. 사실 그래도 시간과 돈을 갈아넣어서 맞추는 시도 하려면 할 수 있었음.

문제는, 그렇게 템을 맞춰도 할 수 있는건 그 다음단계의 사냥터 가서 잡몹을 잡아 똑같은 10억대(하지만 아주 약간 증가한) 벌이의 사냥터를 돌고 그걸 또 몇개월을 반복해서 장비를 맞추는 작업을 반복해야함.

근데 그러다보면 이런 의문이 들음.

"내가 게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와 "이 게임을 하면서 그 이유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꽤 본질적인 질문 앞에 나는 멈춰섰고, 그대로 계삭을 하고 탈출했다. 현거래도 구조적으로 막혀있었기에 현찰 수백만 원이 그대로 사장되어버림.

그래도 괜찮음. 거기다 더 들이붓지 않고 여기서 멈출 수 있었다는 거에 다행으로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