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9 (화)

07:28
8시 기상일줄 알았는데 7시 기상이다. 다행히 연병장 점호가 아니고 생활관 청소나 하고 있다. 밖은 너무 춥다.
오늘도 눈은 오지 않았다. 여긴 눈만 오면 눈이 그친 뒤 1주일까지도 제설, 제빙작업 나간다. 눈만 안왔으면 좋겠다.
오늘 수류탄 교육이 있다. 쉽게 지나갔으면 좋겠다. 꿈에 엄마가 나온다. 엄마가 보고싶다.

08:49
아침에 군데리아가 나왔다. 맛스타 잼이 제일 맛있다. 집에 가면 식빵에 딸기잼 발라먹을거다. 아침엔 진눈깨비가 조금 왔는데
지금은 함박눈이 되었다. 제설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엄청 내린다. 정말 여긴 저주받은 땅이다.

10:02
보급품이 잔뜩 나왔다. 수건과 양말들 비누, 휴지, 구두약이다. 이제 통휴지만 2개다. 넉넉히 쓸 수 있겠다.
2인 관물대라 더이상 넣을 곳이 없어서 크로키북을 빼서 세면백 위에 올려놓았따. 수건만 이제 3장이다. 아직 102에서
입은 상태, 받은 상태 그대로다. 이대로 자대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추운 겨울이라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3주만 더 생활하면 된다. 이번 3주차만 끝나면 금방 시간이 갈 것 같다. 4주차땐 설 연휴가 있고 5주차는 마지막 주니 하루하루
날짜 세면서 보내면 될 것 같다. 각개전투와 숙영, 2개의 행군만 잘 버티자. 오늘로 군입대 한지 3주일 되는 날이다. 자대가기 딱 3주일 남았다.

13:00
눈이 오는데 연병장에서 수류탄 투척 연습을 했다. 맨손으로 수류탄 몸체를 집으니 손에 감각이 없다. 야상이 다 젖어서 춥다.
오후에 또 교육있는데 걱정이다. 오늘은 보급계 할일이 많다. A급 야상과 전투복 이름표 달러 보냈다.

19:49
저녁을 먹고 온수샤워 대기중이다. 눈이 쌓여서 제설작업을 나갔다. 교육하느라 3중대가 치워놓은거 마무리하러 나갔는데 넉가래만 밀고 다녀서
너무 쉬웠다. 저녁 산보 다녀온것 같았다. 제설이 매번 이러면 정말 행복할텐데.. 오후 교육은 원래 연벙장에서 수류탄 연습을 해야 했는데
눈이 많이와서 제운관에서 건강교육을 했다. 군의관인 중위 너무 착하다. 졸리면 자라고 하고 교육 끝나면 제설작업이라니 시간을 끌어주었다.
군인같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다. 오늘은 하루종일 피곤한 날이다. 어제 야간사격을 해서 그런가보다.
오늘 내일은 불침번이 없다. 외곽근무도 당분간 없을것 같다. 무난하게 3주차가 지나갔으면 좋겠다. 이곳은 정말 고등학교 같다. 징그럽다.
어서 자대갔으면 좋겠따. 그런데 자대역시 이곳과 같다면 내가 바뀌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20:12
소위가 사탕을 하나씩 돌렸다. 잘 넣어놨다가 다음에 먹어야겠따. 현재 다이제 4조각과 별사탕 2개는 세면백 속에 국희샌드는 전투화(A급)속에 있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말이 없어졌는지 모르겠다. 무리속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여기서는 혼자가 편하다. 괜찮은 애들보다 아닌 애들이 많아서
그런가. 아니면 내가 적응을 못하는 건가. 뭐 불편하고 아쉬운게 없으니 내가 이러고 가만히 있는거라 생각한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
참자. 지금 힘든 대신 친구들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5주 지옥같은 대신 평생 갈 친구들의 소중함을 깨닳는것도 나쁘진 않다.
아 어쩌면 5주 뒤 헤어질 사람들이라 이럴지도 모르겠다. 괴롭다. 이런 고민거리 없었으면 좋겠다. 후회스러운 일이 너무 많다.
머리와 가슴이 터질것 같다. 남은 시간 하나하나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운내자.

21:09
집에 편지를 썻다. 편지 쓸때마다 집이 너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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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니 훈련소때 완전 부적응자 스멜이었네..
저러다가 자대가서는 집보다 편하게 생활했음
간부들 동기들이랑도 전역한지 1년 넘어서도 계속 연락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