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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사병에 관한 진실

ㅂㅂㅂㅂ(14.45) 2011.01.25 15:17:35
조회 851 추천 0 댓글 1



  군대폭력이 많이 없어졌다고하지만, 그래도 취사병들 간의 군기는 대단하다.
  3, 4년 전인 그때만 해도 내무반이나 다른 처부에서 폭력은 상상도 못할 중대한 범죄취급받았지만,
취사병들간의 폭력은 공공연히 일어나는 것이었고, 지금 생각해도 직접 패고 하는 그런 폭력은 사라졌을지언정
욕설이나 그런건 여전할거라고 본다.


  에이 요새 군대 안그래요
  
  그러는데 취사장은 글쎄.... 쉽게 바뀔 수가 없는 구조다.


  일단 취사병은 일이 힘들다.
  가장 스트레스 받는 직종 중 하나인 취사병은 일단 그 어떤 휴일이라도 밥은 먹어야하니 매일매일 세끼를 준비
해야하고, 새벽부터 나가서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올 수 있으니 그것만 해도 대단한 스트레스다. 

  비록 조를 짜서 쉰다고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고참 이야기지.
  이등병 일병이 \'야 너희들 오늘 비번이니 내무실에서 쉬어\'한다고 쉴 수가 있을까?
  간혹 착한 선임이 \'일하러 내려오면 죽는다.\' 해도 꼭 한둘은 이래저래 시비걸기 마련이고, 결국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스트레스는 가중되다.

  이 스트레스가 무서운게 뭐냐면, 어느정도 쌓인 스트레스는 좀 쉬어주고 운동하고 그러면 풀린다.
  그런데 이걸 풀지도 못하고 계속 쌓이게만 되면 정말 사람 본성 자체가 뒤틀려버린다.
  정말 착한 사람도 군대가서 쓰레기 됐다더라 그런 경우보면 대게는 이런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 사람 본성이
뒤틀려 버린 것이다.

  그러니만큼 스트레스가 가장 많은 취사병들은 이런 각종 폭력에 노출된 것과 마찬가지.


  게다가 불과 기름을 다루는 곳이다보니 사고도 많이 일어나고, 그걸 막기 위해선 초장부터 엄청나게 갈궈서
딱 군기를 바짝 들게 한다. 
  
  사람이 꼭 때려야만 폭력이고, 욕을 해야만 폭력일까.
  욕 안하고 사람 안 때리고도 차라리 패는게 좋다고 말할 정도로 몰아붙일 수 있다.
  그중에서 가장 치사한게 아무것도 안시키고 가만히 서있게만 하는건데, 이건 진짜 고문수준이다.
  이런거는 설사 당사자가 신고하거나 간부가 본다고해도 뭐라 할말이 없다.
  \'얘가 일을 못해서 지켜보게만 했습니다.\' 이정도 말하면 유야무야되기때문에.

  이런 각종 치사한 방법으로 군기잡고, 어떤때는 진짜 데려가서 패기도 하면서 군기(대부분이 쓸데없는)를
잡고 개인 행동을 제한하므로 취사장 군기 세다라는 말이 나오는거다.

  여기다가 문제는 간부들(특히 병사생활을 했던 부사관들)도 이런 구조를 당연시 여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선이 거의 안된다. 


  또 의외의 문제가 바로 취사병이 귀하다는 것.

  취사병 지원하는 사람 많은데 무슨소리냐 하는데...
  그만큼 많이 지원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이 빠진다는 말로 설명될 수 있겠다.

  암만 작은 연평도의 소대라고 해도 밥안먹고 살순 없고, 암만 작은 최전방 GP라고해도 취사병은 꼭 하나씩
다 있다. 아무나 뽑아서 보내면 어떻게든 한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어느정도 선이지. 아무리 취사병이 없다고
해도 취사장 전체를 컴퓨터학과출신으로 채울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대대급 이상의 큰 취사장에서는
보급관이나 행보관들은 매 분기마다 그쪽 학과나온 진짜 취사병 구하려고 돌아다닌다.

  이러다보니 대대급 이상에서 어느정도 굴러먹은 취사병들 중에는 이걸 이용해서 막나가는 도구로 삼기도 
한다. 어느정도 선만 지키면 자기정도로 구른 고참 취사병 짜르는건 어렵기때문에 후임괴롭히는 쓰레기들 
정말 많이 봤다.

  이런 애들은 정말 큰 사고를 치지 않는 한, 영창 몇번 갔다와도 전출은 안 시킨다.
  대부분의 경우 선임이 후임을 괴롭히다 영창을 가면 출소 직후 바로 선임을 전출시키지만, 취사장의 경우
대부분 후임을 전출시켜버린다. 일못하는 쪽이 손실이 적기에.
  그러니 쓰레기는 그대로 남아있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내가 전문하사를 하면서 주로 맡은 게 \'병사출신이니 병사고충상담 좀 맡아라\'해서 감찰부 셔틀 노릇하며
6개월 동안 거의 상담만 받았는데, 취사병 사고사례 정말 많이 올라온다. 안좋은 소리지만 자살자도 많고.

  흔히 하는 말로 군대 우범지대하면 공병부대랑 취사병들 꼽는다.
  가장 사고 많고 자살자 많다고해서 그러는데, 진짜 취사병들은 그만큼 힘들다.
  공병부대는 내가 안있어봐서 모르겠지만.



  이런말하는 저의가 뭐냐? 겁주는게 아니라 주변에 취사병 한다고 요리만드는데 보람 느껴야지, 쉴틈에 요리
연습해야지 빵구워봐야지 이렇게 설레발치며 가지 말라는거다. 취사병들 대부분이 스트레스 많이 받는 보직
이기때문에 다른 일반병사들 보다 긴장을 좀 더 하라는거다.
  진짜 무조건 가서 후임 어느정도 받고, 선임 어느정도 나갈때까진 절대 까불지말고 나서지 말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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