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이야기는 아님.. 그냥 에피소드 ㅇㅇ

난 수방사 청와대 1경비단 출신이고 ㅋㅋ

전방애들 몇개월 지오피 몇개월 후방 이렇게 돌고도는식으로
우리도 두개 대대가 교대로 청와대뒷산(북악,인왕)을 몇개월씩 지오피들어가듯 투입됬다가 철수했다가 하는 식이었어

암튼 청와대 뒷쪽산인 북악산은 좀 음기가쎄기로 유명한곳인데 ㅋㅋ
우리소초 섹터지역에도 귀신이 자주출몰하는 지역이 있었다 ㅇㅇ
초소투입시 순찰지역코스중 하나였는데 7년전엔가 병사 하나가 목매고 자살했던 언덕이었지...(물론 난 거기서 귀신따윌 목격한 적은 없었지만)

암튼 거기서 귀신이 자주 목격되고, 나 군복무중에도 거기서 귀신보고 자지러진애들이 두셋넘게있었던데다
실제로 거기서 귀신을 봤든 안봤든 음침한건 사실이라 다들 그 근처에 가기를 꺼려하던 곳이었지
그래서 초소투입시에도 왠만하면 다들 그 지역 피해서 삥 돌아가거나 아니면 소초 막사 앞 연병장을 가로질러가곤했지

나 빼고 ㅇㅇ

난 귀신을 피해간다는게 좀 자존심상했거든 ㅋㅋ
솔직히 귀신이나 사람이나 서로의 영역이 있는거고 ㅇㅇ 내가 내 정당한 근무권한으로 그 지역을 지나가는건데 귀신따위가
감히 뭔데 내가 그따위존재에 쫄아서 내 정당한 권한과 의무를 불이행해야하는건데?!

그래서 난 항상 그지역을 꼭 지나다녔지 ㅋㅋ

한번은 어떤 후임놈이랑 거길 지나가는데 이놈이 거기를 못가겠다고 버티는거야(다른놈들은 싫어도 내가 앞장서서 가니까 군말없이 따라왔는데말이야)
왜냐면 이새1끼가 거기서 귀신한번보고 자지러졌던 놈이었거든
그래서내가 갈궜지 "야이 씨1팔색휘야 너 내가무섭냐 귀신이무섭냐"
근데 이넘이 좀 고민하더니 짱돌굴려서 생각해낸 변명이라는게 ㅋㅋ
"당연히 김병장님이 더 무섭지만 혹여나 제가 빙의라도 되서 김병장님 신상에 해라도 입힐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걱정마 너 빙의되면 내가 좆1나 패서 깨워줄게 ㅋㅋ" 이러고 질질끌고 거길 지났던 추억도있다 ㅇㅇ

또 하루는 나 병장 거의 말년 때
신병 하나가 들어와서 그색휘 첫 근무를 내가 데리고 나간적이 있었다
79초소라는 곳이었는데 거기가 그 귀신나오는 곳 바로 옆에위치한 초소였지

신병놈 세워놓고 난 안에들어가서 총옆에 대충 패대기쳐놓고 자고있는데
이놈이 졸라 황급하게 날 깨우는거야
난 간부라도 왔나 싶어서
"...........으... 뭐야 왜그래, 소대장이냐? 중대장? 대대장?! 대체 누가왔길래 !!"
이러고있는데

이놈이 한다는 소리가
"바..방금 귀신......." 이러는거야
들어보니 건물계단쪽에서(7년전 병사 하나가 그 계단 난간에 목매달고 자살함) 끼익-끼익- 소리가 나길래
자세히보려고 내려가서 보니 목매달린 사람하나가 좌우로 흔들흔들 움직이면서 자길 노려보더래 ㅇㅇ
보통은 그런거 보면 자지러져서 기절하거나 하는데 이놈 참 기본이 되있구나 싶었지만
기특한 기분을 뒤로하고 일단 야단부터 쳤지 ㅇㅇ

"야 임마 우리가 이 초소에서 경계근무를 서는 이유가 사람으로부터 지키기 위함이냐, 귀신으로부터 지키기 위함이냐!!"
"사... 사람입니다"
"그럼 니가 근무중에 귀신을 봤으면, 휴~ 다행이다 북한군이 아니구나~ 하고 안심을 해야겠냐, 아니면 그렇게 오만방정을 다 떨면서 날 깨워야겠냐!!"
"아... 안심해야합니다"
"근데 왜 날 깨워!!"
하고 야단을쳤지 ㅇㅇ

근데 이 맹랑한놈 하는말이
"그렇게 사리판단이 명확하신분이 근무중에 왜 잠을 주무십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말이 없더라 ㅇㅇ
근데 참 맘에들었음 ㅇㅇ 담력도좋고 하늘같은 고참인 내게 직언을 서슴치않는 강직함에 반했달까...
나 전역할때까지 이놈 진짜 잘해주고 이뻐라했었는데 ㅋㅋ
이놈이 나 전역할때 유일하게 섭섭해하면서 울었던놈임 ㅋㅋ (내가 애들을 하도 조져놔서 나 전역할때 다들 북치고 장구치고 파티분위기였는데 말이지 쩝;;)

암튼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