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전방부대 다녔는데

거기 연대 교회 다녔음

군대 가기전부터 교회 다니긴 했었는데 

말 그대로 교회건물을 다니기만 했었지 믿음생활은 거의 없었음

우리 때 동기생활관 처음 쓰기 시작했는데

동기들이 대부분 인서울대학 다니다 온 놈들이라 (서울대도 2명 있었음)

자기 잘난맛에 사는 애들임

그거 때문에 군대생활이 넘 재미도 없고 우울해서

타소대 선임따라 새벽기도 가봤는데

겨울에 따뜻한 성전안에서

어두운 공간에 십자가 간접조명만이 은은하게 퍼져있고

피아노소리와 현악기소리만 있는 경음악이 고요하게 울려퍼지고

넓은 공간에 사람도 몇 명 없는데 다 떨어져있고

그 속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는 순간이 너무 행복했음

엄마 품 속에 안겨있다고 해야하나 겨울방학 때 밖은 눈오고 추운데 나는 따뜻한 전기장판 속에 들어가 있는 기분

실제로 기도가 응답이 되든지 안되든지 관심 없었고

전지전능한 하나님이란 존재에게 내 얘기를 한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포근했다

해결을 해주든 안해주든 일단 내 고민과 사정을 풀어놓는 거 자체가 좋았음

군대 오기 전에 교회에서 기도시켜도 그렇게 눈감고 한다는 것이 힘들고 짜증나더만

고난과 외로움 덕분일까

그 이후에도 중독처럼 새벽기도 꼬박 나갔음 

근무나 훈련 때문에 달에 10번정도 밖에 안나갔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