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긴것과 다르게 좀 예민하고 긴장을 잘타는 성격이었어

그리고 내가 복무할 때만 해도 생활관에 계급별 부조리가 많았고 개갈굼과 폭행도 어느정도 잔존했었기에 이등병 때는

업무시간이 끝나고 내무반으로 복귀하는게 싫었지. 요즘 후배놈들 보니 부조리도 일체 다 없애고 구타는 상상도 못하고 욕한마디만 해도 영창이든데

그래서 일과 끝나고 이등병도 편히 누워 티비나 보고 피엑스나 가고. 그래서 빨리 중대로 복귀하고 싶다는 애들이 부지기수던데

08년의 군대는 12년의 군대와는 또 조금 달라서. 나는 중대로 복귀하는게 그리 싫더라고. 야근을 하면 했지

여튼 자대전입날부터 감기가 심하게 걸려 기침하다가 병장들한테 개쌍욕먹고 베개로 쳐맞고 해서인지

5시50분만 되면 눈이 떠지더라(기상시간이 6시) 그뒤로 눈을 감고 뜨면 30초~1분간격으로 시간이 가는거야

6시 기상이 딱 울리면 일어나서 커튼부터 확 치고 기상입니다 외치고 누구보다 빠르게 환복을 하고 전투화 신고 내무실 슬리퍼 다 정리하고 모자쓰고

가장 먼저 대기하고 있지 않으면 그날 하루 조졌다고 볼 수 있는 이등병 때였기에

6시까지 1분씩 다가오는 그 초조함이 정말 죽을거같더라고

하루가 일주일이 되고 그게 한달이 되고 두달이 되고,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그 5시50분에서 5시 55분사이에 깨는데

아마 지금 복무하는 녀석들은 거의 모를테고 나보다 예비군 선배거나 나와 비슷한 군번이라면 어느정도는 알거야

누구보다 빠르게 시작해야 하는 6시가 조금씩 다가오는게 얼마나 ㅈ같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