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지하비트 관련 이야기임

지하비트란 무엇이냐?

진짜 이거랑 똑같은 환경에 높이만 더 낮음

위짤처럼 보통 지하층이 없는 부대 막사 지하에 있는 지하공간임

1층 상/하수도, 오수관, 난방배관들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놓음

지하공간을 한개 층으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이 오리걸음으로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높이만큼만 만들어놓은 최강의 비인도적 건축공간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365일 물이 발목만큼 차있어서 항상 우비+장화 신고 들어가야하고, 비트 입구 열때마다 공벌레 그리마 모기와의 전쟁임. 지하비트 온/습도가 동굴마냥 아주 일정하기 때문에 겨울에 열어도 모기가 나올정도임. 그래서 한겨울에 열면 모기가 날아가다 얼어서 땅바닥에 떨어지는 진풍경도 볼 수 있었지....

1. 대대장실 변기가 막혔다!!!

초비상걸림. 대대장이 똥을 존나 많이 싼다거나 생리대를(?) 변기에 쑤셔박아서 막힌게 아니라 걍 동맥경화처럼 오수관로 내벽에 슬러지가 존나 붙으면서 안내려가는거였음.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오수관로 끝이나 중간중간마다 저렇게 튀어나와서 뚜껑같은게 덮인 배관이 있는데 이게 일종의 드레인 배관이다

나름 오수관 물 다 뺀다고 뺐는데도 저거 열면서 똥물 다 뒤집어쓰고 겨우 내부 확인해봤더니 슬러지때문에 거의 80%가 막혀있는 기적을 목도함

결국 주임원사가 어디서 구해온 존나 긴 철사로 일일이 긁어서 슬러지 제거함. 솔직히 작업하면서도 이래가지고 무슨 소용이 있나 싶었는데 다행히 그 이후로 애매하게 몇번씩 막히던 1층 전체 변기가 다 뚫려버림

그 이유는 대대장실 위치가 막사건물 옆 땅에 묻어둔 정화조탱크랑 두번째로 가까웠는데(제일 가까운건 인사과. 근데 거긴 화장실 없음) 그쪽 오수관로 슬러지를 해결하니 다른곳까지 다 뚫려버린거임

그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수랑 같이 4박5일 포상 받음 개꿇ㅎㅎㅎ

2. 난방배관이 터졌다!!!

원리는 대강 이러한데

저기서 수증기가 방열기로 가는 배관이 터짐

지하비트 입구 열자마자 수증기가 온천처럼 뿜어져나옴ㅋㅋㅋㅋㅋ

결국 한겨울에 난방 전부 중단하고 작업 시작했는데 스팀 새는곳을 찾아서 확인해보니 배관 연결부에서 스팀이 새는게 아니라 배관 자체가 삭아서 빵꾸난거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삭은 부분 찾아다니면서 빵꾸 한개당 고무테이프 한롤씩 써가며 감아버림 ㅅㅂ(대략 5군데정도)

이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었는데 나 전역할때까진 버텨주더라 씨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해결하고 또 포상받았는데 이번엔 난이도가 낮다고 판단했는지 특박 하나 주고 끝남

문제는 위에 썰푼 모든 작업들을 오리걸음으로 다니면서 했다는거...

그래도 군생활 하면서 배운 야매 전기/수도 기술 요긴하게 배워서 지금도 집에서 웬만한 전기/수도작업은 내가 다 해버림.

최근에 덕본건 집 보일러 드레인밸브 터진거 철물점가서 산다음 직접 교체함

막짤로 우리집 단또나 보고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