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령 계급으로만 10년 이상 복무하고 동기가 사단장인 중령이 단장으로 있는 학군단들. 대령 학군단은 몇 없다. 계속 줄어서.

그렇게 학군단장이 3학년 후보생들에게 명령을 하달한다. 가서 2학년 좀 캐 오라고.

그래서 어찌어찌 3학년 ROTC 후보생들이 망태기를 등에 메고 손에 호미를 들고 2학년을 캐러 간다.

2학년 중 수컷들은 이게 뭔지 알기에 3학년 ROTC 후보생만 보면 죄다 오토바이를 몰고 저 멀리 도망간다. 결국 암컷들을 꼬셔서 캐가는데...

"야, ROTC 지원하면 오빠가 짜장면 사 줄께."

암컷들이 이에 혹해 ROTC가 뭔지 모르고 지원한다.

그래서 어찌어찌 머릿수에 맞춰 2학년들을 캐 왔다. 이제 훈육관한테 치약 뚜껑에 머리박기 안 해도 된다. 끼얏호!

1차 평가는 체력평가이다. 그런데 이 년들이 체력평가에 달리기도 하고 팔굽혀펴기랑 윗몸 일으키기를 하니까 거기에 맞춰서 옷 입고 오라고 했는데 가관이다.

민소매 배꼽티. 심지어 유방 윗부분의 맨 살까지 드러났다.

핫팬츠. 팬티스타킹 허리 밴드가 다 드러날 정도로 엄청 짧다.

엄청나게 시커먼 팬티스타킹. 이것 때문에 기간병들의 자지가 빨딱 섰다.

하이힐(...) 아니, 이러고 1500미터 달리기를 하신다구요? 하느님 맙소사...

이러고도 다른 지원자는 없이 대부분 이런 애들이니까 탈락을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는 수 없이 체력평가를 했다.

팔굽혀펴기를 했다. 한 번 상반신을 내리니까 팔에 힘이 없어서 당췌 못 올린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가슴이 너무 커서 무거워 죽겠어요" 이런다. 팔굽혀펴기 0개인 걸 부끄러워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거유인 거 자랑하네.

윗몸일으키기를 했다. 60개 하네. 그래도 2초당 1개는 했으니 밥값은 했다. 기간병들은 훈육관이 미리 지시해둔 대로 이 지원자를 아주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칭찬을 마구 해댔다.

그리고 대망의 1500미터 달리기. 스타킹 찢어질까봐 엄청 조심해서 달리느라 굉장히 느리게 달린다. 그나마도 8~900미터 정도 가니까 하이힐 때문에 발 아파서 그 자리에 주저 앉더니 한 1분 가까이 쉰다. 그러고 일어나서 다시 달린다. 결국 12분 나왔다.

훈육관이 기록 나온대로 적으려고 하니까 단장이 펜을 빼앗더니 가라로 7분 20초라고 적어버렸다.

그렇게 이 아가씨를 체력측정에서 우여곡절 끝에 합격 처리해 줬다.

면접날이 다가왔다.

아무리 기다려도 이 아가씨는 안 온다. 아무래도 ROTC가 뭔지 알아버린 모양이다. 단장이 면접전형을 진행하기 위해서 이 아가씨한테 전화를 걸어봤다.

"전화기가 꺼져 있어..."

이 년이 대놓고 안 나오려고 전화기에서 배터리까지 분리해버렸다. 결국 탈락으로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