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1학년 마치고 바로 군대갔다.
전방, 21사단,
103보 거쳐서 간 곳이 훈련소였는데 말이 훈련소이지
거지같은 막사에 수도시설이 없어서 아침에 구보 나가서 돌아올때 돌 줍고 흙퍼와서 우리 손으로 그거 지었다.
새벽근무 때는 추워서 담요를 몸에 감고, 낮에 훈련할 때는 목이 말라 논물도 그대로 입대고 마시고 그랬다.
요즘 논산훈련소는 5성급 호텔이라고 보면 된다.
참, 그대 전두환 행님이 막 잡았을 때라 삼청교육대들이 옆에서 목봉을 들고 그랬다.
존나 삼엄했지. 걔들 이동할 때는 앞뒤에서 총든 현역들이 지키고....

자대에 도착해서 일년후 전방 철책 투입.
추우니까 5겹 6겹 껴입다 보면 몸 움직이기조차 불편할 정도
요즘 같은 기능성 방한제품이 어디 있나? 핫팩은 나오지도 않았을 때고.
식수, 부식 모두 지게지고 나르고,
그러다 우리 담당하던 철책으로 인민군 군관 하나가 귀순했지.
신중철이라고 나중에 우리 군에서 장교로 근무하기도 했는데...
귀순 다음날 지피로 인민군들이 접근하는 바람에 한바탕 총격전이 벌어진 적도 있었다.
지피 파견나간 애들 모두 포상휴가 ㅋㅋㅋ

요즘애들 군대생활에 비하면 완전 개고생했지.
난 대학다니다 왔지만 3년 만땅 채우고 제대했다.
작업은 또 얼마나 많이 했는지. 삽이 스푼 크기가 되면 제대한단 말도 있었다.
그땐 다들 고생하면서 군대생활했어.
빠따 안맞으면 잠이 안 올 정도로 맞기도 많이 맞았고
그래도 나 있는 동안 우리 연대에서 총기 사고 한번도 없었다.
짬밥도 질이 형편없었고,
요즘엔 별별 급식이 다 나온다고 하던데, 우리 때는 라면, 건빵 뿐이었어.

그래도 제대해서 동기들 만나서 군대 이야기하면 참 즐겁고 그렇다.
군대 안 나온 놈들은 군대 얘기에 끼어들지도 못하지.
남자라면 군대는 꼭 갖다와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에서 사람대접 받아.
그리고 대한민국에 태어난 남자들의 특권이기도 하고.
꼭 군대가고
기왕이면 지원해서 해병대나 특수부대에 가면 더 좋아.
평생 남는 훈장 같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