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갓 입대한지 100일이 넘은 조짬찌지만
이제 막 입대하려는 전우들을 위해 글 몇자 남겨봄


-102보충대

춘천에 있는 102보충대에 가면
처음에 보충대 앞에서 위문공연을 해줌
아마 그때쯤 되면 머릿속이 하얗게 되고 패닉 상태에 걸려서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거임
그거 끝나면 이제 가족들이랑 헤어지고 본격적으로 보충대에 입소하게 됨

첨에 대강당 같은데다가 잔뜩 애들 모아놓고
앞에서 존나 군기를 잡기 시작함
하지만 걱정할건 없음 얼차려 같은건 안주고 그냥 말로만 조짐
(담배를 피다 걸리거나 하지 않는 이상에야 3박4일동안 지내는 102보충대 내에선 얼차려 따윈 없음)

첨에 대강당 같은데서 한 3-4시간 앉혀놓고
뭐 이것저것 조사하고 보급품을 배급해줄건데 이때까지는
내가 군대에 입대했다는 사실이 확 와닿지 않음
그냥 지금 당장이라도 나가서 택시타고 집에 갈 수 잇을 것 같은 느낌이 듬

그렇게 엉덩이가 존나 아리도록 앉아잇다가 어영부영 하루가 지나는데
첫날 저녁밥을 먹고 날이 어두워지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내가 있는곳에 군대구나라는 사실이
확 와닿기 시작하면서 엄마아빠가 보고싶어지고 친구가 그립고 울컥하기 시작함..

옆에 있는 전우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잇음

그렇게 102보충대에서 3박4일을 신체검사하고 보급품 부여받고 하면서 지낼텐데
이 3박4일이 군대에 있으면서 가장 긴 시간들 중 하나일거임..

나같은 경우에는 이 3박4일이 마치 2주, 3주 정도 된 것 처럼 느꼈음...

그러다 3일차에 부대를 배정받을텐데
나 같은 경우에는 1200명 전원 강원도에 있는 부대에 배정받음
왠만하면 102보충대는 그냥 강원도라고 생각하면 됨

자기 훈련소가 102보충대다 그러면 경기도나 후방은 꿈도 꾸지마세요
차라리 기대를 안하는 편이 좋음



-제 1 신교대

자 102보충대에서 자대를 배정받게 되면
해당 부대에 있는 신병교육대로 가게 될텐데 여기서 5주의 시간을 보냄

나 같은 경우에는 강원도 화천에 위치한 메이커 사단에 속하는 모사단으로 배정받았는데
내 경우를 기준으로 말을 해주겠음...

처음 가게 되면 이제 본격적으로 군기를 잡기 시작함
가자마자 역시 대강당 같은데서 소지품 다 까고 불필요한 물품들을 압수하는데
이 물건들은 제 1 신교대를 떠날 때에 받을 수 잇음..

나 같은 경우에는 샴푸, 폼클렌징 다 뺏기고 스킨, 로션 정도만 갖고 있을 수 있었음


훈련은 크게 제식, 사격, 각개전투, 행군 정도로 나눌 수 잇음


*제식

조또 없음 그냥 하면 댐

쉽게 말해서 차려 열중쉬어 좌양좌 우양우 경례  등
군에서 하는 모든 행위들을 다 제식이라 할 수 잇음
보통 첫주에 제식 훈련을 하는데 그렇게 힘든거 없으니 걱정 안해도 됨


*사격

20발 중 12발 이상을 맞춰야 합격할 수 있음
운동신경이 신이 버린 수준이 아니면 누구나 합격하고
1차 합격률은 대충 80% 정도 되는데 걱정하지 마시길 합격할때까지 쏘게 하니까

2주차때 사격을 할텐데 PRI 라고 사격술 예비훈련? 흔히 피나고 알배기고 이가 갈린다 하는데
사실 요즘에는 PRI 정석으로 하지 않음.. 2주차 사격훈련도 조또 없음 안힘듬 걱정하지마셈


*각개전투

각개전투.. 음 힘들다면 힘들다고 할 수 있고 재밌다면 재밌다고 할 수 있는데
쉽게 설명하자면 그냥 전쟁놀이라고 생각하면됨

각개전투 훈련주에서는 종합각개전투를 하기 전 '주간이동기술'이라는 걸 할텐데
제 1 신교대에서 야간행군(장거리행군)과 더불어 유일하게 힘든 훈련임

한마디로 말해서 그날 하루 주구장창 포복만 하는데
팔꿈치랑 무릎 허벅지 안쪽 아작날 각오하셈

사실 주간이동기술 배우는 하루만 버티면 다른 각개전투 훈련과정은 꿀



*행군

자 대망의 행군임
행군은 15km 주간행군과 30km 야간행군으로 나뉨

15km 주간 행군은 그냥 오전에 출발해서 점심먹기 전에 도착하는
그냥 산책 수준의 행군이고 완정군장도 안싸고 단독군장으로 가는 조빱훈련임

근데 문제는 30km 야간행군임
신교대마다 안전상의 이유로 야간에 행군을 하는 대신 주간에 하는 경우도 있음
15km 주간행군과 길이는 두배밖에 차이가 안나지만
이 둘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

그 이유는 바로 30km 야간행군은 완전군장이기 때문...
하지만 걱정할 필요없음 누구나 다 할 수 있음..

지금 자대에 와서 60km 까지 뛰어봐서 30km 는 나한텐 조빱으로 느껴지지만
훈련병들한텐 꽤 고된 훈련이 될거임...... 하지만 왠만하면 다 하니까 걱정하지마세요
아침 먹고 출발해서 저녁먹기 전에 도착함



-제 2 신교대

제 1 신교대를 수료하면 훈련병이라는 타이틀을 벗게 되고
본격적으로 이등병이 됨

하지만 자대에 가기 전에 한가지 관문이 더 남았으니 그게 바로 제 2 신교대임

제 1 신교대에서의 주된 역할이 훈련병들을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제 2 신교대는 어느정도 군인이 된 훈련병들을 좀 더 강도 높은 훈련을 통에 숙달시키는 과정임

여기서는 이제 훈련병이 아니라 '교육생'으로 불리게 됨

말했듯이 제 2 신교대의 훈련은 제 1 신교대보다 확실히 빡세짐
하지만 제 2 신교대를 어렵다고 하지 않는 이유는 제 1 신교대보다 생활에서 더 자유로워짐

조교들은 이제 교육생들이 훈련을 하기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군기만 잡고
휴일에는 누워서 쉴 수 잇을 정도로 생활이 편해짐
훈련도 사실 그렇게 심하게 빡세지지 않음

3주동안 사격, 각개전투, 행군, 체력, 주특기 등의 훈련 과정을 거칠텐데

사격의 경우 20발중 14발 이상 합격, 각개전투는 큰 차이 없고

행군은 40km 산악 행군을 함.. 1신교대에서 했던 행군보다 2-3시간 더 한다고 생각하면 됨.. 하지만 다 할 수 있음

체력은 뜀걸음,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등을 하는데 쉽게 말하면 학창시절 했던 체력장으로 생각하세요

주특기는 자신이 제 1신교대에서 부여받은 직책에 따라 배우게 될텐데
내 경우는 주특기가 K3 기관총수인데 K3 기관총을 쏘고 사용법등을 배웠음 꿀임



뭐 대충 짤막하게 102보충대부터 해서 제1신교대 제2신교대 생활을 말해드렸는데
분명하게 하고 싶은 말은 1,2년전에 비해서 굉장히 굉장히 훈련소 과정이 쉬워졌다는거임
지레 겁먹지 마시고 입대하기 전에 충분히 놀아두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훈련소에 입소하시길 바람...

내가 자대에 12월에 전입했으니 이제 2달째로 접어드는데
그동안 혹한기 등 큰 훈련도 해봤고 자대 생활도 해봤지만
요즘은 선진병영이라고 해서 내무 부조리도 많이 사라지고 선임들이 갈구는 일도 많이 없어짐

다들 걱정하지 마셈
나도 겁 존나 먹고 들어갔는데 들어와보니 별거없음

조짬찌라 뭐 더 말할것도 없는데
그래도 입대를 앞둔 전우들께서 궁금한게 있다면
아는게 별로 없긴 하지만 성심성의껏 답해드리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