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현재 00기계화사단 0여단 0000부대에서 전투정보병(1511)으로 근무하는 현역병이야.

  지금 정기휴가를 나와서 모레 복귀를 앞두고 있지.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내가 현역부사관을 신청했어. 병과는 155 (UAV 운용) 이고 말이지.
  (155에서도 155 - 00 / 00 (운용 / 정비) 로 나뉜다는데 그건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필기, 실기시험은 전부 치뤘고 합격해서 3월 중에 입교할 예정이야. 내가 4월에 상병으로 진급하는데
 쓴물만 쏙 빨고 상병 못 달고 병 생활 마치고 부사관 학교 입교한다 뭐 그런 얘기임.

 
 문제는, 사회에 나와서든 군대 내에서든 부사관을 왜 하냐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모처럼 결심을
 세웠는데 맘이 갈팡질팡해. 더구나 내가 군대를 일찍 간 편은 아니라서 주위에서 걱정하는 사람들 절반,
 잘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절반이야.

 걱정하는 사람들의 의견 대부분은, 사회에 나와서도 할 수 있는 것이 많은데 굳이 20대를 군대에서
 보내서 좋을 것이 뭐가 있겠냐? 하는 부분이야. 차라리 빡세게 공부를 하거나, 돈 때문에 그렇다면
 아르바이트를 해도 부사관 단기를 한다고 쳐도 4년을 일해서 그것보다는 많이 벌겠다 뭐 이런 이야기지.

 반면 잘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부사관 병과 중에서도 나름대로 전문적인 병과를 가게 되어서
 그곳에서 너의 군 관련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겠냐? 아니면 말 그대로 목돈을 모을 수 있는
 혹은 사회와는 다른 젊은 시절 좋은 경험의 기회를 삼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뭐 이런 이야기.

 전자의 경우, 부대 내 동기 및 선임들이 주로 이런 얘기를 했고, 후자의 경우 잘 알고 지내던 처부 간부님이나
 여타 부사관 간부들 혹은 일부 선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결과적으로 일단 내가 하고 싶었기 때문에, 또 지원해서 합격까지 되었고 갈 날만 기다리고 있으므로
 크게 후회는 안 해. 그 동안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여러 사람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부대에 있을 때는 마음 정리를 할 수 있었어. 그런데 휴가를 나와서 친구들이나 알던 지인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니 새로운 국면..? 에 부딪혔다고 해야 하나. 네가 그런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좀 놀랍다는
 반응을 한결같이 보여서 많이 당황스럽네. 겨우 다잡은 마음이 다시 흔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또 모처럼 휴가 나와서 사회 물을 먹다 보니깐, 이게 내가 잘 선택한 건가? 하는 회의감도 많이 들더라고.
 육갤 게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한 사람 살린다치고 한 마디 씩 의견 좀 부탁해도 될까?



 별 시덥잖은 글 읽어줘서 고마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