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징병검사장 갔다왔다.
시간이 11시로 정해져있었었는데 집이 문경이라서 시외버스타고 2시간걸려서 북부정류장 도착했다
죽전역까지 가야되는대 근처에 기차역이 없어서 택시탔더니 5천원나왔다
징병검사장은 외각에 있어서 찾기어려운대 죽전역에서 내려도 내린 직후엔 표지판도 뭣도없고 찾기도 어렵게 돼있었다.
 큰 행사장 같은데 갈때는 사람들이 우루루 다니니까 그냥 따라가면 되는데, 이건 그것도 아니고 택시안탔으면 무지 헤맸을듯

맨처음에 가서 줄서있다보니까, 어떤 아저씨가 와서 스프링책을 보여주면서 숫자를 물어본다. 두세장씩 물어보고 끝...... 그게 색맹검사였다. 그래. 그렇게 나의 첫 검사는 끝난 것이었다.
그 후엔 사진찍고 탈의실 가서 그 주황색 옷으로 좀 갈아입고.... 똑같은 옷 입고 바글바글 모여있는 사람들 보니까 왠지 군대 느낌이 났다.
그리고 내가 사실 히키코모리라 나이개념도 별로 없었는데, 나랑 나이 똑같은 사람들 모여있는거보니 왠지 감개무량.

그 뒤 바로 한게 바로 컴퓨터 방에서 신상, 질병문답, 인성검사, 아이큐테스트를 하는거였다.
역시 전문적인거라 그런건지 인성검사는 인터넷에서 어중이떠중이로 도는거랑은 좀 다른거같다고 해야하나.
문항수도 많고 좀 더 문항들이 섬뜩(?) 했다. 그리고 아이큐테스트는 완전 호구.
이건 아이큐테스트라기보다는 사실 비정상 가려내는게 목적이겠지?
저것들 결과 좀 보고싶었는데 안보여줬다....... 이런거 푸는 동안에 막 아저씨가 설명하고있는데
사람들이 다 나갔다들어왔다 해야하고 아이큐테스트는 특히 시간제한도있어서
뭐 사람들이 그 얘기에 다 집중하기가 힘들지않나한다. 뭐 인성검사 한게 군부대에 다 통보되고
그걸로 관심병사 결정하는거라고 하던데, 왠지 난 그게 좀 협박같이 들리기도 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만화도 틀어주던데, 난 그걸보고 기껏해야 병무청에서 보여주는거니 솔직히 속으로 \'쑈를한다\' 이랬었다. 그런데 진짜 의외였단게 그게 보고나니까 꽤 재밌었단거.......참....... 충격이었다....... 병무청에서 보여주는 만화가 재밌다니..... 이럴수가.

그 뒤에는 다른 방으로 가서 엑스레이 찍고 오줌싸고 피뽑고. 사실 난 소변검사빼고 다 처음해보는거였다.
 특히 피 뽑는거 진짜 하.. 난 진짜 너무 겁나서 어떻게되나했었는데. 크............ 피 처음 뽑아보니까 의외로 아픈건 별로 없는데, 아프다기보다 바늘때문인지 왠지모를 거부함,불쾌감은 꽤 있었다.
헌혈매니아들은 뭐 이걸 맨날 어떻게하는지 모르겠음. 그런 기분을 즐기나?
소변검사는 난 색깔막대에다 하는 줄 알았는데 종이컵에다가 하는거였네.
 아... 솔직히 그런거보면 진짜 너무 괴상한 느낌이 든단말이다.

그런 검사들이 끝나고 다시 컴퓨터실로 돌아와서 나라사랑카드를 만들고 난 뒤인데,
 전부터 몇몇 사람들이 뒤로 불려나가더니만.. 결국에는 나도 불려나갔다.
도대체 뭐지? 내가 사실 나도 몰랐던 병이있나? 했는데,
왠지 뒤에 모인 사람들이 보기에 좀 음...그래서....... 좀 그런 예감이 들더니만............. 역시나 그랬다 ㅡㅡ;;
인성검사가 영 좋지않게 나온 사람들을 따로 부른거였던 것이다.
간이정신진단검사지도 또 풀었다. 근데 그건 원래 풀었던 인성검사에비해 한개도 정밀하거나 그러지않은거같은데 말이야.
중복되는것도 많았고. 거기서 인상적이었던게, 난 안쓰긴 했는데, 뒤에 자기 신상 쓰는 곳에서 \'사회계층\' 이란 항목이 있고 1부터 5까지 중에 선택하는게 있었다는 것이다. 아니 그게 대체 뭐냐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사회계층 대체 몇이야???

그리고서 따로 방에 가서 기다리게되는데, 거기에 독서실 책상에 앉아서 기다려야한다. 독서실 책상은 대체 왜...?

개인면담을 받느라 기다리는건데, 무슨 줄을 슨 것도 아니고 또 한명 들어가면 오질나게 안나와가지고
결국 누가 먼저 들어가나 눈치보고 긴장하고.. 내가 들어갈때도 들어가려던 누군가를 제치고 들어간건데 왠지 좀 미안하네
안그래도 루저들인데 무슨 이런 경쟁까지 시켜야 만족하겠냐 ㅡㅡ

정신과 의사랑 개인면담 받는것도 참 처음이었다. 뭐 사실 기대했던거랑 달리 진짜 별거 없었다.
근데 거기들어가보니까 또 테스트지를 나눠주고 풀라고한다. 결국 인성검사 같은거만 세번 한 셈.
 정작 전에 했던 간이정신진단검사는 별 필요도 없더만. 무슨 돈계산 시키고 상식문제 물어보고 그러던데 지능테스트한건가? 
.
아 그리고 그 의사가 나더러 외출같은건 안하냐고 물어봐서 불꽃축제 같은 행사도 가고 그런다고했더니,
누구랑 같이가냐고해서 혼자 간다고 하니까 피식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신과 의사가 그러면 어떡하냐 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야..... 또 여기서 물어봐보니 인성검사 군부대에 통보도안되고 별 상관도 없다고하네.
뭐야 진짜???? 그렇게 써있는거 컴퓨터에서도 본거같은데. 결국 여하튼 걍 괜찮덴다.

이거 끝나고 다른사람에 비해 무지 늦게 3층으로 올라갔는데, 번호들로 나뉘어진 곳이었다.
또 처음으로 혈압도 재보고, 그리고 대망의 키랑 몸무게도 재보고. 아..ㅜㅜ 이건 절망스러웠다 정말.
그리고 또 다음엔 진단결과에 따라 내가 갈 곳이 숫자 어디어디인지 정해주는데 난 또 정신과 나옴 ㅋㅋㅋㅋ
정신과 뉘앙스때문에 그런지 전에 개인면담떄보다도 되게 기분이 묘했다.
뭐 정작 또 가봤자 하는 것도 없던데. 개인면담 다 해놓고 이제와서 뭘하겠어?
나머지 내과나 이비인후과나 이런데도 갔지만 제대로 검사같은거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랬다.
 이게 뭐야.. 그 뒤 갔던 적성어쩌구는 이름만 듣고 거기서 무슨 보직이 결정되나 하고 바짝 긴장했었는데
 그건 아니고 그냥 별거 아니었다. 보좌관 징병관 이렇게 숫자중에 뒤에 가는 곳들은 죄다 그냥 별볼일 없었던것 같다.
근데 결국 맨처음에 사진은 왜 찍은거야?
그리고 징병신체검사 통보서가 나오고........ 하...... 체중미달 3급..... 난 몸엔 진짜 자신 없었는데.
솔직히 공익이 될거라고 생각이야 했지만 3급 나온걸 보곤 좀 놀랐다.
뭐 어디 디시애들 같은놈들은 공익천지길래 공익되기도 무지 쉬운줄 알았는데 난 그냥 현역 나오네 신검통보서에 딱 현역대상이라고 뜨니까 신기한 감정이 든다.

다 끝나고나면 뭐 타지에 갔으니 모험 좀 해보고 먹을거도 사먹을려는 생각이었는데, 죽전역 근처에 식당같은거 진짜 없었다.
뭐 내가 못찾았을지도 모르지만. 거기 근처에 나라사랑카드에 혜택주는 식당같은거 있으면 잘나갈거같은데....  
아무튼간에 결국 지금까지도 배고프군. 뭐 이러니저러니해도 난 내가 새로운 경험 매니아라서 재밌었던거같긴하다.
군대도 이런 느낌으로 갈수있는거라면 좋을텐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