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세운다 앉아 일어서 앉아 일어서, 구령에 맞춰 행동에 신경쓰고 표정관리 하다보니 어느새 진땀이 흐른다

흰색 벽의 이상한 건물로 중대별로 줄을 세운다. 빌어먹을 앞 뒤 양옆 죄다 모르는 놈들뿐. 시커먼 빡빡이들 사이에 나또한 그들과 다를게없다.

누구와도 말도 섞기 싫다. 아 ㅅ벌 이지꺼리를 700일가까이 해야된다는건가? 하늘을 올려다봐도 사회에서 보던 아름답던 하늘이 아니다....

보급품을 담당하는 병사인듯한 이등병이 우리에게 오라고 손짓을 한다. 포맨의 신용재처럼 생긴 ㅅㄲ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등병 개찌끄레기이지만

훈련병의 눈으로 뽈땐 이등병조차도 5주 훈련을 다 버틴 용사처럼 보이는건 어쩔수가 없다.

양말은 몇켤레, 피복은 하복 몇벌 동복 몇벌, 속옷, 고무링, 전투화, 전투모, 야상, 활동화 등등 보급품들을 받으면서 더블백에 동시에 정리하고 넣고

행여나 빠뜨린게 있나 덜받은게 있나 걱정되지만 다시 까서 정리하고 세볼 시간이 없다. 한번에 받을때 잘받길 바래야지

사이즈는 맞을라나

대충 더블백에 우겨넣고 나니 강당에 죄다 모은다. 한 조교가 앞에 선다. 상병이다. 상병....하 난 언제 상병이되나

조교가 외친다 " 자 지금부터 신속하게 전투복과 전투화 전투모를 착용한다 행동이 느린놈은 얼차려부터 받고 시작한다. 가장 늦은 열놈만 골라낸다

환복 실시! "

하....ㅅㅂ 전투화 끈 이거 운동화처럼 매면되나? 난생 처음보는 신발. 어떻게 매는건지 모르겠다 대강 X자로 묶고 나니 벨트는 또 뭐고 전투복은

뭔 단추가 이리 많냐......팬티와 런닝을 입고 나니 뭐부터 입어야되는건지 이거.....앞의 조교 옷을 눈대중하며 입고 나니 가장 문제되는건

고무링과 전투화....이거 뭐지 어떻게 말아넣은 거지.............  주위를 둘러봐도 하나같이 다 같은 처지라 뭐 컨닝할 것도 없다.

대강대강 우겨넣고 모자를 눌러쓰고 나가니 이런 찐따에 오합지졸도 없다. 180에 66키로 나름 잘빠진 내 몸매도 엉성한 군복과 빵모자 앞에선

무용지물이다. 아.........이렇게 논산 입소대대의 1차 보급품 수령이 완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