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가물가물할정도의 시간이 흘렀지만 군생활은 군생활인지라
아직 생생하게 기억이 남

그중에 갑자기 글을 쓰고싶게끔 만드는건 아침 구보와 주말 체력단련

아침 점호후 상의탈의(때는 11월) . 당직사관의 전체 상의탈의! 라는 말이 들리면 런닝이고 뭐고 다 벗어던져 싸늘한 바람을 느껴야했지

5주차때는 몸에 닿는 군번줄이 그렇게 차가울 수 없더라

뛰어!어이! 가! 그럼 그때부터 분대장의 호각소리에 맞춰 하나 둘 셋 넷 발맞춰서 이동하기

그때당시 구보코스는 워낙 논산의 수용병들이 많다보니 여러 연대나 중대가 같은 코스를 같이 쓸수밖에 없었는데, 수천명이 우르르 구호를 외치며

뛰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윗통을 다 까기때문에 몸좋은놈 몸 비리한놈 돼지 다 구분이 갔지  3KM를 뛰는데 그냥 뛰느냐?

분대장의 구령에 맞춰 입으로는 계속 하나 둘 셋 넷 구호 외치고 군가시키면 군가 하고 박수치라 하면 박수 치고, 한눈팔다가 고꾸라지는 날에는

수십명의 훈련병들에게 물소떼마냥 군화발로 짓밟힐수도 있는 상황이지. 정말 개인적으로 훈련소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이 이 구보였음

뭔가 군인스러운 느낌 남자다운 느낌, 우울한 생각이나 걱정도 뛰는 순간만큼은 떨쳐낼 수 있었기에

주말 체력단련. 좀 쉬어볼까 하면 어김없이 들리는 집합소리. 집합해서 연병장으로 나가면 이어지는 체력단련

쪼그려뛰기, 팔굽혀펴기, 복근단련, 태권도, 복싱(원투), 체조, 등등 체력단련 시간도 정말 체력이 상승되는 것 같아 좋더라

뭔가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때의 호각소리와 열맞춰 이동하던 구보와 구보 코스, 그당시 우리연대 구보코스는 통신대쪽을 돌아서 갔었는데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  학점관리와 시험준비에 너무나도 지친 요즘. 눈을 감으면 나도 모르게 그때로 돌아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