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난 원래 책을 좋아했을뿐더러 도서총판하면 뭔가 책을 많이 다루는 일이라는거는 대충 알고 들어갔는데

그것보다는 그냥 집이랑 가까워서 시작하게 된 알바였어

그런데 딱 가니깐 내가 생각한 아기자기한 서점같은 분위기는 안중에도 없고 그냥 천막같은 막창고에 참고서만 수북수북 쌓여있는

그런 창고였어 이상하다 생각은 했었지만 이미 노예의 깊은 수렁에 빠진 뒤였지

일단 기본 개념이 뭐냐면 지역마다 총판이라고 보급기지 같은 창고가 있는데 ebs나 여타 출판사들이 지역총판들한테서 주문받은 책을 내려보내주는

거야 그럼 총판에서 받아서 역으로 주변 서점들이나 학교 학원 같은곳에 책을 판매하는 시스템이지 뭔가 다단계냄새가 나지 않니

여기 총판안에는 영업사원들이 여럿 있는데 너네들이 학창시절에 많이 봐왔을 그런 사람들이야 에컨데, 무슨 책을 돌린다던가

반에 불쑥불쑥 들어와서 외판원처럼 책에대해서 침이 마르게 역설하는 사람들을 봤을거야 그런데 그건 말라죽어가는 출판사직 영업사원들이 주로 하는

거고 보통 영업사원들은 선생님들과 연줄이 있어서 주로 선생님들을 매수 또는 섭외 또는 지연과 연결되서 그 학교에 자기 총판에서 운영하는

책들을 학년 전체나 일부 반에 채택을 시켜서 책을 대량으로 밀어넣는 말그대로 영업을 하는 사원들이 매출의 주요 관건이지

근데 결론은 뭐냐면 내가 노예로써 4개월동안 한일은 책 다발 수백다발 오는거 쌓고 허물고 옮기고 내보내고 이지랄한것밖에 없음

그런데 돈은 씨발 많이나주기나 하니 돈 100도 안주는 열악한 환경속에서 나는 꾹꾺참고 4개월을 버티어내며 연신 구슬땀을 흘려냈었지

그냥 공부를 열심히 하는수밖에는 달리 방도가 없구나 깨우쳐준 알바였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