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갤에 일기 쓰는거 제가 최초인지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저보다 먼저 시작한 분들이 계시네요? 따라한거 아님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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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피씨방에는 존댓말 써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ㅠㅠ 내 나이가 23인데 이제 반말 들을 나이도 지난거 같은데 말이죠

심지어는 20대 후반~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손놈도 반말을 합니다.

반말까진 그래도 괜찮습니다. 근데 호칭이라도 좀 어떻게 안될까요?

피씨방에서 저의 호칭은 \'야\' 입니다. 다른거 없고 그냥 \'야\' 누가 저 멀리서 \'야~\' 이러면 볼것도 없이 저 부른겁니다.

그래요. 괜찮아요.ㅎ 알바생인데 어쩌겠어요? 손님은 왕이니까요. 700원 짜리 왕ㅎㅎㅎ 저희 피씨방은 시간당 700원 이랍니다.

어제는 어떤 손님이 술에 떡이 되서 들어오셨더군요. 자기가 바다이야기를 하는데(운영 한다는건지 즐긴다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자기가 게임을 즐긴다는거 같습니다.) 뭐 몇억이 어쩌고~~ 하면서 뭐라고 합니다. 그냥 \'네~\' 하면서 하는 얘기 다 들어줬죠. 그러다 갑자기

\'니가 이 피씨방의 홍일점이구나? 뭐 먹고 싶은거 없냐?\'

고 하길래 그냥 없다고 했습니다.

생전 처음보는 사람이 \'뭐 먹고 싶으셈?\' 이라고 물어봤을때 \'카페라떼요\' 이러면 너무 싸구려틱하잖아요.

그리고 홍일점? 설마...... 아니겠지? 하면서 집에와서 찾아봤더니 맞더군요..... 홍일점...... 남자 여럿가운데 여자가 하나일때 쓰는 말.........

이 손님 술이 많이 취했나 봅니다.......

그리고 게임을 시작한 그 손님. 한 30분 정도 게임 하시더니 갑자기 저한테 담배를 사다 달라고ㅡㅡ;

아놔 아무리 알바라도 그렇지 피씨방 알바생한테 담배 사다달라는건 아무래도 너무 한거 같습니다. 저희 피씨방은 커피도 셀프, 물도 셀프, 재떨이도 셀프입니다. 그래도 저는 다 챙겨 줍니다. 왜냐하면 전 친절하니까요. 근데 담배심부름은 진짜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님, 담배 심부름은 안되게...ㅅ\'

\'아니, 지금 말고 있다가\'

\'아뇨 손님. 그게 아니라.....\'

\'아니~~ 있다가 말이야~~~\'

ㅡㅡ; 저도 그냥 있다가 말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카운터에 앉아 썩소를 지으면서 생각했죠. 저 손님은 여기가 게임장인줄 압니다. 여긴 피씨방이지 게임장이 아닌데 말이죠.게임장 알바생들이야 원래 그런일 하고 또, 담배 사다주면 돈 생기니까 가는거고 피씨방 알바는 그게 아니잖아요? 근데 생각해보니 담배 사다주면 돈이 들어올지도 모릅니다. 만 원주면 담배 2500원 이니까 7500원은 제껍니다. 제가 무조건 먹을겁니다.

어서 저한테 담배 심부름 시켰으면 좋겠어요*^-^*

근데 결국 안시키셨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할 일 마저 하고 퇴근시간이 되고 사모님이 출근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엄청 혼났내요ㅠㅠ

정액제로 게임 하시던 손님이 계셨는데, 그거 끝나고 후불로 돌려달라 그래서 제가 바로 후불로 이어지게 바꿔드렸거든요. 근데 몇 분만 더 하셔서 100원이 추가 요금 나왔습니다. 근데 그 분이 \'내일 줄게\' 라고 하면서 붙잡을 새도 없이 휙 나가버리셨어요. 뭐 단골이니까 괜찮겠지~ 했었습니다. 근데 혼나는 이유는 100원 못받아서 그런게 아니라 정액제 끝나면 비회원카드로 후불로 돌려줘야 한다는 겁니다. 1분을 더하더라도 한시간 요금을 받아야 한대요ㅠㅠ

저도 첫날피씨방 관리 프로그램에 대해 배울때 연장 손님 해달란 손님이 있을때는 비회원 카드로 연장 시켜주라고 배우긴 했었습니다. 근데 사모님이 그 프로그램을 잘 모르신다 그러시드라구요. 아무거나 만지면 고장난다 그러고, 메뉴가 뭐가 있는지도 모른다고 하시고..... 전 그래서 비회원카드로 연장 시켜주는게 그냥 단순히 프로그램 기능을 모르셔서 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동안 그렇게 불편하게 하셨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였나봐요.

저도 좀 크게 혼나는 중이라 뭔가 변명할 거리가 필요했는데, \'사모님이 프로그램 사용법을 잘 모르셔서 그 기능에 대해 잘 몰라서 그동안 힘들게 하신거 같아 제가 그 기능을 사용해봤습니다.\' 라는 변명은 생각해보니 말이 안되더라구요. 아무리 프로그램 사용법을 잘 모른다 해도 그렇지 그 자리에서 7년이나 장사 하신 분이나 그런 기능 모를리가 없죠.

그래서 계속 잘못했습니다. 라고만 말씀드리고 혼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짜증내시고 언성 높이시고 표정이 일그러지시는 겁니다. 한 5분정도 혼나고도 점점 심하게 혼내시길래 저도 뭔가 말을 해야 한다는걸 깨달았습니다.

\'다른 피씨방에서 일할때도 다 그렇게 연장 해드렸었고, 제가 다니는 피씨방들은 전부 그렇게 연장을 해주길래 그냥 그렇게 연장해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른데는 다 그렇게 해주길래 여기도 그래도 되는지 알았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 피씨방만 이래요. 너무 인심이 야박한거 아녜요? 몇 분 더한거 같고 한시간 요금을 받아요? 라는 말을 돌려서 말한거죠. 저도 좀 짜증이 났었나 봅니다.

\'맨날 말로만 죄송하다 그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 3일째인데 제가 뭘 또 그렇게 잘못을 했었나요?

그래도 제가 그렇게 말하고 나서 야단맞는건 일단 끝났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피망 게임머니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피망 사이트에서 고스톱 포카 무료머니 충전 쿠폰이 있는데 그게 자꾸 안된다고 손님들이 항의하셨거든요.

\'아~ 몰라 한게임도 안되고 넷마블도 안되.\'

\'저 그리고 xx번 컴퓨터 손님이 안된다 하셔서 제가 확인해보니 하드디스크 인식이 안됩니다.\'

\'그거 컴퓨터 선 빠져서 그런거야\'

헐...... 대체 어떤 선이 빠져야 컴퓨터 전원은 들어오는데 하드디스크 인식이 안되나요........

곧 사장님도 출근하셨습니다.

왜 같이 출근 안하시고 따로 오셨는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들어오시자 마자 사모님한테 물어보셨습니다.

\'사람들이 피망 쿠폰 안된다고 난리여\'

\'그게 안된다고? 그게 왜 안되?\'

ㅡㅡ; 사모님 제가 안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좀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xx야 8시 넘었네? 어여가. 오늘 쉬는 날이지? 좋겠다 야\'

\'네 하하 첫 휴일이네요. 그럼 내일 저녁에 뵙겠습니다.\'

인사를 마치고 피씨방을 나와 집으로 향했습니다.

생각해보니 xx번 컴퓨터 고장난거 사장님한테 말씀드릴걸 그랬어요.

그러고보니 면접 볼때 사장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아줌마 한테 얘기 허지 말고 꼭 나한테 혀~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