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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4월 03일 일기

◀인생게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04.03 18:40:41
조회 90 추천 0 댓글 12

어제 이틀째 아르바이트를 나갔습니다.

뭐 어제와 별다를것 없이 그냥 심심하고 지루하기만 했죠.

그러다보니 잡생각이 많아지죠. 23살인데 여기서 뭐하고 있는걸까? 이제는 알바할 나이가 아니라 직업을 구할때가 아닌가? 지금 하고 있는건 시간낭비가 아닐까? 때려치울까? 어떻게 해야 돈을 많이 빠르게 모을수 있을까? 등등 말이죠.

\'대국굴기\'라는 역사다큐멘터리 책을 갖고 가기는 했는데 처음에만 좀 보고 나중엔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금방 덮어버렸습니다.

이것저것 생각하던 와중에 손님이 계산을 하러 나오셨습니다. 짜증이 섞인 표정으로 5000원짜리를 던져주셨습니다. 거스름돈을 드리고, 인사를 드렸는데 인사도 무시하시고 급하게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전 방금 손님이 나가신 자리를 정리하러 갔고,  자리를 정리하던중 의자에서 지갑을 하나 주웠습니다. 놀라움 보다는 반갑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지갑에 많은 돈이 들어있기만을 바랬었습니다. 지갑을 열어보니 얼추 20~30만원쯤 들어있던것 같았습니다.

카운터로 돌아와 생각을 했죠. 빨리 뛰쳐나가 돌려주기엔 나가고 시간이 좀 흐른 뒤였습니다.

\'금방 나갔으니 다시 찾으러 올거야. 하지만 다시 오지 않으면? 내가 가져도 될까? 알바 하면서 이정도 부수입은 챙겨야지?\'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도 주인에 대한 정보를 캐기 위해 지갑을 뒤졌습니다. 주민등록증이 들어있었고 수많은 명함들과 돈, 국민은행 카드가 들어있었습니다.

당장 눈앞에 주인을 잃어버린돈 수십만원이 놓여있으니 욕심이 생기더군요. 저도 피씨방에서 잃어버린 물건들도 많고 음식점에서 30만원이 들어있던 돈봉투를 두고나와 잃어버린적도 있었습니다. 다음날 찾으러 갔더니 모른다고 해서 못찾았죠.

그동안 제가 잃어버렸던 물건들에 대한 보상(?) 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거 주인 찾아줘도 알아주는이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23년동안 정말 착하게만 살아왔는데 복을 받은적도 없었고, 오히려 불행한 일들만 지금까지 쭉 연달아 일어났었습니다. \'권선징악\'이란 말을 믿기엔 23살이란 나이가 너무 많았죠.

하지만 양심을 져버릴수는 없기에 일단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찾으러 오면 돌려주려구요. 대략 10분정도 기다렸는데 오지 않더군요. 아까 그 손님이 나갈때 표정에 짜증이 섞여있었고, 돈을 주머니에서 꺼낸걸로 보아 지갑을 잃어버린것은 알지만, 다른곳에서 잃어버렸다고 생각할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래도 내일 찾으러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포스트잇에 손님이 두고 가셨다는 표시를 해두고 지갑에 붙였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저는 제가 할 도리를 다했다 여겼죠. 근데 잠시후 이건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1,2천원도 아니고 수십만원인데 저같으면 밤에 잠도 못잘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돈을 갖는다 쳐도 맘편히 쓸수 있을거 같지도 않고, 무엇보다 저도 물건을 많이 잃어버려봤기에 그 심정을 잘 알았으니까요.

그래서 지갑에서 민증에 있는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명함중에서 혹시 같은 이름이 적힌 명함이 있나 찾아봤습니다. \'자기 명함쯤은 들고다니겠지\'란 생각이였습니다. 역시나 그 사람의 명함이 있었습니다. 그냥 자그마한 동네 프린터 가게의 이사였던거 같았습니다.

피씨방 전화로 전화를 걸어서 지갑을 두고 가신거 같다고 했더니 놀라면서 금방 찾으러 오겠다고 했습니다.

10분정도 후 손님이 다시 돌아오셨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만 원을 내미셨습니다. 전 받지 않겠다고 양손을 휘휘 저었습니다만, 카운터에 만원을 딱 두고 급하게 나가셨습니다.

일단 두고 가셨으니 제가 주머니에 챙기기는 했는데 왠지 모를 찝찝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눈 앞에서 뭉칫돈을 놓쳤다는 생각때문이 아니라 내가 이 만 원 받으려고 주인을 찾아준건가? 하는 생각이였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피씨방으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밑에 택시가 기다리고 있어서 빨리 나올수 밖에 없어 감사인사도 제대로 못했다고 정말 고맙다는 감사인사였습니다. 그리고 2~3시간 쯤 지나고 그 손님이 다시 오셔서 카페라떼 두 개를 구입하셔서 하나를 저를 주며 물어보셨습니다. 어떻게 전화번호를 알았냐고. 그래서 대답해 드렸습니다. 남의 지갑을 뒤져선 안되지만 주인을 찾아줘야 겠단 생각에 뒤질수 밖에 없었다고.... 그리고 한 30분 정도 있다가 그냥 나가시더라구요. 아마 어떻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찾았는지 물어보려고 왔었던것 같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더이상 재밌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8시 까지 그냥 심심하게 보냈습니다. 사장님이 출근하셔서 대뜸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손님들이 새로 온 알바생이 청소도 잘하고 밝은 표정으로 인사도 잘한다고 칭찬들을 하신다고

뭐 그럭저럭 괜찮은 하루였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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