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고 있지는 않았고 그냥 서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는 중이었음.

앞머리가 눈을 가리는게 기분이 좋아서(왜 기분 좋은지는 모름) 피식 웃기도 하고
전날 아침에 왔던 귀여운 여고생 생각하면서 웃기도 하고...
전날 밤 온풍기 밑으로 틀었다가 터진 샴페인 생각하면서 웃기도 하고...
                                             (이거 친구 불러서 사달라고 하니깐 사줬음 헤헤)

그러다가 갑자기
손님이 왔음.
하지만 난 대인기피증 기질이 있는 사람이라서
손님 얼굴 안보고 그냥 땅 보고 고개 푹 숙인채로
"어서오세요 패밀리마트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2~3분 정도 흘렀음.
그 손님 너무 삐질 삐질 돌아다니길래
\'뭐지 저 여자......? 물건 훔치는 사람인가?\'라고 생각하려던 찰나에
계산대로 오셨음.

"계산해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그 손님이 사신 스낵면 4개를 찍고 봉투에 넣어드리는데
             (여기는 봉투 무료, 봉파라치 와서 가게에 벌금좀 줬으면.......
                                                 하고 생각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에여ㅑ)

스낵면 4개사는데 신용카드를 꺼내셨음.
솔직히 현금계산보다는 쓱 긁고 싹 서명하는 신용카드가 좋아서
\'오 굿......\'이라고 생각했어여.
현금계산할 때 손님하고 눈 마주치면 저 손 떨림.....
그래서 쉬운 카드를 원하고 있었는데 그 손님께서 카드 주시니깐 좋았음.
카드 긁고 서명 해달라고 말씀드렸음.

한숨한번 쉬더니, 서명하셨는데
한글로 \'태연\'

서명보고 확인 키 누를 때까지의 짧은 시간동안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들었음.
\'와... 요즘 태연이란 이름 가진 여성들 어지간한 스펙아니면 세상살기 힘들텐데.....
........대단하다...서명도 태연이네 그것도 한글로...\'
부터 시작해서
\'뭐야 이여자 왤케 서명을 대놓고 태연으로 하지? 태연하고 동명이인인게 자랑스럽나?\'
까지.....

그리고 카드와 영수증 돌려드릴 때쯤 슬쩍
너무 궁금해서....
평소엔 사람 얼굴 절대 먼저 안보는 저이지만 그래도 너무 궁금해서
슬쩍봤음.

갈색빛을 띤, 길게 약한 웨이브진 머리에
당찬 아가씨 같은 눈이 있었음.

태연크리.......근데 키는 그닥 작지 않았음.
제가 고3 가을에 잰게 178정도인데
별로 작지 않았음 보통 여자애 정도?

진심 슬쩍 한번 더보고
땅 봤음........
귀 빨개지기 전에 나가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고.....
근데 왜 4개만 사가셨을까
소녀시대 내에도 파벌이 있나? 4 V.s 5로?
아니면 4개를 9명이서 같이 먹는걸까?

그리고 소녀시대 팬인 친구에게 전화해서 태연봤다고 난리쳤으나
병신취급만 받음...........
실화라고 하기엔 증거가 없는 슬픈 이야기..




근데 동명이인에 닮은 사람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최근 들고 있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