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 섹스시간 늘리는 조루치료제 등장



최근 유럽발(發) 한 외신이 남성들의 귀를 번쩍 뜨이게 했다. 세계 최초 먹는 조루치료제가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했다는 소식이다.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경구용 조루치료제 `프릴리지`(성분명 다폭세틴)가 그 주인공이다. 임상시험 결과 프릴리지는 사정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평균 2~3배 연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슨앤드존슨의 한국법인인 한국얀센은 올해 중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시판허가를 신청할 계획이어서 이르면 연내 국내에서 `프릴리지` 시판이 가능할 전망이다.

조루는 사정 조절이 안 돼 본인이 원하는 시간이 되기 전에 사정에 도달하는 증상을 말한다. 본인이 원하는 시간이라는 기준 자체가 매우 주관적이어서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대개 삽입 후 1~2분 안에 사정이 일어난다면 조루증으로 분류된다.

삽입 후 1분 안에 사정하는 중증 조루증 환자를 상대로 한 임상시험에서 `다폭세틴 30㎎` 복용 환자들은 평균 2.78분, `60㎎`복용 환자는 3.32분으로 사정 시간이 늘어났다. 성교 시간이 2~3배가 된다는 것은 `삶의 질`을 좌우할 만한 변화다.

프릴리지의 성분인 다폭세틴은 원래 항우울제로 개발되다 용도가 전환됐다. 다폭세틴은 사람의 행복감에 관여하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다폭세틴의 경우 약효지속 시간이 3~5시간에 불과해 우울증 치료제로는 부적합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 이후 주목한 것이 사정억제 기능. 남성은 사정하는 순간 세로토닌이 급속 고갈되는데 다폭세틴이 세로토닌의 고갈을 막아줌으로써 사정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남성들이 의학적 조루 여부와 상관없이 `보다 오래 가는` 섹스를 열망한다는 점에서 조루치료제는 잠재력이 큰 시장인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한국남성들의 `지속시간`에 대한 관심은 유별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6년 실시한 다폭세틴 성분의 임상시험에서 당초 국내에 할당된 임상건수는 200명 규모였으나 신청자가 몰리는 바람에 대만 등 인근 국가에 배정된 임상시험 인원을 한국으로 변경할 정도였다.

그러나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이라는 점, 발기부전치료제의 예에서 보듯 대규모 `블랙마켓`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폭발력이 기대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약 8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노원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