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나도 모르는 날들은 쉼없이 흘러간다.

요즘 매일 버릇처럼 하는 말.

어느 새. 어느 새.

어느 새 24살이다.

어느 새 전역한지 3달이다.

어느 새 하루가 끝났다.

어느 새 일주일이 가버렸다.

어느 새 ....

머리 속에 이 생각 저 생각 많은 건 여전한데..

언제부터 의식없이 지나치고 있었을까.

내 곁에 있는 모두에게 의미를 주자고 했었는데

언제부터 그냥 지나치게 놔두고 있었을까.

정말 멍청하고. 생각없고.

그냥 지나가면 그걸로 끝인거냐 언제부터.

내 시간의 속도가 지닌 무의미함만큼

내 주위의 것들도 하나씩 검정으로, 하양으로, 검정으로, 회색으로. 

떠올려 보면 미칠만큼 끔찍한데

왜 아무렇지 않게. 아니. 생각도 안나는 거지.

굳어가는 걸까.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계속 웃을 수 있을까..?

계속 울 수 있을까..?

왜 이렇게 중요한 물음들을 두고서.

그냥 지나쳐가게 된거지.

결국. 죽어가는 건가. 이렇게. 하나씩 무뎌지면서.

살아있어야 하는데. 반짝반짝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