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물류센터 일용직 갔어
일용직들 남녀포함 15명정도? 서있으니
관리자가 남자들만 나오래
'왜 남자들만 나오라는거지?'의문도 잠시
직원 한명 따라가니깐 빠레뜨 위에 음료수 박스를 선반위에 올리면 된다는거야

'응 이게 그 유명한 까대기인가보다'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음료수 한박스 들었지
은근히 무겁더라? 계산해보니깐 가벼운게 12kg정도고(파워에이드), 무거운게 20~25kg정도임(박카스 100개짜리)

'와 역시 물류 일이 힘들구나'하면서 까대기 치는데
앞에 컨베이어벨트 앞에서 물건에 스티커 붙이는 여자보니깐 힘 존나 빠짐
걔는 8시간 근무 끝날때까지 스티커만 붙이더라

선반에 음료수 박스 올리면서 박스 넘어로 컨베이어벨트가 있거든
남자들만 있는거야
보니깐 음료수가 무거우니깐 그런거 같더라고 ㅋㅋ

땀 뻘뻘흘리면서 점심먹고 근무하는데 관리자가 나한테 오라는거임
갔더니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파지를 주우래
카트에 한가득 담았더니 파지 처리장소에 가야된데
슬렁슬렁 걸어가서 버리는게 은근 꿀이었음

그렇게 1시간 했나?
관리자가 또 오래, 갔더니
파지줍는거 그만하고 다시 까대기 하래
커진 눈으로 얼떨결에'네'라고 대답하고 파지 카트 봤거든
20대 여자가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까대기 치는 와중에 파지카트에 미련이 남아서 힐끗힐끗보니깐 남자 관리자랑 파지줍는 여자애랑 스몰토크까지 ㅋㅋㅋ

난... 더이상 일할 마음이 사라졌어
여자들은 존나 편하게 일하는데, 난 남자라는 이유로 음료수 무거운거 까데기 존나 치면서 왜 나만 힘들어야 하는거지? 똑같은 돈 받자나? 돈을 더 주던가?

그렇게 퇴근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관리자가 연장근무 할거냐고 물어보더라? 몇시간 하냐니깐 2시간이래
시급 1.5배니깐 혹해서 한다했지
한 5분 뒤에 관리자가 오더니 ㅋㅋㅋㅋㅋ
"이건 여기다 적재해야되구요, 저건 여기, 저어건 여기, 저어어어건 여기요, 아 그리고 여기 선반 아래로 들어가서 음료수박스들도 제자리에 정리해 주세요"
"네"라 대답함
그때 저기서 파지 줍는 여자가 설렁설렁 카트 밀고 가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자는 땀 뻘뻘 흘리며 힘든일해야하고, 여자는 땀흘리면 안된다는

이런 풍조를 만든 회사 관리자새키들한테
한방 먹이고 싶었어
하라는거 안하고 화장실가서 거품형비누로 손 박박 닦음.
그리고 관리자한테 가서 말함
"생각이 바껴서 연장 안할게요"
관리자 한숨쉬더라 ㅋㅋㅋ

아마 관리자는 다른 일용직 노동자한테 음료수 까데기 시켰겠지? 아마도 파지 줍는 20대 여자한테는 절대로 안시켰을거야.

누가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