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가속화하면서 대학 재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불경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겨울방학 기간 아르바이트 자리가 크게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안정적인 교내 아르바이트에는 신청자가 대거 몰려 경쟁이 치열하다.

9일 전국 각 대학에 따르면 다음 주 방학하는 대구대에는 지난 한 달 동안 150여건의 겨울방학 아르바이트 구인 요청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정도 줄었다. 경남 창원대 역시 지난달 4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9건에 비해 27%나 감소했으며 계명대는 270여건으로 지난해보다 20% 줄었다.

겨울방학 아르바이트로 이날 현재 10건만 접수된 전남대 관계자는 “지난해는 아르바이트생을 요청한 곳이 대부분 중소기업체였지만 올해는 학원강사 모집이 대부분”이라며 아르바이트도 경제위기에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손인호 계명대 학생진로지원실장은 “불경기로 정식 채용을 기피하는 업체 등에서 모자라는 일자리를 메우기 위해 아르바이트 구인을 요청하는 사례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경북대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0)씨는 “학기말 시험 기간이지만 미리 방학기간 아르바이트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시험을 마다하고 지난달 중순부터 야간 호프집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재학생 위주로 선발, 학비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각 학교에서 마련하는 교내 아르바이트는 대학 입시 못지않을 정도로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모집한 계명대 면학아르바이트에는 일부 학과에서 4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방학 동안 학과 업무를 보조하는 이 아르바이트는 등록금의 30%를 면학장학금으로 지급한다. 이 대학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대거 탈락했다”고 말했다.

계명대 관계자는 “불경기에는 눈높이를 낮춰 다양한 아르바이트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근로 조건과 급여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 = 박천학기자 kobbla@,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