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라이브 선샤인>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노 게임 노 라이프 제로>

...

나는 이런 부류의 영상물이 개봉할 때 마다 찾아와서 덧글들을 살펴보곤 한다.

100개..200개.. 하물며 1천개가 넘어가는 댓글이 달렸더라도 첫 번째 덧글부터 꼼꼼히 살펴보곤 한다.

잘 썩어야 비료라도 된다고 했던가?

아무리 작품이 쓰레기같고, 일말의 가치도 지니지 못할 것 같더라도 작품에 관한 비평들의 합집합과 교집합은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낸다.

이 작품이 쓰레기라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는 일절 배제해도 좋다. 애니메이션은 아직 개봉되지도 않았고, 굳이 찾아서 보지도 않을 것이며 나는 그저 여러분이 만들어 낸 새로운 작품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니까.

그러한 2차 창작물은 나로 하여금 새로운 삶의 활력을 불러 일으킨다.

삶이 우울해질 때, 안 좋은 일이 있었을 때, 내게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해내지 못했을 때, 혹은 나 자신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이러한 작품의 리뷰를 하나씩 보고 있노라면 아이러니하게도 '그래, 이런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그래도 잘 살고 있는거야' 라는 자기 합리화적인 생각으로부터 내면의 자존감을 쌓아 나가기 시작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단연 '최고' 라고 볼 수 있다. 여러분들이 <클라나드>에서 사랑을, <러브 라이브>에서 인생을 배우듯이 나는 <주문은 토끼입니까?> 에서 '아직 내가 밑바닥은 아님'을 배우고 간다.

이런 부류의 작품을 기존과 상이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내가 자칫 이상해 보일 수 있겠지만, 에티켓의 파괴부터 소아성애까지 존중해주는 아량이 넓은 여러분들은 나의 방식쯤 쉽게 존중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에도,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1차 창작물을 만들어 주실 제작자 여러분들과, 2차 창작물을 만들어 주실 내 자신감의 원천이자 각성제이며, 비료이자 반면교사인 방구석의 여러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표하며,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점수를 기분 좋게 쾌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