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미혜, 내가 그 여자를 좋아했던건 2016년 그 여자의 직장 동료였을때 

왜 좋아했을까? 그 여자는 당시 25세로 가장 아름다울 시기였고 생기가 있었지만 남친은 없고 철벽을 치는 어려운 여자였기 때문일까? 

공부를 많이 한 편이라 말을 조리있게 잘하고 뛰어난 모습이 보여서였을까? 

내가 일본 아이돌 오타쿠라 단지 이와타테 사호의 이미지가 겹쳐서였을까? 

그런 사진으로만 보던 일본 아이돌 이미지가 내 현실에서 입체적으로 한국어패치된 목소리와 몸의 온기가 가까이에서 느껴졌기 때문에 그 여자를 좋아했을 것이다 

그때 당시에는 내 몸도 건강했고 성욕도 있었기 때문에 단지 그러한 번식욕, 그런 것 뿐이겠지

얼마 전 번화가 버스정류장에 있을때 채미혜와 재회했다.

하지만 미혜는 나를 알아보지도 못했고 눈을 마주치지도 않았다. 

그럴만도 하다, 당시 나는 100kg 정도 근육이 높은 비율로 섞인 전투돼지 이미지에 신체 비율이 어느 정도 사람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지만

여태까지의 여러 사정과 최근의 질병으로 현재는 68kg의 초췌한 몸에 얼굴의 부종현상으로 비정상적으로 안면이 풍선처럼 크고 이목구비가 이상해보인다. 

몸은 작아졌는데 얼굴은 부어서 더 크고 이전의 정돈된 이목구비가 아닌 다운증후군에 걸린 사람의 외형에 가까우니까 당연히 알아보지 못한다.   

하지만 27세가 된 미혜의 느낌도 이전과는 많이 다르다. 순수해 보이던 검은 생머리와 흰 피부는 적갈색의 염색머리와 보통 한국사람의 피부색(황색)에 가까워졌다. 

밖에선 츄리닝이나 간단한 옷만 입고 다녔는데 이상하게 화려한 격자무늬가 있으면서 치마단은 길어 보수적 느낌을 주는 원피스를 입었다, 신발은 악어가죽으로 만든 것 같은 힐을 신었는데 이 모든 밸런스가 전부 따로 논다. 

그녀의 머리도 27세가 된 그녀의 얼굴도 의상과 신발도 걷는 폼도, 모두 내가 좋아했던 그 과거의 밸런스와는 다른 느낌이다.  

질병으로 초췌해지고 고자가 되어버린 나는 더 이상 그 여자에 대해 성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집착하지 않는다.

인연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망상에 불과했다.   

세상은 변한다 사람의 운명은 불확정성의 원리에 의해 어디로 갈지 모른다. 

인간은 원래 무한한 것에서 잠시 유한한 것이 된 것이고 이 시점에서는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대로 살아가다 죽음이라는 포인트에서 다시 무한한 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그것이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