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대 배치 후에 두 번째인가 세 번째 휴가를 나갈 때 일임. 휴가다 휴가 헤헤헤 하고 있는데, 휴가 날 아침에 갑자기 행정반 맞선임이 묻더라. 너 휴가증 올렸냐고.

머릿속에 번개가 치는 기분이더라. 근데 시발 나는 휴가증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는데 직쌀나게 욕처먹음.

다행히 행정계에 가서 쌍욕을 댓가로 즉석 휴가증을 연성했지. 그렇게 나올 수 있긴 했지만 휴가날 아침부터 기분이 좆같더라. 시발 가르쳐주고 욕이나 하지. 진심 난 그때까지 휴가증 꾸며서 올리는 줄도 몰랐음.

근데 그 때가 태풍 온 날이라서, 기지에 있는 가로수들 다 쓰러지고 난리났더랔. 그나마 그거 보고 '십새끼들아 열심히 복구해라 시발 난 휴가나간당!'하고 나왔던 기억이 난다.

근데 들어와보니까 선임들이 저거저거 개새끼 저거 하면서 날 노려보더라. 알고보니 주변 농가에 지원나가서 개고생했다나… 그리고 단장이 휴가를 하루씩 줬다더라고.

태풍은 아마 곤파스인 듯. 외박 주기가 딱 맞진 않는데 셋째 휴가가 두 주 밀린 거 같음.

2. 때는 바야흐로 2010년 11월. 다들 알다시피 G20이 있던 때였지.

당연히 우리 비행단으로도 국가수반들이 많이 입국해서 우리도 존나게 바빴음. 물론 기무대나 경호처 이런 양반들보다야 널럴한 거라고 봐야겠지마는, 우리도 새벽 서너시에 일어나서 몇시간씩 차에 앉아있고 그랬음. 추운 데 오래 앉아있어서 그랬는가 그 이후로 치질이…

뭐 그렇게 차량 대기만 하는 게 아니라 휴가도 제한됐었음. 근데 휴가가 제한되니까 애들이 레알 미치려고 하더라. 특히 짬 높은 상병장들일수록 심한 느낌.

하튼 그렇게 입출국 다 끝나고 나서 휴가제한도 풀리고 짬순으로 휴가를 나가고 그랬었음.

근데 그러다가 2주 있다가 북한이 연평도에 포탄을 쏴갈기더라. 시발새끼들이.

뉴스 보면서 저 저 저 씨발새끼들… 하고 나서, 머리가 식고 나니까 중대원들이 휴가 얘기를 하더라(나도 그랬고). 하여튼 덕분에 또 휴가제한 당첨. 시이발.

하여튼 북한 이 새끼들은 존나 다각도로 좆같단 말야, 이 시발새끼들.

3. 썰이라고 하긴 좀 별 거 없지만 걍 내 휴가 이야기.

난 일병까진 연가를 거의 안 썼음. 5일도 안 될 걸 아마.

그렇게 연가를 모으고 모아서 상병부터 존나 흥청망청 쓰기 시작했지. 또 우리는 비행지원·비상대기 부서라서 분기에 2박 3일씩 휴가가 나오고 그랬었는데, 이것도 타이밍을 잘 맞춰서 계획을 짰단 말여.

그랬더니 상병 진급하고부턴 3주마다 2박 3일씩 휴가를 나올 수 있더라. 케케케. 그러고도 말년휴가가 꽤 남더라.

일병 때 바짝 아꼈다가 상병장때 나처럼 쓰는 것도 괜찮음. 복귀하는 발걸음도 꽤 가볍다. 들어가도 3주만 있으면 나올 수 있어! 3주만! 하면서 들어갈 수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