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9일.. 진주로 터벅터벅 내려가던 그날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당시 지인의 지인이 같은 748기라고 해서 진주 교육사 정문에서 만나서 같이 들어갔는데 둘다 처음만났는데도 죽이 잘 맞아서 떠들면서 들어갔음

나는 서울부터 신발끈이 풀려있었는데 귀찮아서 끝내 안 메고 있었고

걔도 다 귀찮다며 둘이서 계속 욕하면서 갔음

무튼 연병장에 집합해서 폰을 정지 시키는데 이제 끝인가 싶었음

모래구덩이 전천후로 들어가서 뭐지 한 3시간을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길진 않지만 지금까지 내 군생활중 가장 힘들었던 기간이 바로 전천후에 앉아있던 그 3시간이었다.

무튼 대대분류를 하는데 4대대.. 극혐..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4대대도 지낼만 했다. 3대대 안습..

생활관에 가서 싸제물품 다 정리하고 옆자리 애들이랑 몇마디 하고 초긴장 상태였음

그때 제일 많이 든 생각은 "나는 대체 왜 여기에 있는가.."

가입단 1주는 시간이 정말 안갔다. 날짜를 세려면 끼니수로 세야함. 그리고 윗기수들이 너네랑 마주칠때마다 유 격 유격 가스 가스 가스 이러고 지나갈것인데 너네도 곧 그렇게 된다.

1주차엔 점점 귀향에 대한 생각이 커질텐데 엥간하면 귀향안됨. 나는 진짜 집에 가고 싶어서 혈압 높다고 나대서 혈압검사까지 받았는데 약만주고 귀향 안시킴. 혈압 높은애들 걱정하지마라. 그리고 니가 공익 갈 확실한 뭔가가 있지 않는이상 귀향 안하는게 개이득이다. 버텨라.

무슨 신체검사며 적성검사며 하는데 이때 볼펜 없는애들은 좀 고생할거임. 볼펜 꼭가져가라. 어차피 나중에 주는데 1주차에는 볼펜없다고 조교들이 엄청뭐라함.

이때는 하도 시간이 안 가서 티셔츠 같은 거에 들어있던 두꺼운종이에 스도쿠 만들거나 일기 쓰거나 했음. 그래도 시간은 더럽게 안감 ㅅㅂ 관물함에 보면 두꺼운책 하나랑 얇은 책 하나가 있는데 일단 얇은 책을 열심히 봐라. 필수암기사항 있는데 외워놓으면 나중에 편하다.

시간과 공간의 방에서 무한대기하며 이것저것 하다보면 토요일 입단식이 다가온다. 입단식 연습할때 일단 개털리고 시작한다. 니네가 아무리 잘해도 옆에놈이 실수하기 때문에 털릴수밖에 없음.

그리고 몇가지 팁을 주자면

1. 차렷/열중쉬어 자세는 부동자세이다 그러니까.

2. 안경 올리지 마

3. 코 긁지 마

4. 꼼지락 거리지 마

5. 눈동자 굴리지 마

6. 그냥 움직이지 마

이것만 지키면 기훈단 때 니 혼자 털릴 일은 없음.

지금 4대대는 그래도 대대장님이 짱짱맨이라 편할거다.

안 귀찮으면 이따가 2주차 얘기도 써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