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니들이 급양 안가고싶어도

보통 한기수의 일반특기 최소 40% 최대 60%는 헌방급으로 빠지고 급양은 한기수에 많으면 최대 100명까지 나온다.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하게 됬는데 그 누군가가 니가 될수도있음.

당시 나는 "그래도 군생활 할꺼, 뭔가 남겨갈게 있어야 되지 않겠냐" 하는 이상야릇한 신념으로

사회나가서 한끼 식사하는데 도움이나 될까하는 급양 지원했고 (지금 생각하면 미친짓)

예정대로 급양을 받고 모 비행단에 자대배치를 받게됬다.

첫날에 평생 안입어본 식당 앞치마를 입으니까 참 급양이 된게 실감이났었다.

여튼 막내고 항상 첫이미지가 중요하니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했었다.

근데 문제는 식당 인원에 비해 업무 강도가 너무 심한것.

난 막내랍시고 짬치우고 설거지하고 부식수령 다하고 식당청소하고 삽질하고

하여튼 뭔가 더 많은데 필드위의 박지성마냥 식당을 멀티캐스팅하며 이리저리 캐리했었다.

내가 기훈단 여름군번인데 그 기훈단 6주만에 10kg가 빠졌었는데

엠창 거기 식당서 2주만에 6kg나 빠졌다. 내 이십줄 인생동안 그렇게 단기간내에 그만큼 감량해낸적은 없었다.

힘들어서 뒤질뻔했다. 그렇다고 내가 체중이 넘치는 돼지도 아님.

보통 체중이었는데 무더운 여름날 습기가득한 식당에서 일하니까 노릇노릇 멸치가 되가는것같았다.

하도 몸을 굴려서그런지 기훈단에서 안느껴본 육체의 쇠약함과 뼈가 삭는다는 느낌이 과장이 아니라 문장 그 대로 와닿았고

설상가상으로 몸이 약해져서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 몸살감기가 걸려서 속은 울렁거리고 어질어질한데 

그 와중에 빡쎈 근무를 해냈어야했다. 진심 몸도 안좋은데 과도한 업무를 하자니 그냥 의식을 놓고 쓰러질까 이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그때는 단지, "첫 이미지" 하나때문에 절대 몸살감기 내색하나 안하고 묵묵히 일만했다. 존나 했다.

대체 그떈 무슨 정신력이었는지 모르겠다. 지금 하라고하면 절대 할수없다. 그떄가 내 인생 최고의 정신력 아웃풋이다.

몸살감기는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하면 금방 났지만, 나는 쉴수있는 타이밍이 없었다.

그래서 몸살감기를 일주일을 달고 살았다.

그런데 평소 나를 일 제대로못하냐고 구박하고 닦기만했던 내 맞선임이 갑자기 와서는 안색이 심히 안좋아보이니 의무대를 가라고했다.

그 말을 들었을때, 마음이 울컥해서 조금 울뻔했다.

의무대를 가니까 돌팔이 군의관이 왠일로 흥분을하며 열이 이렇게 심한데 바로 입실을 하는게 어떠냐고 했다.

난 그럴수 없다고했다. 식당에 사람이 얼마 업서여.. 저 빠지면 일이 안돌아갈겁니다...

하지만 군의관은 기어코 식당에 전화를걸어서 양해를 구한다음 날 입실시켰다.

입실해서 링겔주사를 맞았을때.

숨을 고르고 단순히 누워서 쉰다는것에 이렇게 육체적인 안도감이 들고

근무와 시간에서 해방됬다는 사실에 그 1초의 마디마다 행복감이 느껴진적은 처음이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근무에 빠져서 될까하는 정이들기도하였다.

그때 누워서 바라보던 의무대의 푸른 천장은 아직도 잊혀지지 못한다.

-2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