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전에 여기서 많은 도움을 받아서 글 좀 남긴다

일단 여기서 서술하는 내용은 특기에 한해서 이야기하는 "일반적인" 내용들이다. 너가 가는 부대의 부대장, 부서장, 선후임, 크게는 참모총장과 여단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부대 분위기나 훈련 빈도 등 군 생활이 달라져. 참고만 해.

1. 입대 전
방공포를 지원하는 사람들은 공군은 오고 싶은데 점수가 안되는 사람이 대부분이야. 지원하고 나서 합격통지서를 받으면 순간 기쁘다가도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게 될거다. 왜냐면 가산점 20점이 괜히 있는게 아니거든. 특히 훈련소에서 특기학교 가기 전까지 "방포전사", "헬공포" 등의 이야기를 듣게 될거야. 하지만 너무 겁먹진 말고. 물론 타 특기보다는 힘들다.

2. 훈련소
훈련소에서 특기를 결정하는 시험을 치게 되는데, 방공포는 오로지 "기계" 점수만 본다. "전기" 점수는 따로나오니 나처럼 헛질하지 말고 ㅇㅇ;
편한 특기순으로 나열해보자면
장거리 - 단거리유도무기 - 단거리대공무기 - 중거리발사 - 중거리탐지 - 중거리추적
이다. 간혹 발사가 대공보다 편하다는 사람도 있다는데 우리 부대에선 대공이 더 편해. 장거리는 TO 자체가 거의 없다. 안나온다고 봐야지. 아니 진짜 안나온다. 기대를 하지 마. 사실 장거리 특기는 잘 모르겠는데 장거리 특기가 부대로 가서 도서병 한다는 이야기도 들은지라... 참고로 단거리유도무기는 포대 4대 꿀 중 하나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편하고, 단거리대공무기는 중간정도, 중거리는 .... 육군 가는게 나을 수도 있겠다.
점수는 시기에 따라서 다른데 1-2월의 경우 기계 6-7점을 맞아야 단거리유도무기, 4점이 단거리대공무기 특기를 받는다고 한다. 비수기에는 3-4점 맞고도 단거리유도무기를 받을 수 있다고 하네. 막상 훈련소 가면 이런거 모르는 얘들이 은근 많아서 점수 잘받고도 중거리 가는 얘들도 있고 그럼.
기계 시험에 반영되는 과목이 뭔지는 모르겠는데(시험치는 과목이 10개정도 됬던걸로 기억) 기계 시험의 경우에는 이 톱니바퀴가 돌면 다른 톱니바퀴는 어디로 돌까요, 어떤게 가장 빠르게 돌까요, 이걸 돌리면 다음 모양은 어떻게 될까요 등의 IQ 테스트 같은 문제들이 많이 나온다. 참고로 기계과 학생은 이 시험 망쳐도 전공점수 > 적성점수 이기 때문에 프리패스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리고 기훈단 성적이 특기학교에서 자대배치 받을 때 상당히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훈련소에서는 뭐든지 열심히 해라. 평소에 열심히 하면 평가때 당연히 점수 잘받는다. 종평으로 다 조진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족보 없으면 어느 점수 이상으로 좋은 점수 받기 힘들다.

3. 특기학교
훈련소에서 적성점수로 특기를 받고 대구 방포교로 가게 된다. 꿀포교라 소문이 날 정도로 타 특기학교보다 월등히 편하다. 전화, BX, TV, 체련 등이 가능하다. 오전 오후 4시간씩 총 8시간 수업을 듣는다. 여기서도 수많은 시험을 쳐서 성적을 낸 후 자대배치에 반영된다. 여기서도 종평이 점수가 크지만 수업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는 얘들이 종평도 잘침.

만약 네 특기에 10명이 있으면 기훈단 성적으로 1등부터 10등까지 메기고, 특기학교 성적으로 또 메겨서 두 성적을 합친다. 이 등수가 작을수록, 등수가 같으면  특기학교 성적이 좋을수록 우선권을 가진다.

4. 여단
드디어 너의 자대가 결정되었다. 하지만 바로 부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네가 가게 되는 부대가 소속된 여단에서 전입 전 신병교육을 3일간 받게 된다. 나쁘진 않다.

5. 자대
축하한다. 약 10주간의 방황을 거쳐 드디어 정착하게 되었다. 처음 가면 많이 긴장되고 쫄아있을테지만 상상하던 군대와 너무나도 다른 부드러운 분위기에 너도 모르게 긴장이 싹 풀릴 것이다. 물론 이것도 부대마다 다르겠지. 노란견장을 3주간 달고 전입교육을 받으며 부대에 적응하는 기간을 갖게 된다.

자대는
사이트 - 포대 - 비행단
순으로 편하다. 사이트는 단거리 유도무기만 갈 수 있고 중거리는 포대만 가게 된다. 장거리는 패트리어트 포대로 가겠지.
포대의 경우 산 속에 위치하는데 아무래도 계급이 높은 사람들 수가 적겠지. 덕분에 훈련을 비행단에 비해 덜 빡세게 한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꼭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훈련이 빡셀수록 선후임간의 마찰도 크고 악폐습이 잔존해 있다는 것이다. 군생활 해보면 알거야. 그래서인지 들은 바로는 비행단이 포대보다 악폐습이 다 많이 남아있다고 하는데.. 어디까지나 카더라.

중거리 특기는 이 외에도 MCRC나 여단 본부 등으로 가서 근무를 하기도 한다는데 난 중거리가 아니라 모르겠다. 간혹 전입 후에 방공포 특기 중 상황병으로 선출되어 상황실에서 근무하기도 하는데 우리 부대에서는 단대공 - 상황병 - 중거리 정도 난이도 인듯 하다. 이건 부대 내에서 자체적으로 방공포 특기중에서 뽑아가는 거니까 하고싶다고 해서 누구나 하는건 아니야.

위치는 남쪽으로 갈수록 편하고... 단거리는 기상이 안좋을수록 편하고 중거리는 기상이 안좋을수록 힘들다. 뇌우경보 치면 밤중에 올라가서 케이블 분리하고 난리도 아님ㅋㅋㅋㅋ

6. 군 생활
전입하고 나서 후임도 들어오고, 표준화평가도 따고, 작업도 하고, 직무교육도 받으면서 부서에 차츰 적응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퇴근 후 남는 자기시간을 갖게 될거야. 그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 공군갤러리에 항상 올라오는 질문 중 하나가 "언제부터 공부 가능하나요" 식의 질문인데 나는 전입 다음주부터 사지방, 독서실, 체력단련실 다 눈치안보고 썼다. 의지가 있으면 공부 가능하다. 물론 자기 업무를 충분히 숙달하지 못하고 독서실에서 책보고있으면 욕은 엄청 먹겠지. 하지만 아무래도 단체 생활이다 보니 그 공부에만 오로지 집중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끊임없이 방송나오고, 싸이렌 울리면 올라가고, 기상 안좋아도 올라가고. 어쩔 수 없지. 그 외 생활은 부대에서 생활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거야.

요새 군대 많이 좋아졌다. 너무 걱정말고 이양 가는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입대 전에 꼭 군대에서 보낼 2년동안 뭘 해볼지 고민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