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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어학병 준비를 위한 몇 가지 팁

공갤러(121.134) 2024.03.27 18:44:35
조회 556 추천 8 댓글 4


일단 저는 인서울 명문대, 토익 990점 정도의 스펙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어학병 시험에서 최종 합격했습니다.

앞으로 지원하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몇 가지 팁을 공유해 드립니다.



1. 영어 실력과 통역 실력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토익 990이면서 뭔 소리냐 싶으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저는 공군 어학병을 이전에도 지원했으나 떨어진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군대를 가야겠다는 절실함이 부족해서 2차 면접은 별다른 준비 없이, 평소 자부심을 갖고 있던 영어 실력만 믿고 당연히 붙을 거라는 거만한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그런데 번역시험은 생각보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나중에 돌아와야지 하고 넘어갔던 문제로 돌아가지 못했고, 통역 시험은 열심히 받아 적기만 하다가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아 단어 몇 개만 얼버무리고 끝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커트라인보다 10점 가량 낮은 점수로 떨어졌습니다.


모두가 토익 900점 이상의 실력자들이며, 저는 개인적으로 900점에서 990점 사이는 영어 실력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영어를 잘한다고 해서 저처럼 자만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겸손하셔야 합니다.


2. 쫄지 않는다.


그렇다고 쫄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면접이 끝난 직후, 다음 모집을 기다리거나 육군에 입대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망했다고 생각하며 나왔습니다. 통역 문제 첫 두 영한 통역 문제는 내용을 80% 정도밖에 말하지 못했고, 마지막 한영 통역 문제는 맥락상 중요한 단어의 영어 뜻이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아 아예 말하지 못하고 5초 정도 얼버무리다가 말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결과를 보니, 저는 커트라인보다 한참 위의 성적으로 합격했습니다.


제 성적과 순위로 미루어 짐작컨데, 통역을 평가하는 군인 분들께서 제 예상보다 후하게 점수를 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일반적인 학생일 것이라고 저는 장담합니다. 즉, 통역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다 온 분들은 많이 없을 거라는 뜻입니다. 앞서 말했듯, 다들 대동소이한 영어 실력이니 준비량으로 승부 보시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3. 챗GPT를 활용한다.


저는 통역을 연습할 때 뉴스 영상을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짧고 밀도 있는 통역 지문과 뉴스 영상의 보도 방식은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저는 챗GPT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제 통역 연습의 90프로는 챗GPT를 활용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번역은 파파고를 사용했습니다.)


챗 GPT는 음성 기능이 있습니다. 최근 떠들석했던 챗GPT가 탑재된 로봇의 그 자연스러운 말투가 사실은 챗GPT 앱에서 기존에 지원하던 기능입니다. 저는 프롬프트를 직접 만들어서 통역 시험과 비슷한 환경을 재현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항상 말한 그대로 역할을 정확하게 수행해내는 건 아니니, 그럴 때마다 말을 끊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시 알려주면 됩니다. 프롬프트는 다음과 같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 달 결제해서 사용해보니, 통역 연습에서 GPT 3.5와 GPT 4가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 같으니 굳이 GPT 4까지는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I am a student studying English to Korean and Korean to English interpreting.


My goal is to pass an interpreting test, which consists of two English to Korean and one Korean to English questions, all of which are spoken to me. Each question is given a passage of about 40 words in each language, which I must interpret appropriately, i.e. if it is an English passage, I have to interpret it into Korean, and if it is a Korean passage, I have to interpret it into English.


You are my proctor who will provide me with two English to Korean and one English to Korean questions. For each question, you must choose a random topic, generate a passage of 35 to 45 words, and speak it to me slowly. You will not tell me what the topic is explicitly. After each question, I will answer with my interpretation of the given passage you will have provided me. After you listen to my answer, you will move on to the next question. You will repeat this until my answer to the third and final question, after which you should evaluate all of my answers and if they are wrong or insufficient, correct them or recommend a better interpretation to me. After that, you will provide me with model interpretations for each passage.


저는 이렇게 수십번에 걸쳐 연습했습니다.


4. 연습은 수정보완하는 과정이다.


통번역 연습을 계속해서 같은 방식으로 한다면 그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연습은 수정과 보완의 과정입니다. 방금 연습에서 내가 왜 통역을 제대로 못했는지 계속해서 성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처음에 받아 적기에 혈안이 되어 듣고 이해하는 과정을 완전히 생략했습니다. 지문이 끝난 후 통역할 때, 내가 적은 지저분한 노트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를 인지하고는 내용을 모두 받아 적기보다, 최대한 이해하는 방향으로 연습을 수정했습니다. 연습은 이렇게 방금 했던 실수를 인식하고 수정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기억력이 안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잠시 기억력 얘기를 해보자면, 저는 평소 기억력이 나쁜 편입니다. 거기에다가 받아 적기만 하고 있었으니 통역이 잘될 리가 없었죠. 통역 연습을 처음 시작했을 때, 방금 들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아서 연습하다가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꿀팁을 위해 유튜브에 들어가 꿀팁을 찾아보(다가 쇼츠로 새)곤 했습니다.


찾아보던 중 가장 도움이 됐던 팁을 공유해드리자면, 바로 자기에게 맞는 기억 방식을 찾는 것입니다. 저는 줄글은 기억해내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시각적인 자극에 대한 기억은 잘하는 편입니다. 친구가 머리를 잘랏다든지, 렌즈가 바뀌었다든지 하는 건 잘 잡아냅니다. 그래서 저는 지문을 듣고 머릿속에 도식, 또는 그림을 그리는 방향으로 내용을 외우는 연습도 해봤습니다. 아래는 도움이 됐던 영상 링크입니다.


https://youtu.be/cfWK7PCy0_U?si=M0ktuucuNl2s3FMj


 


5. 통번역이 전부가 아니다.


평가는 번역 시험 → 인성 면접 → 통역 시험 순으로 진행됩니다. 여기서 인성 면접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인성 면접에서의 1점과 통번역 시험에서의 1점이 최종합격에 미치는 영향력은 같습니다. 이번 합격 커트라인은 84점이었습니다. 이는 인성 면접에서 만점 받는다는 가정 하에, 통역 부분에서 0점을 받더라도 합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저는 정황상 인성 면접에서도 감점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인성 면접은 통번역만큼이나 철저하고 겸손하게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공군 어학병 면접이기 전에, 공군 및 군인 면접이기 때문에 공군의 핵심가치 등을 암기하는 정도의 노력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다른 예상 문제에 대한 답변을 준비할 때에도 ‘내가 공군의 고위직 면접관이라면 어떤 지원자를 뽑고 싶을까?’를 염두에 두고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가령 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랑스러웠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의 치안을 강조했습니다. 더 적합한 답변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원자의 차별점을 보여줄 만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준비해가시기 바랍니다. 저는 준비해갔으나, 떨렸던 나머지 머릿속이 하얘져 인상깊은 답변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떨려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준비해가시기 바랍니다.


6. 지원 순서


번역 시험은 동시에 진행되지만, 지원서 접수 순으로 면접이 진행됩니다. 빠르게 끝내고 나오고 싶은 분들은 일찍 접수하시고, 가능한 한 나중에 면접을 보고 싶은 분들은 접수 마지막 날에 지원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7. 적절한 영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이제 글 등록하려던 찰나에 번역 시험에서의 PTSD가 떠올라 하나 더 써봅니다. 한영 번역 지문 중 하나에 살면서 영어로 생각해본 적 없는 '반주자'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연주자도 player 정도로밖에 모르는데, 반주자라는 단어가 나와서 당황했습니다. 찾아보니 반주자는 accompanist군요. 이렇게 '아니 이걸 내가 어떻게 알아' 싶은 단어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의미 전달에 최대한 중점을 두고 번역하시면 됩니다. 저는 도저히 모르겠어서 결국 secondary player라고 적었는데, 이제 생각이 드는 더 좋은 방법은 한자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으니, 시간이 충분할 때만 한자 분석을 활용하고, 일단은 참고 정도만 하시기 바랍니다.) 가령 반주자에서 '반'은 동반할 때의 '반'인 것은 추론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동반이 accompany인 것은 알고, 연주자는 player인 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 accompanist는 몰라도 accompanying player 정도로 최대한 비슷하게 쓸 수 있겠죠. 이런 연습을 해도 좋지 않을까 이제 와서 뒤늦게 생각이 듭니다.


그럼 여기까지 읽어주신 어학병을 준비하는 분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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