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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괴담 모음
우리 증조할아버지가 체험한 이야기라고 합니다.타이쇼 시대 이야기라니, 꽤 옛 이야기지요.증조할아버지는 사냥이 취미라, 틈만 나면 사냥을 나서곤 했다고 합니다.멧돼지나 산토끼, 꿩에 이르기까지 온갖 동물들을 잡았던 것 같습니다.엽총 솜씨도 빼어났기에, 같은 사냥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인이었다고 합니다.산이라는 곳은 때때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곤 하는 곳입니다.할아버지는 어릴 적 증조할아버지에게 이런저런 이상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합니다.그리고 나는 또 할아버지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들었죠.이 이야기는 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웠던 이야기입니다.화창하게 개인 5월의 어느날이었습니다.증조할아버지는 엽총을 메고, 평소처럼 혼자 산에 올랐다고 합니다.곁에는 애견 타케루가 함께였습니다.오랜 사냥 경력을 지닌 증조할아버지는 그렇게 혼자 사냥을 나설 때가 많았다고 합니다.그 산에는 증조할아버지가 직접 세운 오두막도 있어, 잡은 사냥감을 거기서 요리해 술안주 삼는 게 가장 큰 낙이었다고 하시네요.그 날은 이른 아침부터 사냥을 시작했지만, 사냥감이 전혀 보이질 않았습니다.날은 어느새 저물어, 산속은 어슴푸레해지고 있었습니다.증조할아버지는 한 시간만 더 찾아보는 생각에 사냥을 계속했다고 합니다.그리고 30분 정도 지나서였습니다.증조할아버지가 오늘 사냥은 공쳤다고 거의 포기할 무렵, 갑자기 눈앞에 큼직한 멧돼지가 나타났습니다.그것도 새끼를 데리고요.증조할아버지는 조용히 총을 겨눠 목덜미를 쏘려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인간을 눈치챘는지 멧돼지는 방향을 휙 바꿔 산길을 뛰어 올라갔습니다.아뿔싸 싶어 곧바로 한 발 쐈지만 아무래도 빗나간 모양입니다.옆에 있던 타케루가 재빨리 멧돼지를 쫓아갑니다.증조할아버지도 열심히 험한 산길을 달려 올라갔습니다.15분 정도 그렇게 따라갔을까요.결국 증조할아버지는 멧돼지 모자를 놓치고 말았답니다.타케루도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저 멀리서 타케루가 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그 소리를 의지해, 증조할아버지는 산길을 질주했습니다.그렇게 10여분을 달려가니, 거기 타케루가 있었습니다.깊은 수풀을 향해 격렬히 짖고 있었습니다.양쪽에 거대한 소나무가 우뚝 솟아 있어, 마치 무슨 입구처럼 보이는 곳이었습니다.증조할아버지는 그 곳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사냥꾼들은 물론이고, 그 지역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암묵적 터부였습니다."절대 들어가면 안 되는 곳."증조할아버지는 어릴 적부터 몇번이고 부모님의 당부를 들었었다고 합니다.[그 안에는 산신님이 계신단다. 멍청하게 들어갔다간 그대로 잡아먹힐거야.]하지만 어째서인지 그 안으로 들어가면, 사냥감이 쏠쏠하게 잡힌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다만 규칙을 깨고 침입한 사냥꾼은 행방불명당한다는 전설도 함께였지요.타케루는 계속 그 수풀 안을 향해 짖고 있습니다.그 멧돼지 모자가 이 근처에 있는 건 틀림 없을 터였습니다.결국 증조할아버지는 유혹에 져, 금단의 땅으로 발을 들여놓았습니다.시간은 오후 5시를 지날 무렵이라 아직 어떻게든 맨눈으로 주변 식별은 가능했지만, 사냥을 하기에는 위험한 수준이었습니다.타케루도 아까 전부터 짖는 걸 멈췄습니다.이제 그만둬야 하나 증조할아버지가 고민하고 있는데, 다시 타케루가 사납게 짖더니 달려나갔습니다.증조할아버지도 그걸 쫓아 50m 가량 달렸다고 합니다.그런데 갑자기 거기서, 타케루가 낑낑대며 납죽 엎드리더니, 위협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고 합니다.드디어 찾아냈다고 생각한 증조할아버지는 앞을 봤습니다.열린 광장 같은 장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거기에는 검은 그림자가 웅크리고 앉아, 무언가를 뜯어먹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숨이 막힐 정도로 심한 짐승 냄새가 주변에 감돌고 있었습니다.증조할아버지는 침을 꿀꺽 삼키며, 한 무릎을 꿇고 엽총을 곁에 두었습니다.멧돼지가 아닌데.증조할아버지는 그렇게 판단했다고 합니다.멧돼지치고는 몸이 너무 가는데다, 털도 그닥 나 있질 않았습니다.늑대인가?순간 그렇게 생각했다고 합니다.하지만 이 산에 늑대가 산다니, 들은 적도, 본 적도 없습니다.자세히 보니 "그것"은 땅에 놓여진, 아까 증조할아버지가 쫓던 새끼 멧돼지를 먹고 있었습니다.사냥감을 빼앗겼다는 사실에 화가 나, 증조할아버지는 엽총을 들고 그 놈을 쏘아버리려 했습니다.하지만 방아쇠에 건 손가락이 움직이질 않았습니다.그 뿐 아니라 온몸이 가위에 눌린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다만 어금니만은, 공포에 질려 덜덜 떨리고 있었다고 합니다.그리고 증조할아버지가 있다는 걸 알아챘는지, "그것"은 식사를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고 합니다.어떻게 봐도 그건 사람 얼굴이었습니다.그것도 2, 3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의 얼굴.키는 고작 150cm 정도로, 표범 같은 몸에 얇게 털이 나 있었습니다.[괴물이다...]증조할아버지의 공포는 극에 달했습니다."그것"은 멧돼지 피로 질척한 입을 혀로 핥으며, 증조할아버지에게 다가왔습니다.잡아먹힐거다.증조할아버지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타케루가 "그것"에게 달려들었습니다.타케루는 "그것"의 오른쪽 앞발을 꽉 물고, 목을 마구 흔들었습니다."그것"은 갓난아이 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왼발로 타케루의 코끝을 세게 긁고 있었습니다.잠시 아연실색에 그걸 멍하니 바라보던 증조할아버지였지만, 문득 정신을 차리니 몸이 움직이더랍니다.곧바로 총을 들고 방아쇠를 당겼습니다.하지만 불발이었습니다.[이럴수가...]증조할아버지는 엽총 손질을 매일 빼놓지 않고 할 뿐더러, 그날 역시 사냥 나서기 전에 총을 점검했던 터였습니다.다시 한 번 방아쇠를 당깁니다.이번에도 불발이었습니다.장전 때문에 증조할아버지가 땀빼는 사이, "그것"은 타케루의 목덜미를 물어뜯기 시작했습니다.타케루가 처절하게 울부짖었습니다.증조할아버지는 그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허리에 차고 있던 칼로 그 놈의 등을 후려쳤습니다.[으으으으으아아아아아...]마치 고양이가 우는 것처럼, "그것"은 울어제꼈습니다.하지만 곧바로 다시 타케루의 목덜미를 물어댑니다.증조할아버지는 다시 칼을 휘둘러, "그것"의 꼬리를 잘라냈다고 합니다.꼬리가 잘린 "그것"은 [아루루루루루루루루루!] 하고 큰 소리로 외치며, 더욱 깊은 수풀 안으로 사라져 갔다고 합니다.증조할아버지는 한동안 그저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하지만 괴로운 듯 내쉬는 타케루의 숨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고 합니다.타케루의 목덜미에는 사람 잇자국을 빼닮은 이빨자국이 잔뜩 찍혀 있었습니다.피가 나기는 해도 그리 상처가 깊지는 않았기에, 증조할아버지는 소독약으로 소독을 하고 옷을 찢어 타케루의 상처를 감싸주었습니다.다행히 증조할아버지도 타케루도 걸을 힘은 남아 있었습니다.우물쭈물대다가는 또 그 놈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증조할아버지는 타케루를 데리고 서둘러 산길을 내려왔습니다.이윽고, 증조할아버지가 지은 오두막이 보입니다.여기서부터 마을까지는 30분도 걸리지 않을 거리입니다.안도한 증조할아버지는 한층 더 걸음을 바삐해 마을로 향했습니다.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건 15분 정도 지나서였습니다.아무래도 같은 길을 빙빙 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그 산은 증조할아버지가 어릴 적부터 놀러다닌 곳이기에, 눈 감고서도 찾아다니는 곳이었습니다.길을 잃을리가 없는데...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여, 증조할아버지는 더욱 걸음을 재촉했다고 합니다.하지만 15분 가량 더 지난 후, 눈 앞에는 아까 그 오두막이 있었습니다.[이 무슨 말도 안되는...]증조할아버지는 혼란한 와중에도, 혹시 아까 그 사건 때문에 충격을 받아 길을 헤맸나 싶어 다시 평소 내려가던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고 합니다.하지만 곧 증조할아버지는 절망하고 말았습니다.아무리 걸어도 결국 오두막으로 돌아오고 마는 것입니다.타케루도 지친지 숨이 가쁘고, 목에 감아준 헝겊은 이미 피로 붉게 젖어 있었습니다.어쩔 수 없다 느낀 증조할아버지는,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고 합니다.오두막 안에 들어서자 시간은 이미 밤 8시를 넘은 후였습니다.갑자기 안도감과 피로감, 공복감이 한번에 몰아쳐 증조할아버지는 바닥에 대자로 뻗어 버렸다고 합니다.그리고 아까 만난 괴물에 대해 생각했습니다.역시 그건 산신님이었던걸까.그렇게 생각하자 몸이 벌벌 떨려, 증조할아버지는 오두막에 뒀던 소주를 꺼내 마시기 시작했습니다.비상식량을 챙겨둔 멧돼지 육포도 꺼냈지만, 영 목으로 넘어가질 않습니다.타케루한테 던져주지 잘 주워먹습니다.오늘은 도저히 못 자겠다.그렇게 생각한 증조할아버지는, 엽총을 곁에 두고 밤을 새우기로 마음 먹었다고 합니다.[끽끽, 끽끽.]무언가를 세게 긁는듯한 소리에, 증조할아버지는 잠에서 깼습니다.피곤하기도 했고 술도 들어갔던 탓에, 어느새인가 잠에 들었던 모양입니다.시계를 보니 이미 새벽 1시가 넘은 때였습니다.[끽끽, 끽끽.]그 소리는 오두막 지붕에서 들려오고 있었습니다.타케루도 눈을 떴는지, 낮게 그르렁거리고 있었습니다.증조할아버지는 무의식 중에 엽총을 손에 쥐었습니다.설마, 그 녀석이 다시 온 건가...하지만 차마 밖에 나가 확인할 용기도 없고, 그저 엽총을 꽉 쥔 채 오두막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고 합니다.그로부터 10여분간, 천장을 손톱으로 세게 긁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허나 이윽고 그것도 그칩니다.증조할아버지에게는 영원히 이어지는 악몽 같은 시간이었습니다.소리는 그쳤지만, 증조할아버지는 천장을 가만히 노려보고 있었습니다.갑자기, 누군가가 중얼거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리...리...]증조할아버지는 공포에 떨면서도 귀를 기울였습니다.갑자기 타케루가 굉장한 기세로 짖기 시작했습니다.그리고 무언가가 오두막 지붕 위를 달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무거운 게 지면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났습니다.타케루는 이제 오두막 입구를 향해 짖기 시작했습니다.[끽끽, 끽끽.]아까 지붕 위에 있던 무언가가, 이제 땅으로 내려와 오두막 입구를 세게 긁고 있는 듯 했습니다.타케루는 꼬리를 둥글게 말고 뒷걸음질치면서도, 용감히 계속 짖고 있습니다.[누, 누구냐!]무심코 증조할아버지는 소리쳤습니다.엽총은 문을 향해 겨눕니다.그러자 세게 긁는 소리는 멎습니다.그리고 이번에는 문 저편에서, 분명히 아이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꼬리, 꼬리.]그 놈이구나!증조할아버지는 공포에 질렀습니다.덜덜 떨리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정신을 잡고, [무슨 일이냐!] 라고 외쳤습니다.타케루는 아직도 계속 짖고 있습니다.[꼬리, 꼬리. 내 꼬리를 돌려다오.]"그것"은 분명히 사람의 말로 그렇게 말했습니다.증조할아버지는 대꾸하지 않고 문을 향해 산탄을 한 방 날렸습니다.[끼야악!]기묘한 비명이 문 저편에서 들려오고, 증조할아버지는 곧이어 2발, 3발 총탄을 날렸습니다.산탄 때문에 문에 뚫린 구멍 너머, 새빨갛게 충혈된 눈이 보였습니다.[꼬리, 꼬리. 내 꼬리를 돌려다오.]마치 어린아이 같은 목소리로, "그것"은 말했습니다.[꼬리 따위 모른다! 돌아가!]증조할아버지는 다시 방아쇠를 당기려 했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았습니다.[꼬리, 꼬리. 내 꼬리를 돌려다오.]"그것"은 망가진 카세트 테이프처럼, 단지 그 말만을 반복했습니다.[모, 모른다! 저리 가, 가라고!][꼬리, 꼬리. 내 꼬리를 돌려다오.]다시 손톱으로 문을 세게 긁으며, "그것"은 문에 뚫린 구멍으로 증조할아버지를 보며 반복해 말했습니다.광분한 새빨간 눈을 한 채요.타케루도 겁에 질렸는지 짖지도 못하고 꼬리를 만 채 움츠러들고 있었습니다.[나는 모른다! 네놈 꼬리 따위 모른다고! 저리 사라지거라!]증조할아버지는 움직이지도 못한 와중에 그저 절규했습니다.그러자 "그것"은 [아니, 네놈이 잘랐다!] 라고 외치며 문을 찢고 안으로 들어왔습니다.그 이후 증조할아버지의 기억은 아주 단편적이라고 합니다.문을 찢고 나타난 아이 얼굴의 괴물.분노가 가득찬 붉게 충혈된 눈.날카로운 그 놈의 발톱.얼굴에 느껴지던 타는 듯한 아픔."그것"을 향해 달려들던 타케루.무아지경에 빠져 산탄총을 난사하던 자신.증조할아버지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마을 병원 침대 위였습니다.사흘간 혼수상태였다는 것이었습니다.증조할아버지는 짐승 발톱 같은 걸로 왼뺨이 찢어져 있었고, 오른쪽 다리는 부러진데다 온몸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다고 합니다.증조할아버지는 마을 사람들에게 그저 [곰에게 습격당했어.] 라고만 말했다고 합니다.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어쩐지 증조할아버지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아차린 듯 했고, 점차 증조할아버지는 마을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되었다고 합니다.결국 증조할아버지는 도쿄로 이주했고, 거기서 생을 마감하셨습니다.이 이야기는 증조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사흘 전, 할아버지에게만 몰래 알려준 이야기라고 합니다.와카야마현 어느 깊은 산 속에서 있었던 일이라면서요.덧붙여 타케루는 마치 증조할아버지를 지키는 듯한 모양새로 증조할아버지 위에 누워 죽어있었다고 합니다.다만... 살과 뼈는 온전히 남아있었지만, 어째서인지 내장만은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진 채였다고 합니다.- 납량특집 2ch 레전드 괴담 - 리얼(リアル)2009/11/24 12:29 뭔가에 씌이거나, 노려지거나, 누가 따라오거나 하면 진짜 좆된다는 걸 가장 먼저 얘기해 둔다.그리고 내 경험담으로 말하자면 한 번이나 두 번 제령 받은 거 가지고 어떻게든 해결되는 경우는 일단 없음.긴 시간에 걸쳐 천천히 침식되니까 제령을 못한다는 경우가 많다고 해.내 경우는 거의 2년 반 쯤.일단 먼저 말해두자면 몸도 다 괜찮고 보통 사람처럼 생활할 수 있어.하지만 유감스럽지만 끝났는지는 알 수 없어.일단은 처음부터 적을게.당시 나는 23살, 회사원 1년차라서 새로운 생활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던 때였어.회사가 작아서 당연히 동기도 몇 명 없었어.그러니 필연적으로 사이가 좋아지지.그 동기 중에 도호쿠지방 출신인 ⓐ라는 놈이 있었는데 이 녀석이 또 여러가지를 알고 있고, 엄청 아는 사람이 많고 그랬단 말이야.그래서, 흔히 [이걸 하면 ××게 된다.], [△△가 온다] 이런 얘기 있잖아?그런 얘기는 거의 구라라고 생각하지만 몇 가지는 진짜로 그렇게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게 있다고 해.그놈이 말하길 뭔가 조건이 몇 가지 있는데, 그게 우연히 모일 경우 일어나는 게 아닐까 그러더라고.내 경우에는 뭐, 장난삼아 한 게 원인이지만.당시 나는 차를 산지 얼 마 안 되었던 때였고 혼자 살기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됐었어.무엇보다 알바랑은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월급이 들어와서 주말에는 미친 듯이 놀았어.8월 초 쯤, 꼬셔서 친해진 애들과 ⓐ, 그리고 나 총 4명이서 이른바 심령스팟이라는 장소에 담력체험을 하러 갔어.그 장소는 확실히 무서웠고, 한기도 들었고, 뭐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딱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뭐, 스릴을 만끽하고 돌아갔어.거기 갔다가 3일 후에 있었던 일이야.당시 회사는 상사가 돌아가 때까지 신입은 돌아갈 수 없다는 암묵의 룰이 있어서 매일 늦게 퇴근하게 됐어.지쳐서 집에 돌아 온 후, 정말 지금 떠올려도 이해를 못하겠는데 방 입구에 있는 전신거울 앞에서 [해선 안 되는 짓] 을 했어.시험해볼까, 이런 생각한 것도 아니고 그냥 문득 떠올랐던 것 같아.조금 더 자세히 설명할게.당시 우리 집은 역에서 걸어서 15분, 4평 정도 되는 원룸이었어.현관에서 들어오면 좁은 복도가 있고 그 앞에 4평짜리 방이 있어.전신거울은 방의 입구, 즉 복도와 방의 경계에 놓여 있어.내가 ⓐ에게 들었던 건 이런 얘기였어.[거울 앞에서 △를 한 채 오른쪽을 보면 ◆가 온다.] 자세는, 약간 인사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이 돼.올 리가 없잖아,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인사를 한 채로 오른쪽을 본 그때였어.방 한가운데쯤에 뭔가 있었어.겉모습은 명백하게 이상했어.아마 160센티 정도 됐던 것 같아.머리는 산발에 허리까지 내려왔었고, 발을 내린 것처럼 얼굴에 덮어져 있었어.아니, 얼굴에는 부적 같은 게 몇 장이나 붙어 있었기 때문에 안 보였어.이름이 뭔진 모르겠지만, 죽은 사람에게 입히는 흰 옷을 입고 있었고 작은 폭으로 좌우로 흔들리고 있었어.그걸 본 나는...굳어버렸어.목소리도 안 나왔고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지만 머리 속은 엄청난 회전수로 돌아가면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상상해 봐.좁은 원룸에, 소리도 없는 방 한 가운데 쯤에 뭔가 있다는 상태를.머리 속에서는 원인을 확실하게 아는데,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이해할 수 없어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어.죄우지간 정상이 아니잖아?불은 켜져 있는데, 오히려 그게 무서운 거야.갑자기 튀어나온 그놈이 보이니까.그놈 주변만 좀 푸르스름하게 보였어.시간이 멈추었다고 착각할 정도로 조용했어.일단 내가 낸 결론은 이거였어.[방에서 나가자.] 바로 옆에 있는 구두를 나는 어째선지 천천히, 신중하게 들었어.그놈한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눈을 떼면 좆될 거라고 느꼈으니까.슬그머니 복도의 반 쯤 (그냥 걸어가면 세 걸음 정도이지만 상당히 시간이 걸렸어)을 지난 부근에서 몸을 좌우로 움직이던 그놈 움직임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어.그와 동시에 뭔가 신음 소리 같은 걸 내기 시작했어.그 후 어떻게 됐는지는 사실 잘 기억이 안 나.정신을 차리니 역 앞 편의점에 들어와 있었어.2009/11/26 23:58 어쨌든 사람이 있는 편의점에 도착해서 안심했어.하지만 머리 속은 여전히 혼란스러워서 [뭐였던 거야 그거.] 이런 분노와 비슷한 감정과 [문 안 잠갔는데.] 이런 식으로 이상하게 침착한 내가 있었어.결국 그날은 집에 돌아갈 용기가 없어서 밤새도록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침이 오기를 기다렸어.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했을 무렵, 나는 두려움에 떨며 방문을 열었어.다행이다.사라졌어.방에 들어가기 전에 한 번 더 밖에 나가서 캔커피를 마시면서 담배를 피웠어.실은 아무것도 없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진짜로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으니까.날이 밝기도 했고 이미 놈이 사라졌기 때문에 좀 여유가 생겼던 거야.그래서 아까보다는 조금 대담하게 방에 들어갔어.[좋아, 없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커튼이 쳐져 있었기 때문에 어스름한 방에 불을 켰어.그러자 어젯밤의 사건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어.어제, 그놈이 있었던 곳 주변 바닥에 엄청난 냄새를 풍기는 진흙(아마 진흙이라고 추정)이, 그것도 발자국 레벨을 넘은 양이 남아 있었어.일어난 일을 사실로 재인식하기까지, 시간은 그리 걸리지 않았어.팟, 하고 깨닫고 더욱 패닉 상태가 됐는데 ...나, 불 안 껐었어...하하.스위치를 켠 왼손을 보니, 스위치에도 진흙이 묻어 있었어.잠시 동안 흐리멍텅한 기분에 휩싸였지만, 나가버린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어.뭐, 이런 게 AB형인 내 전형적인 점인데 그런 상태에서도 진흙을 청소하고 샤워를 하고 출근했어.냄새가 없어지질 않아서 존나 열받았는데 이건 이거대로 큰 문제지만 회사를 쉬는 것도 중대사였으니 말이야.회사에 도착하자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 기다리고 있었어.나는 어떻게든 ⓐ와 얘기할 시간을 노렸어.사건의 발단에 관련된 ⓐ한테서 어떻게든 정보를 얻기 위해서.점심시간이 되자 드디어 얘기를 하는데 성공했어.아래에 쓴 게 나랑 ⓐ의 대화야.나[전에 얘기했던『△하면 ◆가 온다』라는 얘기 있었잖아, 어제 그거 했는데 왔어.] ⓐ[뭐? 뭔소리래?] 나[그러니까, 진짜 뭔가가 나왔다니까!] ⓐ[아~네네, 쿠퍼액이 나오셨구나.] 나[야, 웃기지 마, 위험한 게 나왔다고.] ⓐ[뭔 소린지 모르겠어!] 나[나도 모른다고!!] 안되겠다, 끝이 안 나.ⓐ를 믿게 만들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이 안 되기 때문에 나는 차례대로 어제 일어난 일을 설명했어.처음엔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도 드디어 반신반의하는 상태가 됐어.그래서 일이 끝나고 내 방에 가서 확인하기로 했어.밤 10시, 다행히 빨리 회사에서 나올 수 있었던 ⓐ와 나는 집에 도착했어.문을 연 순간 오늘 아침 맡은 악취가 코를 찔렀어.꽉 닫아둔 방의 열기와 함께, 정말 냄새가 덤벼 들었어.돌아가는 길에도 집요할 정도로 설명을 나에게 들은 ⓐ는 한마디 중얼거렸어.[....진짜야?] 믿은 것 같아.문제는 ⓐ가 어떠한 해결책을 내줄지였는데, 소망하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일단 제령을 받는 편이 좋다는 것과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그놈은 도망치듯 돌아갔어.예상대로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었지만 나는 놈의 마당발에 기대를 걸었어.냄새나는 곳에 있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그날은 캡슐 호텔에서 묵었어.오늘 밤에도 그게 나오면 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게 본심이야.다음 날, 일단 근처 절에 갔어.솔직히 회사가 중요한 상황이 아니잖아.스님께 얘기를 하니, [전문이 아니라서 모르겠어요~얼마간 쉬면 어떨까요, 분명 기분탓일겁니다.] 이런 태평스러운 대답이 돌아왔어.더러운 세상.그날은 도시에서 유명한 절과 신사를 몇 곳 돌아다녔지만 전부 별반 차이가 없었어.지쳐버린 나는 사이타마에 있는 친가에 내려갔어.정확히는 외할머니가 신세를 지고 있는 S선생이라는 여승에게 상담을 하고 싶었어.솔직히 말하자면 그 사람 말고 제대로 내 얘기를 들어줄 만한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던 것 뿐이야.여기서 S선생이라는 인물을 소개할게.어머니는 나가사키 현 출신으로 당연히 할머니도 나가사키에 있어.할머니는 전쟁 경험으로 인해 신실한 불교신자였어.S선생은 그 할머니가 1주일에 한 번 가는 자택 겸 절의 주지스님이었어.나도 몇 번 정도 만난 적이 있었어.자세히는 모르지만 교파의 이름은 교과서에 오를 정도였으니 사이비나 영능력자 따위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제대로 된 부처님을 모시는 분이야.인품은 온후하고 침착하고 상냥한 말투야.내가 중학교에 입학할 쯤 아버지가 땅을 사고 집을 세우게 됐었거든.그때 지진제라고 하나? 아무튼 그 땅에 제령을 받았어.지진제를 하고 1주일 후, 나가사키에 사는 할머니한테서 땅이 좋지 않으니 S선생님이 제령하러 간다는 전화가 왔었어.당연히 어머님은 벌써 했는데 왜하냐고 했대.그러자 할머니가 이랬다는 거야.「그래도 S선생이 아직 남아있다고 하싰다.」 즉, 내가 아는 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인물일 가능성이 높은 게 S선생이었어.날도 저물기 시작해, 사이타마의 친가 근처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을 쯤에는 밤 9시가 되기 조금 전이었어.도내와는 달리 공장밖에 없는 마을이라서 밤 9시밖에 안돼도 인기척은 없어.버스 정류장에서 친가까지 약 20분 정도.빠른 걸음으로 걸었어.인기척이 없는 어두운 길을 가로등이 규칙적으로 나란히 서 있었어.내심 그저께 일이 플래시백 되기 시작해서 꽤 두려웠는데 다행히도 그놈은 나타나지 않았어.근데 밤이 돼서 쌀쌀해진 탓일까, 나는 내 몸의 이변에 눈치를 챘어.아무리 생각해도 목 아래 부근이 뜨거워.이해가 잘 안될지도 모르지만, 예를 들자면 목에 끈이 감겨서 좌우로 끌리고 있는 듯한 느낌.목에 손을 대보고 한기가 들었어.뜨거워.목만 뜨거워.게다가 따끔거리기 시작하는 거야.아무리 생각해도 발진 같은 게 셍긴 느낌이 들었어.걷고만 있을 수 없게 친가까지 전속력으로 달렸어.숨을 헐떡이며 친가의 현관을 열자 어머니가 마침 전화를 끊는 참이었어.그리고 내 얼굴을 보자마자 이렇게 말했어.[아, 너. 나가사키의 할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걱정이래.S선생님이 네가 안 좋은 일을 겪고 있으니 이쪽으로 오라고 하셨대.너 무슨 일 저지른 거야?어머 세상에, 너 목 주변이 왜 그래?!] 어머니께 대답하기 전에 현관 거울을 봤어.그놈이 올지도 모른단 생각은 안 했었지....어째선지는 모르겠지만.그러자 목 주변 아랫부분에 꼭 밧줄이라 감겨져 있는 것처럼 훌륭한 빨간 선이 나 있었어.가까이서 보니까 옅은 발진이 선명하게 생긴 상태라 아무리 나라도 작게 몸이 떨렸어.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어머니에게도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고 계단을 뛰어 올라가서 어머니 방에 있는 작은 불상 앞에서 계속 나무아비타불을 외웠어.그거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내가 걱정된 아버지가 왜 그러냐고 소리를 지르며 달려왔어.어머니는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고 할머니에게 전화를 하고 있었어.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어.울고 계셨어.도망칠 곳은 없다고, 무서운 일이 벌어졌다고, 이 때 겨우 이해했어....친가로 내려가, 내가 놓여진 상황을 이해하고 3일이 지났어.정신적으로 내몰린 탓인지, 아니면 어떤 방법으로든 그놈이 날 그렇게 만든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2일간 고열이 나서 고생했어.목에서 이상할 정도로 땀이 나더니 2일째 낮에는 피가 맺히기 시작했어.3일째 아침에는 목에서 피가 멎기 시작했어.원래 맺힌 정도였으니까.열도 미열 정도까지 내려가서, 조금은 진정됐어.그런데 목 주변이 이상하게 간지러웠어.따끔따끔하고 아프면서 가려워.베개나 이불, 타올 같은 게 닿으면 옅게 날카로운 아픔이 느껴졌어.피가 났었으니까 딱지가 생겨서 아픈 거라 생각하고 일부러 만지지 않도록 했어.이불 속에 들어가서 해질녘까지 신경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화장실에 갔을 때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거울을 봤어.거울 같은 건 보고 싶지도 않은데, 나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내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던 거야.거울은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을 비추고 있었어.목에 생긴 불그스름한 건 완전히 나았어.그 대신 발진이 커진 상태였어.지금도 떠올릴 때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기분이 나쁘지만 굳이 세세한 묘사를 하게 해줘.기분 나빠하진 말아 줘.원래 목을 두르고 있던 선의 두께는 1cm 정도였어.그게 새빨갛게 변했고 원래 꽤 흰 피부인 내 피부랑 대비되어서 꼭 빨간 끈이 감겨 있는 것처럼 보였어.이게 3일 전 일이야.눈 앞에 있는 거울에 보이는 나한테는 고름이 고여 있었어.....아니, 정확하진 않네.정확하게는 빨간 선을 만들던 발진에는 고름이 고여 있었고 꼭 존나 큰 여드름이 드글거리는 것 같았어.그 대부분에 고름이 고여 있었고 너무나도 역겹고 기분이 나빠서 그 자리에서 토했어.깨끗한 물로 목을 씻고 어머니께 연고를 빌려 그걸 바르고 울면서 이불로 돌아갔어.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오직, [왜 나인거야.] 이 분노 뿐이었어.울다 지쳤을 쯤 휴대폰이 울렸어.ⓐ한테서 온 전화였어.이럴 땐 정말 사소한 거라도 희망이란 건 엄청난 에너지가 되더라.솔직히, 이렇게 기쁜 전화는 지금까지 없었어.나[여보세요.] ⓐ「오오~괜찮아?!」 나[아니..괜찮을 리가 없잖아...] ⓐ「아-역시 위험해?」 나[위험한 정도가 아니라고, 하아...근데 뭐라도 정보는 없어?] ⓐ「응, 현지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말이야~아는 놈이 없어서...미안하다.」 나[아-, 그래서?] 솔직히 ⓐ 나름대로 여러가지를 알아봐 줬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 당시의 나는 상대를 배려할 여유 같은 건 없었으니까, 상당히 자기 중심적인 말투로 들리겠지.ⓐ「아니, 그 대신, 친구 아는 사람 중에 그런 종류에 강한 사람이 있어서 말이야~ 소개해줄 수 있다는데, 돈이 필요하대...」 나[!?돈 받는 거야?] ⓐ「응, 그런 거 같아...어떡할래?」 나[얼마나 드는데?] ⓐ「아는 사람 얘기로는, 일단은 50만 정도라고 해...」 나[50만~?!] *50만엔 : 한화로 약 500만원 당시 나에게 있어서 일을 하고 있다고는 해도 50만이라니 낼 수 있을 리가 없는 금액이었어.돈이 없었지만 공포와 괴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면...선택지는 없었어.나[..알았어. 언제 소개 해줄래?] ⓐ「그 사람, 지금 군마에 있대, 아는 사람에게 물어 볼 테니까, 조금 기다려봐.」 2009/11/29 19:57 얘기가 좀 과거로 돌아가는데 내가 불상 앞에서 나무아비타불을 반복해서 외우고 있었을 때 어머니는 할머니께 전화를 걸고 계셨고 얘기를 들은 할머니는 바로 S선생님께 상담을 받으러 갔어.(상담이라기보단 도와달라고 부탁하러 갔다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S선생님이 와 주시기로 했어.그런데 S선생님도 바쁘시고, 무엇보다도 고령이야.이쪽에 오는 건 3주 후로 정해졌어.즉 그 3주간은 불안과, 공포와,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을 겪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어.그런 상황이니 조금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어.ⓐ가 밤 11시 넘었을 쯤 다시 전화를 했어.ⓐ「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아는 사람에게 얘기를 하니 연락을 해 줘서, 내일 가 준대.」 나[내일?] ⓐ「거야, 내일 일요일이잖아?」 그렇구나, 어느새 그것을 보고 5일이 지났구나.신기하게도 회사 일은 까먹고 있었어.나[알았어. 고마워, 우리집까지 와 주는 거야?] ⓐ「집까지 간대, 차 타고 간다니까 주소를 메일로 보내 줘.」 나[넌 어떡할 거야? 와 줬음 하는데.] ⓐ「갈게 갈게」 나[돈, 나중에 내도 되려나?] ⓐ「아마 괜찮지 않을까?」 나[알았어. 근처에 도착하면 전화해.] 그날 밤, 꿈을 꿨어.자고 있는 내 옆에 흰 일본 전통 복장을 입은 젊은 여자가 정좌를 하고 앉아 있었어.내가 눈치를 채자 *미츠유비를 하고 깊숙이 고개를 숙인 후 방에서 나갔어.방에서 나가기 전에 다시 한 번 깊숙이 머리를 숙였어.이 꿈이 그놈이랑 관련이 있는지는 몰랐지만.*미츠유비 엄지, 검지, 중지 세 손가락을 짚고 공손히 절을 하는 일본 에절 다음 날, 낮에 ⓐ한테서 연락이 와서 전화로 유도를 한 뒤 마중을 나갔어.온 사람은 ⓐ랑 걔 친구.그리고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가 왔어.일반인처럼은 안 보였어.양아치 같은 느낌이 들고, 무슨 일을 하는지 상상도 가지 않았어.내가 제대로 설명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님이 의아해 하셨어.일단 틀림없이 가명이라고 생각되지만 남자는 하야시라고 자신을 소개했어.하야시 [T군의 이야기는 친구분께 들었어요. 정말 귀찮게 되었네요.] (이제와서 얘기해서 미안하지만 T라는 건 나, 대화 중에 나오는 친구분이라는 건 ⓐ라고 생각하고 읽어줘) 아버지[그래서, 하야시 씨는 무슨 관련으로 오신 겁니까?] 하야시[아니 그게, 이건 이젠 초보자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겁니다.아버님, 아시겠어요? 믿기지 않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T군, 위험하다구요?그래서 ⓐ가 친구인 T군이 위험하니 도와 달라고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어머니[T는 위험한 건가요?] 하야시[아니 그게 말이죠, 저도 꽤나 이런 걸 겪었지만 이렇게 심한 건 처음 봅니다.이 방 가득 나쁜 기운이 충만해 있어요.] 아버지[...실례합니다만, 하야시씨의 직업을 여쭈어봐도 되곘습니까?] 하야시[아~신경 쓰입니까? 뭐, 거야 갑자기 와서 이런 얘기를 하면 수상하게 보이겠지요.그래도 말입니다, 제대로 제령을 하고 주변을 정화하지 않으면, T군은 정말로 끌려 가버립니다?] 어머니[저, 하야시씨께 부탁 드려도 되나요?] 하야시[거야 뭐, 맡겨주신다면야. 이런 건 저 같은 전문가가 아니면 안되니 말이지요.단지 말입니다 어머님, 저도 리스크가 있으니 말이죠.조금 쥐어주시지 않으면, 좀 그렇지요.무슨 뜻인지 아시죠?] 아버지[얼마를 내면 됩니까?] 하야시[그렇네요~뭐 *200은 받아야...] (200만엔, 한국돈으로 약 2천만원) 아버지[엄청 비싸구만?!] 하야시[지금도 ⓐ가 친구를 도와달라고 하기에 일부러 시간을 내러 온 거라고요?싫으시다면, 전 별로 상관없으니까요~ 그래도 겨우 2백만으로 T군을 살릴 수 있다면 싼 편이라고 생각됩니다만.] 하야시[게다가, T군도 절에 갔지만 상대도 해주지 않았잖아요?이런 걸 아는 사람은 극소수라고요. 다시 처음부터 찾아 다닐 겁니까?] 나는 입을 다물고 듣고 있었어.아무리 그래도 200만이란 말을 들었을 때는 ⓐ을 쳐다봤는데 ⓐ도 곤란한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어.결국 아버지도 어머니도 알 수 없는 일에 그 이상 의견을 말할 수 있을 리도 없고 할 수 없이 맡기기로 했어.하야시는 바로 그날 밤 제령을 하겠다고 했어.준비를 한다고 하면서 한 번 밖을 나갔어.(나가면서 부모님께 준비에 드는 돈을 받아 갔어.) 해질녘이 되어 돌아와선 양초를 세우고 부적 같은 종이를 온 방안에 붙이고 무릎 옆에 수정 구슬을 놓고 염주를 쥐고, 일본주라고 추정되는 술을 잔에 따랐어.그러자 뭔가 그럴싸해지더라.하야시[T군, 지금부터 제령을 할 테니까. 이걸로 이제 괜찮을 테니까.아버님, 어머님, 죄송합니다만 일단 집에서 나가 주시겠습니까?어쩌면 령이 두 분께 붙을 수도 있으니.] 부모님은 부득이하게 밖에 있는 차 안에서 대기를 하게 됐고 해가 지고, 주변이 어두워졌을 쯤 제령이 시작됐어.하야시는 불경 같은 걸 외우면서 일정한 타이밍으로 잔에 손가락을 넣고 내게 손가락에 묻은 술을 뿌렸어.제령이 시작되고 시간이 상당히 지났어.그러자 불경을 외우는 목소리가 띄엄띄엄 들리기 시작했어.눈을 감고 있었기 때문에 기분 나쁜 분위기와 조금씩 이상해져 가는 불경만이 내가 알 수 있는 전부였어.처음엔 눈치를 못 챘는데 목이 이상하게 아프더라.가려움을 넘어서서 확실하게 아픔이 느껴졌어.눈을 뜨지 않기 위해 아픔을 토하듯 이를 꽉 물고 있자, 불경이 멈췄어.그런데 이상해.잘 모르겠지만 불경이 애매한 부분에서 끝난 것처럼 느껴졌고 끝났는데도 아무런 말도 걸지를 않았어.무엇보다도 목의 아픔은 전혀 사라지지를 않고 오히려 심해지는 거야.한기도 느껴지고, 무언가가 이불 위로 올라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눈을 뜨면 안 돼.그것만은 절대 해선 안 돼.알고는 있었지만.....뜨고 말았어.눈을 뜨자 끔찍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어.하야시는 이불에 누워 있는 내 오른손 쪽에 앉아서 불경을 외우고 있었는데 하야시와 마주 보는 것처럼 날 사이에 두고 그놈이 정좌를 하고 앉아 있었어.무릎 위에 손을 올리고, 상반신만 쭉 늘여 하야시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어.하야시의 얼굴과 그놈 얼굴 사이의 간격은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 밖에 안 됐어.신기하단 듯이 얼굴을 비스듬히 하고는 올빼미마냥 미세하게 얼굴을 움직이고 알아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작게 중얼거리면서 하야시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어.지금 생각해보면 하야시한테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었던 걸지도 몰라.하야시는 살짝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아래로 둔 채 눈도 깜빡이지 않았고 입은 칠칠치 못하게 벌린 채 침을 흘리고 있었어.조금 얼굴이 웃은 것처럼 보였어.이따금 작게 끄덕였어.나는 눈을 깜빡이는 것도 잊고 응시하고 있었어.그러자 갑자기 그놈 목 움직임을 멈췄어.그리고 그 다음, 그 얼굴이 내 쪽을 봤어.나는 서둘러 눈을 꽉 감고 이불을 덮어쓴 채 계속 나무아비타불을 외웠어.내 얼굴 바로 앞에서 그놈이 올빼미먀냥 얼굴을 움직이고 있는 광경이 눈꺼풀 위에 떠올랐어.무서웠어.덜그덕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어.하야시가 도망친 것 같았어.나는 너무 무서워서 계속 이불 속에 있었어.부모님이 오시고 불을 켜고 이불을 들추었을 때, 이불 속에는 둥그렇게 몸이 굳은 내가 있었다고 해.하야시는 부모님을 쳐다도 안 보고 차에 뛰어들어, 기다리고 있던 ⓐ와 ⓐ의 친구와 함께 어디론가로 사라졌어.나중에 ⓐ에게 들은 얘기론 [출발해] 라는 말만 계속 했다고 해.해결이 되긴 커녕 더욱 더 나쁜 상황이 되어버린 나에겐 3주 후에 오실 S선생님을 기다릴 여유 따윈 남아있지 않았어.2009/12/05 11:03 놈을 다시 마주하고 4일이 지났어.당연한 걸지도 모르지만 목은 상당히 좋아졌어.아직 멍은 남아있었지만 확실히 체력은 회복됐어.열도 내려갔고 이젠 몸에는 문제가 없었어.하지만 그건 신체적인 얘기만 해당될 뿐, 나는 아침이고 밤이고 상관없이 두려움에 떨었어.언제 어디에서 그놈이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잠들지 못하는 밤이 계속되어, 밥도 거의 먹지 못하고 언제나 주변 기척을 살피고 있었어.겨우 10일 만에 내 얼굴은 상당히 변해버린 것 같아.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린 내겐 더 이상 시간이 없었어.당연히 정상적인 회사 생활 같은 건 할 수 있을 리도 없고 부모님에게 연락을 해달라고 부탁해서 회사를 그만뒀어.(이것도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연락을 했을 때 꽤 빈정댔다더라) 아무튼 모든 게 무서워서, 빨랫감이나 집 창문에서 보이는 나뭇가지가 흔들린 것만으로도 어쩌면 그놈이 온 게 아닐까, 하며 혼자 두려워했어.S선생님이 오시기까진, 아직 2주 정도가 남은 상황이고 나에겐 너무 긴 시간이었어.날 가엽게 여긴 부모님은 강제로 두려움에 떠는 나를 차에 밀어 넣고 어디론가로 향했어.[걱정 하지마.] [괜찮아.] 아버지가 몇 번씩이나 나한테 말을 걸어 주셨어.차 뒷좌석에서 어머니는 내 어깨를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셨어.어머니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게 몇 년 만인지.(당시 나에게는) 시간 감각도 없어서,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밤을 맞이했어.20살도 넘어 가지고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어머니께 바짝 붙어 있어서 안심한 건지 오랜만에 깊게 잠이 들었어.눈을 뜨니 이미 해는 떠 있었고 오랜만에 자서 개운했어.실제로는 꼬박 하루 반을 잤다고 해.아마 그렇게 오래 자는 일은 앞으론 없겠지.밖을 내다보니 차는 본 적 없는 경치 속으로 나아가고 있었어.그리고 조금씩, 익숙한 경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도로 중앙을 전철이 달리고 있어.차는...나가사키에 도착한 상황이었어.이걸 깨닫고 아무리 나라도 놀랐어.계속 두려워하는 나를 염려하여, 비행기나 *신칸센은 피하고 차를 타고 이동을 해 준거야.*신칸센 : KTX같은 거 도중에 몇 번이나 쉬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잠도 못 자고 차를 계속 운전하신 아버지와 내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계속 곁에 붙어 있어 준 어머니의 마음은 평생을 다해도 갚을 길이 없을 거야.할머니, 할아버지가 사는 곳은 나가사키에 있는 야나가와라는 곳이야.야나가와에 도착하자 언덕길 아래에 차를 세워 두고 부모님이 할머니 할아버지를 부르러 갔어.(할머니 할아버지 집은 언덕길 바로 옆으로 들어가 돌계단을 올라가야 있어.) 그 사이, 나는 차 안에서 혼자 방치 됐어.부모님이 두 분 다 나간 이유는 다리와 허리가 안 좋은 할머니와 S선생님의 집에서 가져올 짐을 옮기는 걸 돕기 위해서였다는데 [괜찮다, 다녀와.] 내가 이렇게 말한 건 정말로 그놈을 얕보고 있었다는 증거인 것 같아.오랜만에 자기도 했고 지금 있는 곳이 도쿄, 사이타마랑 꽤나 떨어진 나가사키이기 떄문에 마음이 누그러진 걸지도 몰라.차 뒷좌석에 무릎을 끌어안는 식으로 앉아서 멍하니 밖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목에서 아픔이 느껴졌어.지금까지 느꼈던 아픔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부풀려서 말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격통이 느껴졌어.목에 손을 대보니까 미끌거렸어.....피가 흐르고 있었어.손가락에 묻은 피가 나를 억지로 다시 현실로 끌고 왔어.이 때 무섭다던가, 그놈이 근처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보다 [또냐...] 이런 될 대로 되라는 식의 감정이 먼저 느껴졌어.이젠 뭔가 다 지긋지긋해져서 눈물이 났어.이 기분이 어떤지 느껴지면 좋겠지만 나쁜 일이 약간의 간격을 두고 계속 일어나면 이젠 어떻게 할 도리가 없을 정도로 우울해지지.마음의 정리가 되려고 하면 또 나쁜 일이 일어나는 건 괴롭잖아.이때는 조금 마음이 누그러져 있었으니까 더욱 그랬어.[어떻게 하란 거야 대체!!!] [제발 좀 그만해.] 나는 이런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울고 있었어.부모님이 할머니 할아버지를 데리고 차로 돌아왔는데 바로 날 보고 패닉에 빠지셨어.거야 그 당사자인 내가 목에서 피를 흘리면서 뒷좌석에서 고개를 숙인 채 울고 있으니.아무 일도 없었을 리가 없지.[무슨 일이야?] [뭐라고 말 좀 해!] [세상에 어떡해!] [T쨩, 정신 똑바로 안 차리나!!] [왜 그카는데?!] [여보, 어떡하지.] 이 때는...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어.[니들 다 시끄럽다고!!!!] 이런 상황에서 설명 같은 게 가능할 리 없잖아, 니들은 아무 것도 못하는 주제에....닥치고 있어!이런 생각을 했어.멋대로 나쁜 일을 당하고 회사는 그만두고 사기도 당할 뻔 하고...이런 나 같은 쓰레기 자식을 위해서 노력해준 사람들인데...지금 생각해보면 정말로 부끄러워.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냐면, 살면서 딱 한 번 뿐인데, 아버지가 갑자기 내 왼쪽 뺨을 때렸어.엄청나게 아팠어.아버지는 장난 아니게 엄해서 몇 번이고 엄청 격하게 말싸움은 한 적이 있었지만 아마 태어나서 한 번도 맞아 본 적은 없었을 거야.(아버지의 방침으로, 아이를 절대 때리지 않는다는 건 옛날부터 귀에 박히도록 들었었어.) 날 때리시고 아버지는 딱 한 마디,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사과해.] 조용하지만 격한 어조로 말씀하셨어.그걸로 어째선지 진정이 됐다기 보다는 너무 깜짝 놀라서 그 때까지 느껴졌던 절망감이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렸어.진정하고 가족들한테 사과를 하자 갑자기 배짱이 생긴 기분이 들었어.달리기 시작한 차 안에서, 날 격려해준 할머니 할아버지 말에 엄청 감동을 받고 또 울었어.내가 생각해도 정말 마음이 약했어 나는.S선생님의 집 (절이기도 한)에 도착하자 갑자기 마음이 가벼워 졌어.무슨 일이 일어났다기 보다는 내가 멋대로 안심했다는 게 맞을 거야.문을 지나고 징검돌이 깔린 좁은 길을 벗어나자 초로의 남성이 우리를 맞이해 줬어.그러고 보니 S선생님의 집에는 언제나 손님이 계셨던 것 같아.분명 할머니처럼 이곳을 다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겠지.안으로 들어가서 뒤쪽 현관으로 들어가니 5평쯤 되어 보이는 *불간이 있었어.*불간 : 불상이나 위폐를 모신 방 S선생님은 내 기억대로 불상 앞에 놓여있는 방석 위에 정좌를 하고 앉아 계셨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셨어.할머니[T쨩, 이제 괘안타. S선생님이 봐주실 끼다.] S선생님[오랜만이구나, 벌써 이렇게 늠름하게 자랐구나. 세월이 빠르네.] 할머니[S선생님, T쨩은 괜찮을까요?] 할아버지[괜찮겠냐니, 방금 도착했는데 S선생님이라도 잘 모르신다카이.] 할머니[당신은 조용히 있그라. 참말로 내는 너무 걱정이 돼가.] 왜일까....그저 S선생님의 앞에 오기만 했는데 지금까지 불안해 하시던 할머니, 할아버지가 안정을 되찾으셨어.그건 부모님에게도 내게도 전해져서 깊게 숨을 내쉬자 몸 안에서 나쁜 게 빠져 나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부모님도 이젠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한계에 다다르셨나봐.[피곤하지? 이 뒤는 S선생님이 잘 해주실 끼다. 옆 방에 가 쉬어라.] 붙임성 있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부모님은 옆 방으로 갔어.S선생님 [그럼 T쨩, 이쪽에 오렴.] S선생님께 불려서 선생님을 마주 보며 정좌를 하고 앉았어.S선생 [그럼 여러분도 옆 방에 가서 쉬세요. T쨩과 얘기를 나누고 싶으니까.뒤는 내게 맡기고, 이쪽 방에는 다 됐다고 할 때까지 들어 오면 안 됩니다?] 할아버지[S선생님, T쨩을 잘 부탁드립니다!] 할머니 [T쨩, 걱정 말그라. S선생님께서 잘 봐주실끼다.니는 선생님 말 잘 듣기만 하모 되는기다, 알겠나?]거듭 S선생님께 부탁을 하고 내게 격려를 해준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에 또 눈물이 흘렀어.완전 울보네 나.S선생님께 가까이 오라는 말을 듣고 무릎과 무릎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가 앉았어.선생님은 내 손을 쥐고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냥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셨어.나는 어째선지 나쁜 일을 저지르고 혼나지 않을까, 하고 부모님의 눈치를 보던 어릴 적 같은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었어.눈 앞에, 일부러 적겠는데 나보다도 작고 확실히 힘도 없는 할머니의, 압도적이지도 않고 아무렇지 않은 그 분위기에 말려들고 있었어.이런 사람이 진짜 있구나 싶더라.S선생님 [...어떻게 할까.] 나[...] S선생님[T쨩, 무섭니?] 나[..네.] S선생님[그렇겠지, 이 상태로 계속 지낼 수도 없으니까.] 나[어...] S선생님[아, 괜찮아. 혼잣말이니까.] 뭐가 괜찮아?! 전혀 안 괜찮다고, 이런 감정이 넘쳐 흘러서 참지 못하고 결국 터져 버렸어.정말 인간으로서 미숙해. 나는.나[저기, 전 어떻게 되는 겁니까? 진짜 빨리 어떻게 좀 해주세요.대체 뭡니까? 왜 그놈은 내게 붙어 다니는 겁니까?진짜 제발 좀 그만해줬으면 좋겠어요.S선생님, 어떻게든 안 되는 겁니까?] S선생님[T쨔...] 나[애초에, 나는 딱히 나쁜 짓도 안 했다고요?!확실히 □□(심령 스팟 거기)에는 갔지만, 나만 간 것도 아니고 왜 나만 이런 일을 당해야만 하는 겁니까?!거울 앞에서 △를 하면 안 된다는 거도 관련이 있는 겁니까?진짜 왜 이 지랄인지 모르겠네!! 아!! 씨발 빡쳐!!!] 「어어~어어으우재서」 「어어~어어으우」 「츠애쨋서」 …이게 뭔 상황인지 이해가 안 갔어.(진짜로 뭔 지랄인지 몰라서 일단 그대로 적음) 「어어~. 쨋서 어어~쨋서」 왼쪽 귀에 앵무새나 잉꼬 같은 높은 톤에 억양이 없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그게 [어째서]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고 이해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어.나는 S선생님의 눈을 보고 있었고, S선생님은 내 눈을 보고 있었어.그런데 상냥하던 S선생님의 얼굴이 무표정으로 바뀐 것처럼 보였어....왼쪽 시야에 뭔가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어.슬쩍슬쩍 보게 되니까.안 그러면 좋았을 텐데, 왼쪽을 보고 말았어.목에서 뜨뜻미지근한 피가 흐르는 걸 느끼면서.그놈이 서 있었어.몸을 く 이런 모양으로 숙이고 내 얼굴을 들여다 보고 있었어.몇 번이나 얘기했지만...이게 무슨 일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인정할 수가 없었어.여긴 절인데, 눈 앞에는 S선생님이 계신데...왜....왜, 왜....1주일 전에 본 그대로였어.그놈 얼굴이 눈 앞에 있었어.올빼미마냥 미세하게 얼굴을 움직이면서, 날 신기하다는 듯 들여다보고 있었어.[어엇째서? 어엇째서? 어엇째서? 어엇째서?] 앵무새 같은 목소리로 계속 질문을 했어.분명...하야시도 나처럼 이 목소리를 들은 거겠지.나한테 한 거랑 똑같은 말을 속삭인 건진 모르겠지만...숨 쉬는 걸 잊고, 눈과 입을 크게 벌린 채 굳어있었어.아니,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고 하는 게 더 맞으려나.이따금 [코흇] 이런 식으로 숨을 들이마시는 걸 실패했던 것 같으니까.그러는 동안 그놈이 손을 움직여서 얼굴에 붙어 있는 부적 같은 걸 천천히 떼기 시작했어.보면 안 돼!! 절
작성자 : 우민희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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